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일 오후 5시경 원신흥네거리에 시범 설치된 우회전 신호등에 적색 신호가 들어왔지만 스쿨버스는 정지하지 않은 채 신호위반 후 우회전하고 있다. 사진=함성곤 기자
3일 오후 5시경 원신흥네거리에 시범 설치된 우회전 신호등에 적색 신호가 들어왔지만 스쿨버스는 정지하지 않은 채 신호위반 후 우회전하고 있다. 사진=함성곤 기자

운전자가 교차로 우회전 때 일시정지하도록 의무화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인명피해를 비롯한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우회전 교통사고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데는 운전자들의 교통문화 인식이 부족한 이유도 있겠으나, 복잡한 법 규정으로 인해 여전히 혼란스러움을 겪는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우회전 시 일시정지 준수는 알지만 교차로 신호에 따라 통행 방법이 상이하다 보니 불만을 표출하는 운전자들도 상당수다.

지난해 1월 개정된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은 교차로 차량 신호등이 적색일 때 운전자는 일시정지 후 우회전해야 하며, 우측 횡단보도에선 보행자 신호와 관계없이 무조건 멈춘 후 우회전해야 한다. 우측 횡단보도 진입 시 일시정지 후 보행 신호가 녹색이어도 보행자가 없으면 우회전이 가능하다. 이를 어기면 도로교통법에 따라 벌점 15점과 승합차 7만원, 승용차 6만원, 이륜차 4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매년 잇따르는 보행자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도로교통법을 개정했으나, 여전히 우회전 교통사고는 빈발하고 있다. 경찰청이 집계한 우회전 교통사고 사망자는 2022년 104명에서 지난해 120명으로 증가했다. 법 개정 취지가 무색한 데는 복잡한 통행규칙이 꼽힌다. 실제 경기연구원이 최근 운전자 6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58.8%가 우회전 통행방식 변경으로 스트레스를 받았고, 교차로 신호에 따른 6가지 상황별 통행 방식을 모두 알고 있는 운전자는 0.3%에 불과했다.

우회전 시 일시정지한 차량에게 경적을 울리고 헤드라이트로 위협하는 보복 운전자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성숙한 교통문화 정착이 시급한 과제다. 경찰은 복잡한 통행 방법을 고수하기보단 운전자들이 애를 먹지 않도록 알기 쉬운 통행 방식으로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행자와 운전자 모두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도록 신호체계 및 교통시설 개선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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