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18~2022년 충청권 안전운전의무불이행 교통사고 추이. 그래픽 정연희 디자이너. 
2018~2022년 충청권 안전운전의무불이행 교통사고 추이. 그래픽 정연희 디자이너. 

교통사고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연간 26조원을 넘는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도로교통공단은 2022년 교통사고로 인한 인적·물적 피해 비용, 사회기관 비용을 화폐 가치로 환산하면 약 26조2833억원에 달한다고 15일 밝혔다.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1.2%, 국가 예산의 4.3%가 교통사고로 인한 사회적 비용으로 지출되는 셈이다. 사회적 비용 중 사망자·부상자 발생에 따른 인적 피해비용이 12조6040억원(48.0%)으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

우리나라의 교통사고율은 부끄럽게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 수준이다. 16초에 1명꼴로 도로에서 사망하거나 다친다. 최근 수년간 교통사고가 꽤 줄었는데도 이 정도다.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1991년 1만3400여명을 정점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한해 2500~3000명 사이를 오간다.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022년 역대 최저 수준인 2735명으로 떨어졌다. 교통사고 사망자가 가장 많은 미국(3만8824명)과 사망자가 가장 적은 아이슬란드(8명)를 제외한 OECD 평균 교통사고 사망자는 1422명에 불과하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유독 많다. 2022년 기준 교통사고 사망자 수 대비 음주운전 사망자 수 비율이 9%에 이른다. 음주 사망사고가 일본의 2배에 가깝다. 음주운전의 이면에 관대한 음주문화와 비교적 가벼운 처벌이 도사리고 있다. 오는 4월10일 치르는 22대 총선 입지자 중 음주전과자가 수두룩하다. 음주운전 재범률이 40%나 된다. 음주운전을 해본 사람이 다시 음주상태에서 운전대를 잡는다는 얘기다.

사회적 비용 절감을 위해서라도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지 않으면 안 된다. 지속적인 캠페인과 교통안전시설 보강에 힘입어 지난 10년 동안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었다. 이런 통계는 교통사고를 더 줄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요즘 65세 이상 고령자의 무단 횡단 사망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운전자의 잘못된 운전습관도 문제지만 보행자의 안전의식 역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교통사고 사회적 비용 연간 26조원,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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