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우 ETRI 자율주행지능연구실 선임연구원

필자는 어린 시절부터 ‘전격 Z작전’, ‘사이버 포뮬러’를 보면서 인간과 대화도 가능하고 포뮬러 대회에 나가서 변신도 가능한 자율주행 자동차의 현재와 미래를 품고 살아왔다.

지금은 연구실에서 운전을 더 잘하는 자율 자동차를 꿈꾸는 동료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에 늘 감사하게 연구하고 있다.

되돌아보면 2013년경 자율주행을 테스트할 곳이 없어 공사가 중단된 도로 현장에서 천막치고 산과 들이 화장실인 곳에서 테스트할 때가 기억에 남는다. 10분에 몇 만원씩 지출되는 고속 트랙에서 맘 졸일 때, 운전자가 졸면 자율주행 기능으로 전환하기 위해 눈감고 주행할 때, 2017년 3개월간 집 밖으로 나와 고생해서 처음 자율주행 임시 면허를 취득했을 때, 규정 속도 지키면서 운행하는데 느리다고 위협 운전 받으면서 연구 개발했던 것도 자산이자 그 기억 또한 현재 진행 중이다.

‘자율주행차’는 이제 어느덧 우리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고 현실에서 경험이 가능한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너무 이른 시기에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미래를 낙관하고 일반화한 건 아닌가 하는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다. 미디어에 노출되는 다양한 자율주행 차량이 많은 시연과 실증 과정에서 마치 문제없는 것처럼 소개되고 있는 건 아닌지 연구자로서 조심스러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다. 아직은 일반도로 상에서 모든 상황에 인간 수준으로 대응이 가능한 자율주행 기술은 현재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양한 도로 환경과 수많은 상황에 빠르고 안전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자동차, 인공지능, 반도체, 통신, 인공지능 등 기술과 함께 발전시켜 나가야 할 부분이 많이 존재한다.

그러나 필자가 분명히 해 두고 싶은 것은 자율주행 차량 기술이 이전과 다르게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과 함께 급격히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술의 연구개발은 연구의 시작과 끝으로 가는 과정을 거치고, 그 중간 과정을 포함한 결과는 한층 진보 된 기술을 위한 중요한 시점이 되어 연속성을 가져야 건강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 그런데 기술의 단계를 뛰어넘는 도약을 위한 기존과 다른 선택과 변화하는 용기와 도전의 결과를 단계적 성공으로 바라보고 나아가면 더 좋은 결과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자율주행 자동차에 대해 기대하는 건 무엇일까? 편안하고 방어운전이 가능한 전문가 수준일까? 어쩌면 그 이상의 수준을 제공해야 우리는 안심하고 탑승할 수 있을 것이다. 자율 주행은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큰 문제가 없는 기술일까? 필자는 자율주행 차량은 현재의 우리와 앞으로의 세대에게 이동의 자유와 안전한 삶을 만들어 줄 중요한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미래의 모든 차량이 자율주행이 되기 전까지는 인간이 운전하는 차량과 자율 주행 차량이 함께 존재할 때 공존에 대한 문제도 고민해야 한다. 자율 주행이 적용될 지역의 문화, 교통, 환경에 대응이 가능한 기술 수준에 따라 사회가 받아들이는 통념의 범위도 변화할 것이다. 필자는 우리의 안전과 안정을 가져오는 자율 주행 기술 연구 개발을 위해 함께할 연구자가 더 많아지길 바란다. 도전적이고 가치 있는 연구가 가능한 환경을 위해 기술 및 사회 환경을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도 현재의 우리와 미래 세대를 위한 우리의 몫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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