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고령운전자 안전 실태]
지역 전체 교통발생건수 줄어드는 데
고령운전자 사고비율은 매년 증가세
충남, 65세 이상 면허소지자 20만명↑
충청권 중 고령운전자 사고비율 최고
자진 면허반납 ‘맞춤형 지원책’ 절실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1. 지난해 8월 대전 목양마을 삼거리에서 45년생 고령운전자 A씨 차량이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를 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여든이 넘은 A씨는 우회전 전방 적색 신호때 무조건 일시정지 해야 하는 사실을 모르고 정지신호 위반으로 우회전 사고를 냈다. 피해자는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었다.

#2. 55년생 고령운전자 B씨는 지난해 4월 대전역 동광장 인근 교차로에서 앞차와 추돌사고를 겪었다. 원인은 B씨의 방향전환 미숙에 따른 차대차 사고였다. 다행히 부상자는 없었지만 운전 미숙에 대한 충격이 컸던 B씨는 이제 운전대를 놔야 할지 고민 중이다.

지역 내 고령운전자 교통사고가 매년 급증하면서 운전자와 보행자 등 도로 위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고령화 흐름에 따라 고령의 운전면허 소지자도 지속적으로 늘어난다는 점에서 인센티브 확대를 포함한 고령자 면허 반납제도의 획기적인 개선이 요구된다.

11일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 분석시스템(TASS)과 충청권 4개 시·도 경찰청에서 제공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2년 기준 충청권 고령운전자(가해) 교통사고는 총 2711건이다. 이는 전년(2444건) 대비 10.9% 증가한 수치다.

지역별로 △대전 1085건(+6.68%) △세종 119건(+52.56%) △충북 1397건(+4.02%) △충남 1507건(+11.71%) 등 4개 시·도 모두 1년 사이 고령운전자 교통사고가 늘었다.

반면 지역 내 전체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2019년 이후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충청권 4개 시·도 총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2018년 1만 7156건에서 2019년 1만 8663건으로 늘었다가 2020년 1만 6980건, 2021년 1만 6238건, 2022년 1만 5937건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전체 교통사고 감소세에도 고령운전자 사고 비율은 2018년 13.42%에서 2022년 17.01%로 급증했다.

충청권에서 동일하게 고령운전자 사고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데, 2022년 기준 충남 고령운전자 사고 비율은 18.46%로 권역에서 가장 높았다. 충북 18.28%, 대전 15.86%, 세종 12.77% 등이 뒤를 이었다.

지역 내 고령운전자 사고 비율이 가장 높은 충남은 65세 이상 면허소지자 수(21만 5061명)가 지난해 유일하게 20만명을 넘어 고령운전 위험성이 더 큰 상황이다.

문제는 초고령화 사회 진입이 빨라지면서 향후 지역 내 고령 면허 소지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날 전망인 점이다.

실제 각 시·도 경찰청이 집계한 65세 이상 면허소지자는 지난해 대전 12만 614명, 세종 1만 5216명, 충남 21만 5061명, 충북 16만 1527명 등이다.

5년 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대전 41.86%, 충북 48.13%, 충남 42.64% 증가했다. 2019년 6월 개청 이래 2020년부터 자료를 집계 중인 세종청의 경우 4년 새 65세 이상 면허소지자가 87.78% 늘어났다.

일각에선 고령이 반드시 운전을 포기하는 원인은 될 수 없지만, 건강 상태의 변화로 운전 부담을 자각하는 운전자를 위해 맞춤형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병호 한국교통안전공단 박사는 "고령운전자의 건강관리가 교통사고 예방의 핵심전략으로 인식돼야 한다"며 "노인질환은 약물치료로 보정되지 않는 퇴행성 질환이며, 전문의 평가 의무화 및 의료인을 위한 교통안전 임상진단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유빈 기자·주찬식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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