일본 언론의 기세가 등등하다. 박근혜 정부 비선(秘線)의 국정농단 의혹을 담은 청와대 문건이 국내 언론에 보도되자 각계의 일거수일투족을 대서특필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의 행적 관련 기사를 악의적으로 쓴 일본 산케이신문의 가토 다쓰야 전 서울지국장이 기소돼 한국 법정에 서게 된 터라 일본 측의 불편한 감정이 그대로 드러난다. 청와대 비선 논란이 국제적 웃음거리가 된지 이미 오래다. 그 핵심 인물로 지목돼온 정윤회씨가 청와대 '문고리 권력'으로 불리는 비서관 3명을 포함, 대통령 측근들과 정기 회동, 청와대 동향과 국...
어느 초등학교 가을운동회에서 아이들이 보여준 꼴찌 없는 감동운동회가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선천적인 연골의 이상으로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않는 연골무형성증이란 병을 앓고 있는 한 친구를 위해 운동회에서 같이 달린 4명의 친구들이 골인지점에서 기다렸다가 함께 손을 잡고 모두가 1등으로 골인했다는 내용의 기사는 국민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보통 아이들이라면 부모와 친구들 앞에서 자기의 달리기 실력을 뽐내기 위해 힘껏 달렸을 법도 한데, 4명의 친구들은 자신들처럼 빨리 달릴 수 없는 장애를 가진 한 친구에게 1등의 기쁨을...
얼마 전 부서를 옮긴 김 팀장. 무슨 일이 그리 많은지 매일 야근을 하고, 눈에 안 차는 직원들 때문에 모든 일을 일일이 챙기느라 죽을 지경이다. 그런데 입사 동기이며 팀장 승진도 비슷한 옆 부서 이 팀장을 보면 퇴근도 일찍 하는 것 같고 주말에는 등산·운동 등 여유가 있는 것 같다. 또 부장실에서 회의를 할 때 보면 항상 일을 잘한다고 칭찬을 받는다. 부장에게 깨진 어느 날 저녁, 김 팀장은 이 팀장과 술자리를 하면서 하소연을 한다. "이 팀장, 나도 당신같이 좋은 직원들 만나서 편하게 일 좀 했으면 소원이 없겠네." 평소 ...
아이가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 관심을 두게 됐다. 하지만 관심을 가지면 가질수록 우리나라 교육 현실이 참으로 걱정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걱정을 넘어 이제는 한심스럽다는 생각마저 드는 것이 사실이다. 내년부터 어린이집 누리과정(만 3~5세 공통 교육과정) 보육료 지원이 줄어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유아 자녀를 둔 부모들이 유치원으로 대거 몰린다는 뉴스가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지 의아해 할 수도 있겠지만, 어린 자녀를 둔 부모 입장에서는 ...
50대 중반의 중견기업 최고경영자인 K 씨는 유난히 땀을 많이 흘리고 과체중인 편으로, 5년 전부터는 통풍과 각종 잔병으로 고생하고 있다. 그는 최근 잦은 술자리의 후유증을 덜어내기 위해 한 달간 휴가를 내고 외국 휴양지에 나가 휴식을 취했다. 그러던 중 물의 놀라운 치료효과를 경험하고 돌아와서 '물 전도사'라는 별명까지 얻을 정도로 물마시기를 강조하고 있다. 의사들은 하루에 2ℓ이상의 물을 마실 것을 권장한다.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은 하루 4ℓ까지 마셔야 한다. 체내에 수분이 충분하면 숙면을 취할 수 있고, 피부 건강에도 ...
수능시험을 마친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로설정 특강을 다녀왔다. 시험이 끝난 뒤라 산만하고 떠들썩한 분위기를 예상했는데 의외로 차분하게 경청하였다. 수능을 잘 치른 사람은 잘 본대로, 생각보다 못나온 사람들은 또 그들 나름대로 걱정이 많아보였다. 더구나 출제오류로 인한 중복정답 등으로 성적에 변동이 있을 터여서 그 또한 큰 스트레스로 불안하다고 했다. 이야기를 마치고 질문을 받는데 어느 여학생이 이제부터 대학입학까지 석 달 남짓 무엇을 하고 지내면 좋을까라고 물어왔다. 대학에 들어가면서부터 또 다시 기나긴 취업경쟁, 진로선택...
단재 신채호 선생은 1880년 11월 7일 대전광역시 중구 어남동 출생으로 일평생 항일독립운동가, 민족사학자, 언론인, 문인 등으로 활약하다가 1936년 2월 21일 중국 뤼순의 일제 감옥에서 옥사했다. 특히 그는 이암-이맥-이기-계연수-이유립-정인보-최태영으로 이어지는 민족사학의 맥을 이어받아 ‘조선상고사’, ‘조선상고문화사’ 등을 저술해 청사에 길이 빛나고 있으나 한국의 주류 사학자에 의해 매도 당했다. 실제로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권아무개 원장은 어느 공개 학술회의장에서 다음과 같이 단재 신채호 선생을 폄하하는 막...
