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벼슬은 하되 진사 이상은 하지마라 ②만석 이상의 재산은 쌓지마라 ③흉년기에는 땅을 사지마라 ④과객을 후하게 대접하라 ⑤사방 백리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⑥시집온 며느리는 3년간 무명옷을 입어라. 1600년대초 경주지방에서 처음 가문을 일으킨 최진립 장군에서 상해임시정부에 자금을 지원한 독립운동가이며 영남대학의 전신인 대구대와 청구대를 설립한 교육사업가로 우리근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최준까지 10대에 걸쳐 300년동안 거부로 살아온 경주 최부자집의 가훈이다. ‘부자 3대 가기 어렵다’는 옛말과 달리 최부자집이 300년간...
유럽만화의 본거지 프랑스에서는 만화를 '제9의 예술'로 인식하며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만화에 대한 선입견을 뛰어넘어 교육적 효과는 물론 삶을 즐기며 사회를 조망하는 채널로 활용하고 있다. 민감한 현안으로부터 국가, 대외정책에 이르기까지 만화와 삽화를 통한 풍자는 대중의 공감대를 형성하여 외연을 넓히고 있다. 새해가 열린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프랑스에서 날아든 테러 소식은 평화를 소망하는 올 한해의 전망을 어둡게 한다. 경찰 2명을 포함하여 12명이 희생된 언론사 폭탄테러가 발생한 프랑스 시사지 '샤를리 엡도'는 대표적인 사회풍...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어제 충남대 학생들과 만났다. 얼마 전 연세대, 고려대, 경희대 등지에서 최 부총리의 경제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대자보가 잇따라 등장한 이후인지라 이날 답변 수위에 관심이 쏠렸다. 최 부총리는 햄버거와 피자로 점심식사를 하면서 대학생들과의 소통에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날선 공방보다는 덕담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 부총리는 자신의 경제정책을 두고 'F학점'이라는 혹평이 나붙은 것을 의식한 듯 "그런 참여와 비판이 고맙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오죽 답답하고 힘들까 하는 생각이 ...
예술가에 대한 패러다임이 변했다. 순교자, 혁명가, 천재, 샤먼 등 전통적 유형의 예술가는 더 이상 찾기 어렵다.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작가인 제프 쿤스나 데미안 허스트처럼 노골적인 자본가, 사업가, 쇼맨의 자질이 작가가 갖고 있어야 할 특성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자본주의의 품 안에서 예술도 가격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본의 발자취를 추적하는 감각이다. 예술작가들도 이제 예술성뿐만 아니라 기민한 경제 감각도 갖춰야 한다. 예술작품이 투기대상으로 여겨지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정부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전통시장은 여전히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시장의 특성에 따라 아케이트 지원, 정보통신기술(ICT) 지원, 주차장 지원 등을 비롯해 각종 교육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파상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지만 상인들의 곡소리는 오히려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기묘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최근 대전 대덕구에 위치한 A전통시장 상인회장과 시장을 거닐며 진솔한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각종 지원 사업을 통해 전국 최우수 모범시장 표창을 받아서인지 외형적인 시장 시설은 현대화로 재탄생하고 있지만 ...
대전에 몸을 맡긴지 어느새 한 달여가 되어간다. 대전은 국토의 중심지에 위치한 사통팔달 도시라는 이미지와는 달리 여유로움과 평온함, 그리고 온화함이 가득한 도시이다. 삶의 문화, 시민들의 성향,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모여 뿜어내는 향기는 참으로 고혹하기 그지없다. 대전경찰청장으로 발령받고 가장 먼저 한 일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대전’과 ‘안전’이라는 키워드로 대전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었다. 한 지역에 적합한 치안활동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그 지역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범죄발생률이 ...
해가 바뀌면서 기업들의 경영성적표가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수조원대의 수익이 예상되는 대기업이 있는가 하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영세 기업들도 상당수 있어서 양극화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거기에다 기반이 취약하고 고용이 불안정한 비정규직(임시직)역시 워킹푸어가 될 위험성이 큰 집단들이어서 영세 자영업자가 늘어나면 상대적으로 워킹푸어가 증가한다. 이렇게 열심히 일을 해도 좀처럼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는 계층들이 바로 워킹푸어(Working Poor)이다. 우리는 얼마 전만 해도 중산층이 비교적 두터운 구조였다. ...
