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역 파비안에듀 민간임대아파트 홍보 기승
천안시에 인허가 접수도 안해… 발기인 모집 중
정식 인가 받은 국제학교 없어… 市 "주의 당부"

아이클릭아트 제공.
아이클릭아트 제공.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천안에서 민간 임대아파트 건설을 계획 중인 시행자 측이 인가받지 않은 ‘국제학교 유치’를 내걸고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어 주의가 당부되고 있다.

10일 천안시와 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거리 현수막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천안역 파비안에듀 민간임대아파트’에 대한 홍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이 아파트는 천안 동남구 오룡동 133번지 일원에 지하 5층, 지상 49층 규모로 공동주택 430세대, 오피스텔 21실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홍보한다. ‘GTX-C 노선 연장’과 ‘지속적인 산단 개발’ 등을 포함시키며 부동산 가치 상승을 어필하고 있다. 또 두정동에 모델하우스를 두고 본격적으로 홍보에 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외부 움직임과 달리 아직까지 인허가 기관인 천안시로 접수된 사업계획서 등의 서류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아파트 추진 주체도 현시점에선 불분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말쯤 협동조합을 설립해 임대아파트를 건설하겠다면서 관련 절차를 문의한 적은 있었지만 정식으로 관련 서류가 들어온 것은 없다”고 말했다.

관련법에 따라 협동조합형 민간임대주택은 조합 설립 후 대지의 80% 이상에 해당하는 토지 사용권원을 확보한 후 조합원 모집신고를 마치고 조합원을 공개 모집해야 한다. 추진 주체들은 최근까지 발기인 모집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법적으로는 5명 이상의 발기인이 모집되면 창립총회 설립신고가 가능하다.

추진 주체 측은 무엇보다 ‘천안 최초 0.1% 국제교육아파트’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홍보 이미지에는 단지 내 상가 3~4층에 ‘국제학교’를 유치한 것으로 그려졌다. ‘미국 1만 6000개의 고등학교 중 상위 0.1%, 50개주 상위 8%로 지정된 명문학교’라거나 ‘국내 학교와는 다른 자유로운 교육환경을 조성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취재 결과 천안에 교육청으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은 국제학교는 없는 상태다. 향후 국제학교 설립 계획도 갖고 있지 않다는 게 교육청 측의 설명이다. 관련 문의가 지속되자 지난해 말 아파트 추진 주체 측에 사실 관계 안내 협조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홍보활동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비인가’ 학교임을 분명하게 안내하고 수분양자에게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사전에 예방해 달라”는 내용이다. 천안시 담당부서 및 읍·면·동, 지역 초·중·고등학교 등에 ‘인가를 받지 않은 국제학교에서 수학하여도 학력인정을 받을 수 없음을 알린다’고 홍보 협조를 요청했다. 이 아파트와 관련해 천안시에서도 지난해 11월 보도자료를 내고 발기인 모집 및 가입 시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이에 대해 모델하우스 측 관계자는 “미국에 있는 학교가 저희 쪽에 입점하기로 MOU를 체결해서 홍보하고 있다”며 “국제학교가 아니고 국제교육기관이다. 직원들한테 교육을 시켰는데 자기들이 영업 행위로 간혹 국제학교라고 표현하는 것 같다. 수정하라고 하겠다”고 답했다.

발기인 모집과 관련해서는 “업무 대행사에서 진행하고 있어서 정확한 내용을 알지 못한다”면서도 “충청남도 건축심의 자문위원회라는 곳을 통해 자문을 받는 과정을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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