무상급식으로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가 연간 약 11만t에 달하며 이를 처리하는데 140억원이 들어간다고 한다. 웬만한 자치단체의 학교급식 예산과 맘먹는 엄청난 금액이다. 정치권의 무상급식 논란 속에 정작 먹고 남은 음식물쓰레기 처리문제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매년 초·중·고등학교에서만 11만t이나 되는 음식물쓰레기를 버릴 정도로 여유 있는 나라인지 묻고 싶다. 교육부가 2010년부터 2014년 7월까지 469개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학교급식에 따른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은 연간 8348t, 처리비용은 9억원으로 나타...
권선택 대전시장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소환되자 시정(市政)의 위축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권 시장은 검찰 수사와 관계없이 시정에 전념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수사방향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시청 공직사회도 술렁거리는 모습이다. 지금은 민선 4~5기 사업을 마무리하고, 민선 6기 핵심사업의 토대를 마련해야 할 중차대한 시기다. 검찰 수사와는 별개로 대전시정은 안정을 유지해야 한다. 권 시장은 6·4지방선거 당시 불법선거운동과 관련 어제 검찰에 전격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현직 대전시장의 검찰 소환은 지...
사계절이 뚜렷하고 아름다운 나라. 우리나라 날씨의 특징을 설명할 때 가장 많이 쓰이는 표현일 것이다. 사계절에 따라 옷을 지어입고, 계절음식을 먹고, 때로는 시조를 읊으며 풍류를 즐겼던 옛 선조들의 흔적들을 되짚어 보면 분명 과거에는 이러한 수식어가 적절했음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몇년 전부터 일찍이 찾아오는 초여름과 늦게까지 지속되는 더위, 그리고 평년 기온 상승으로 봄가을은 언제 왔었는지도 모른 듯이 지나가버리고 여름과 겨울 두 계절만 보내고 있는 듯하다. 기상청 통계에 따르면 실제로 30년 전에 비해 최근 10년 우리나라...
우리나라처럼 최단기간에 가난을 벗어나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을 이룩한 나라는 없다. 작은 국토에 빈약한 천연자원의 열악한 환경조건을 이기고 가난에서 벗어나 잘사는 나라를 만들었다. 이는 교육을 중요시하고 모두가 힘을 쏟은 결과다. 자식교육의 뒷바라지를 위해서라면,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의식주를 걱정해야 하는 형편에서도 어떤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헌신적으로 자식을 교육시킨 부모님들이 있었다. 학교에서는 낙후된 교육 환경 속에서도 선생님들이 전심전력으로 학생들을 교육했다. 국가도 교육 환경을 개선하고 학생의 ...
▶진달래 커피를 아시는가. 봄날의 진달래를 상상하지 마시라. 커피에 진달래 한 잎 띄웠다고도 생각하지 마시라. 이 커피는 그냥 '진'하고 '달'게 먹는 커피를 말한다. 진달래의 분홍은 붉음보다 못하고 맑음보다는 치열하다. 그래서 진달래 커피는 '에스프레소(Espresso)'가 아닌 쓴맛과 단맛이 어우러진 '카푸치노'다. 때문에 분홍 맛이다. 여기에 가미되는 설탕과 프림은 밤낮을 뒤섞으며 동침한다. 설탕은 커피를 살살 녹이기 위해 온몸을 투신하고, 원두(原豆coffee)는 그 옆에 와신(臥薪)하며 속삭인다. "사랑해, 고마워…....
얼마 전 방영돼 재미있게 본 드라마가 있다. 개과천선(改過遷善)이라는 드라마로 국내 최대 로펌의 에이스 변호사가 사고로 기억을 잃은 후, 자신의 삶을 되돌아본다는 설정이었다. 부와 명예를 쫒아 강자인 대기업과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던 주인공이 사고 이후 약자인 개인과 중소기업을 위해 사건을 맡아 주위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전력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 깊었다. 최근 많은 저작물에서 대기업이나 거상이 부정적 이미지로 비춰지고 현실에서도 반기업 정서가 문제 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떠오르는 이가 있다. 조선시대 최고의 거부이자 무...