올해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관광객이 1620만명을 넘으리라는 전망이다.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는 외래 관광객 입국추세로 볼 때 달성 가능한 수치로 보인다. 특히 일본보다 항상 많은 외국인 관광객의 방한은 의미 있는 현상이다. 그러나 지난해 100만명 차이로 좁혀진 한일 양국의 외국관광객 숫자는 앞으로 역전될 가능성이 큰 까닭에 이에 대한 대비 역시 게을리 할 수 없다. 더구나 우리나라에 오는 관광객의 절반이 중국인이어서 대단히 편향된 분포 역시 우리 관광의 앞날에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개연성이 크다. 대부분 서울과 수도권, 제주 ...
별 소득 없이 그냥 헛수고를 하게 될 때 흔히 ‘말짱 도루묵’이란 말을 하게 되는데 그 유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임진왜란 때 선조가 신의주까지 피난을 가게 되면서 어려운 피난생활로 인해 식사를 거르던 중 재상 유성룡이 구해온 생선을 먹고 그 생선의 이름을 묻자 “목어(木魚)”라고 대답했다. 선조는 “이렇게 맛있는 생선은 처음 먹어 본다”며 은빛이 나는 생선이라 하여 이름을 “은어(銀魚)”로 바꾸어 부르도록 명했다. 임진왜란이 끝난 뒤에 도성으로 돌아와 신의주 피난 때에 먹어본 은어의 맛을 잊지 못한 ...
▶와신(臥薪)하지 못했다. 그래서 밤새도록 꿈결에 담배를 피웠다. 꿈에서 피우니 밤이 낮처럼 밝았다. 먼동이 터오는 시간이 되서야 금단의 멍울이 가셨다. 허파꽈리가 타들어가도록 양껏 빨았더니 새벽공기는 쓰디썼다. 날숨과 들숨 또한 괴로웠다. 이제 담배와 이별할 시간이다. '4500원×31일=13만 9500원, 13만 9500원×12개월=167만 4000원, 167만 4000×20년=3348만원'이라는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담배 끊는 것이 타당해졌으니 도리가 없다. 물론 솔직하게 말하면 더러워서 끊는다. 어두운 골목과 그림자...
요즘 학교는 좀 시끄럽다. 학창시절에 배웠던 중국의 그 옛날 역사 속 이야기처럼 교육과 관련된 이 곳 저 곳에서 새로운 시도의 목소리가 높다. 중학교에 성취평가제가 전면 시행됐고 올해는 전문계고 3학년, 인문계고 2학년까지 성취평가제가 적용될 것이다. 현 정부의 공약에 따라 선행학습 금지를 요지로 하는 '공교육 정상화법'이 중등학교에 적용돼 지난해 전체 점검을 실시했으며 스마트 교육과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한 수업이 전국적으로 시도되기도 했다. 또한 올해는 충북 중학교의 90% 정도가 '자유학기제'를 적용·실시하려고 준비 중이며 ...
'돼지씨름'이라는 놀이가 있다. 원 안에서 '열중 쉬어' 자세로 앉은 채 상대를 넘어뜨리거나 원 밖으로 밀어내는 놀이이다. 남극의 황제펭귄도 다른 펭귄을 원 밖으로 밀어내는 놀이와 비슷한 '허들링'이란 행동을 한다. 허들링이 돼지씨름과 다른 점은 바깥쪽의 펭귄이 체온을 잃기 전에 안쪽의 펭귄이 스스로 자리를 바꿔 준다는 것이다. 알을 품는 황제펭귄들은 추위를 이기기 위해 원으로 한데 모여 서로의 체온으로 혹한의 계절을 이기고 알을 부화시킨다. 자리교환은 아주 천천히 이뤄지지만 무리 전체가 돌면서 쉬지 않고 계속되기에 한 마리도...
지난해 11월 26일에 있은 해군 해병대 사관후보생 117기 임관식에서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둘째딸 민정 씨가 해군소위로 임관했다. 최 소위는 재벌가의 자식으로서 그리고 전직 대통령의 외손녀로서 어떤 특별한 배려도 없이 일반 생도들과 똑같이 훈련에 임했고 이제 일정기간 준비단계를 거쳐 올 봄 함정에 배치될 것이라고 한다. 해사에 입교하기 전 그는 흔히 부유층 자녀들이 다니는 특목고를 거부했고 중국에서 학교를 다닐 때는 중국인들 사이에 혐한(嫌韓) 분위기가 일어나자 '손에 손잡고'라는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했다. 재벌가의 자녀들...
