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임기제 과잉구조, 모래알 조직력…벼랑 끝 대전예당
④ 조직 체질개선 급선무, 전문성·조직안정성 높일 ‘독립 법인화’
2017년 법인화 전환한 부산문화회관, 수월한 운영·유연한 경영 가능 평가받아
“부분별 적응 기간 거치면 안정 운영 가능… 다채로운 문화 제공 초점 맞춰야”

대전예술의전당 제공.
대전예술의전당 제공.

[충청투데이 조정민 기자] 대전예술의전당(이하 대전예당)이 대전시 사업소로서 갖는 한계점이 드러나며 예술기관으로서 독립성을 보전할 수 있는 ‘법인화’ 목소리가 재점화되고 있다.

국내 대부분의 공공예술기관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재단법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대전예당 역시 흐름에 발맞춘 운영형태의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대전예당은 비단 이번 자체제작 오페라 문제 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마케팅의 한계로 관객 수 감소, 저조한 아트홀의 가동률 등 이미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었다. 때문에 경영성과 문화적 전문성, 자율성을 조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전국 공공공연장들이 오래 전부터 법인화 형태로 전환하는 추세다.

전국 공공공연장의 법인화는 대부분 재단법인 형태로 이뤄지는데, 여기서의 재단법인은 일정한 목적으로 바쳐진 재산에 의해 구성된 법인으로 출연 목적에 적합하도록 관리하는 주체적 조직이기도 하다. 주로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재단법인이 대부분이며, 공익에 한하지 않고 비영리사업을 목적으로 한다면 설립은 가능하다.

1987년 개관한 서울의 세종문화회관은 1999년 재단법인으로 독립했으며 1987년 재단법인으로 설립한 예술의전당은 2000년 특별법인화 됐다. 1991년 개관한 경기도문화의전당 역시 2004년 재단법인화 됐다. 더불어 2017년 법인화 전환을 진행한 부산문화회관의 경우 현재 부산문화회관과 부산시민회관을 대표 공연장으로 통합 운영 중이다. 부산문화회관은 법인화 이후 가장 큰 변화로 ‘전문성의 향상’을 꼽았다.

황무성 부산문화회관 경영지원팀장은 "법인화가 진행된 이후 문화 예술 관련 분야의 인력들이 안정성을 갖고 일을 하기에 운영 자체의 전문성도 높아지고, 비상상황에 대한 대응도 더 체계적으로 바뀌었다"며 "사업소로 운영 당시 공무원들 역시 법인화 이후 확실히 수월한 운영과 유연한 경영이 이뤄진다고 평가한다"고 전했다.

다만 "법인화가 되긴 했어도 부산시 출연기관으로 속해있기에 100% 자유로운 독립성을 가진다고는 볼 수 없다"며 "모순일 수 있겠지만 이러한 점은 오히려 더 조화로운 공공 공연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만든다"고 말했다.

법인화가 된다 해도 여전히 공익법인의 형태로 공공성을 제고해야 해 전문성, 공익성, 독립성 등 다방면에서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의 재정자립 우려에 대해선 지자체 위탁보조비 내에서 예산을 운용할 수 있어 예산 편성 과정에서 적극적 참여를 통한 경험이 쌓여 독립성 강화와 함께 자립도가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산문화회관의 경우 법인화 전환 이후 초창기 5년차까지 경영파트에 한해 시에서 공무원 파견이 이뤄져 기틀 마련에 도움이 됐다"며 "주로 예산 관련 부분의 중간다리 역할과 인수인계가 진행됐고 현재는 오롯이 관련 전문인으로 구성이 돼 지금의 안정적인 형태가 완성됐다"고 자평했다.

끝으로 황 팀장은 "법인화가 진행되더라도 갑자기 모든 방식을 변경하는 것이 아닌 부분별로 적응하는 기간을 거친다면 충분히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며 "재정적 부분에만 얽매일 것이 아닌 공공의 성격을 가진 공연장으로서 시민들에게 다채로운 문화 제공을 할 수 있는 방안에 우선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끝>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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