지난해 11월 29일은 특별한 날이었다. 바로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유기농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충북도가 대내외적으로 ‘유기농특화도’를 선포한 날이다. 충북은 바다가 없는 유일한 내륙도다. 게다가 충주댐, 괴산댐, 대청댐까지 수몰지역과 댐 규제지역이 광범위하게 분포돼 있다. 국토의 정중앙에 있고 충청권을 중심으로 신수도권이 형성되고 있다. 그래서 음성·진천을 중심으로 많은 유기가공업체가 집중화되고 있다. 괴산 유기식품산업단지는 국내 최초의 유기농특화산업단지다. 인근에 있는 괴산 발효식품농공단지도 유기농산업특화단지로 탈바...
어느새 부쩍 커버린 내 아이를 보거나, 주름이 늘어가는 아내 또는 남편의 모습을 보면서, 혹은 기억력의 쇠퇴나 몸이 예전 같지 않음을 느끼면서 우리는 늙어 간다는 사실을 조금씩 실감하게 된다. 세월이 화살처럼 빠르게 지난다 해서 ‘광음여시(光陰如矢)’라 했던가. 마음은 붙잡아 둘 수 있어도, 몸의 쇠락은 흐르는 세월을 속일 수 없다는 현실에 서글픔을 느끼는 것은 단지 필자만의 진부한 감상은 아닐 것이다. 늙음을 생물학적으로 보면, 신체적 기능이 퇴화돼 질병을 갖게 됨을 의미하고, 사회학적으로는 주어진 사회적 역할의 약화 및 상...
하늘다람쥐, 이끼도롱뇽, 감돌고기 이 3가지 동물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올해 초 대전시의 깃대종으로 선정된 주인공들이다. 깃대종(Flagship Species)이란 UNEP(유엔환경계획)에서 생물다양성 보전 방안으로 제시된 개념으로 지역의 생태계를 대표하는 특징적인 생물을 말하며, 그 중요성으로 인해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는 생물종을 의미한다. 지리산 반달가슴곰과 서울시 맹꽁이 등 우리나라에서도 생물다양성을 보전을 위해 깃대종을 선정하고 보전·복원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생물 다양성은 에드워드 윌슨 미 하버드대 교...
필자는 정신과 의사로 살면서 치료를 위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만나면서 대화를 통해 상처받은 사람들을 이해하려고 하고 내가 이해한 것을 전달하기 위해서도 노력한다. 하지만 환자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내가 의도한 것과 다르게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상처가 깊고 자신만의 세상에 갇혀 사는 정도가 깊을수록 대화하기는 어렵다. 이런 환자들을 볼 때 나는 환자와 비록 같은 공간에 있지만 다른 차원에 서로 존재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가질 때가 많다. 이런 환자들은 깊은 상처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치료는 자신의 상...
100억원 대의 보험금을 타낼 목적으로 임신 중인 외국인 아내를 교통사고로 위장해 살해한 비정(非情)한 남편이 경찰에 붙잡혔다. 우리사회 일각의 그릇된 물질만능주의의 극단을 다시 보는 듯하다. 구속된 남편은 졸음운전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경찰은 고의사고라는 감정서까지 확보해 혐의입증을 자신하고 있다. 3개월간의 끈질긴 경찰수사가 없었더라면 범죄행각이 영원히 묻히고 말았을 것이다. 충남 천안동남경찰서는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 임신 7개월인 캄보디아 국적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40대 남편 이모 씨를 구속했다고 어제 밝혔다. 사고를 ...
‘수능(修能) 시험’은 말 그대로 학생이 대학에 들어가 제대로 수학할 능력이 있는가를 평가하는 시험이다. 그런데 이 단순한 시험으로 온 나라가 1년에 한번씩 떠들썩해 진다. 경찰차가 호송해서 시험지를 운반하고 밤새도록 시험지를 지키고 심지어 비행기 이륙도 금지된다. 온 나라가 함께 치루는 국가적 행사인 것이다. 우리 교육청에서도 수능 시험에 한 치의 실수도 없게 하기 위해 8월부터 원서접수, 시험장 설치, 방송점검 등 3달여를 준비하고도 수능 전 몇 일 밤은 전직원이 밤을 새워야만 했다. 교육청뿐만 아니라 학교도 교사들도 녹초...
초려 이유태(1607~1684)선생은 조선 중기의 유학자이며 경세사상가다. 사계 김장생 선생의 제자로 동문수학한 우암 송시열 선생, 동춘당 송준길 선생과 함께 삼현(三賢)으로 불리고 있다. 무엇보다 선생은 개혁사상과 출처대의를 보여주신 행적으로 역사에 기록된 분이다. 특히 효종 때에 준비하여 현종께 제진하신 기해봉사는 당시의 조선을 일신시키려는 전반적 개혁정책의 집약이었다. 초려선생은 무엇보다 이 기해봉사를 통하여 유학자이며 선비로서 국가에 대한 치열한 개혁의지를 보인 것이다. 우리가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은 바로 이 봉사문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