'땅콩 회항' 논란으로 재벌의 윤리적 처신에 대한 여론이 따가운 이 시점에, 정부여당과 정치권을 중심으로 재벌 총수에 대한 가석방 내지 사면(赦免)에 대한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질세라 언론은 현재의 경기침체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기업 총수 중심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사면론에 장단을 맞추고 있다. 심지어 재계 편향적인 일부 언론들은 "재벌 총수의 구속은 반(反)법치주의적 과잉처벌이었다"거나 "성공한 횡령·배임은 처벌할 수 없다"는 등 억지스러운 논리를 펴며 군불을 지피고 있다. 원래 사면의 중요한 기능은 사회통합에...
똑같은 일상 같지만, 어제와는 다른 두근거림이 있는 2015년 새로운 한 해가 밝았다. 올해는 청양(靑羊)의 해로, 양은 온순하고 이해심이 뛰어나며 무리지어 함께 어울려 생활하는 성향이 있다. 이 기운을 받아 우리 주변의 모든 이들이 함께 행복해지는 의미있는 움직임이 많아져 좀 더 살기 좋은 사회가 되길 바란다. 더 건강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이 건강하게 보호받아야 한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으로 부모의 보호를 적절히 받지 못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아동들도 많다. 2013년 충북에서 152명의 아동들이 제...
지난달 3일 충북 진천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전국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구제역 발생 한 달을 넘기도록 진정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어제 현재 4개도 10개 시·군 32개 농장으로 확산됐다. 안일한 방역 체계로 인한 초동 대응 실패 논란이 여전하다. 방역 당국은 백신 접종으로 구제역이 급속하게 확산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축산 농가들의 백신 접종 기피 풍조가 온존하는 한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백신 미접종으로 인한 과태로 부과 사례만 봐도 그 실태를 확인할 수 있다. 충남의 경우 과태료 부과건수는 76건으로 집계됐다. 청...
2014년 주요 이슈를 정리하고, 올 한해 전략을 점검했다. 미국만 나 혼자 성장하고 있는 상태에서 세계 각 국가의 올 한해 목표는 동반 성장 기조에 올라타는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지만 필자가 보는 을미년 최대 핵심은 가계부채를 줄이는 것이다. 이것은 정부의 정책뿐 아니라 각 가정에도 해당한다. 필자가 보는 지금 우리나라의 경제 상태는 지난 1997년과 유사하거나 더 심각한 상태다. 칼럼을 참고하는 주식 투자자뿐 아니라 투자를 하지 않는 독자라도 반드시 명심하길 바란다. 올 한해는 무조건 버티면서 개인 부채를 줄이거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대상도, '아름다움'을 만나는 사람들의 반응도 각양각색이다. 유난히도 다채롭고 아름다웠던 2014년 가을산 이상으로 내가 만나는 우리학교 아침 풍경은 아름다움의 최고다. 자신의 자리를 묵묵히 지키며 타인의 행복을 만들어가는 사람들만큼 아름다운 것이 또 있을까? 늘 변함없는 열정과 사랑으로 등교하는 아이들을 살펴주시는 꿈나무지킴이와 행정실 조 선생,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변함없는 모습으로 아이들을 지키는 녹색어머니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아름다움은 2년 째 아침 일찍 등교해 하루의 시작을 행복음악...
새해 아침 한 해 동안 마음의 양식으로 삼을 가장 중요한 말을 생각하다가 ‘득의지존(得義持存)’이란 글자를 맞춰 봤다. 필자 나름대로는 만감이 담긴 말이다. 바른 것을 바른 방법으로 가져야 할 사람이 가져야 한다. 가져서는 안 될 것을 탐내지 말아야 하며, 분수에 맞지 않는 것을 가져서도 안 되며, 갖지 않아야 할 사람이 가지는 것도 정의에 어긋나 불행의 원인이 된다. 더불어 바른 방법을 택하지 않고 변칙과 불의와 속임수 같은 방법으로 얻음으로 재앙의 불씨를 만든다. 권력, 지위, 재물, 시간, 공간, 기회 등 많은 경우에 정...
을미년에 대한 기억이다. 초등학교 때 가정환경 조사서의 아버지 학력은 '국해(國解)'였다. 그런 아버지께서 입학 전인 어린 아들에게 어떻게 '국문'을 가르치셨는지, 참 불가사의다. 그 때 처음 배운 글자가 바로 갑자, 을축, 병인, 정묘 이른바 '육갑'이었다. 어머니는 어떻게든 아들이 똑똑하다는 소리를 듣고 싶었을 것이다. 동네 어른들이 몇 살이냐고 물으면 "을미년 동짓달 열하루, 여섯 살입니다!"라고 또박또박 대답하도록 훈련을 시켰다. 예닐곱 살 아이가 이런 대답을 한다면 지금도 "그놈 참 똑똑하네!" 소리를 들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