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재영 증평군수
수마 인명피해 없어… 공공시설 외 복구 완료
장병·군지역자율방재단 등 덕분에 속도
道재난안전실장 근무 경험 대처 도움받아
20주년 ‘군민의 날’ 등 기념행사 풍성
메리놀병원·역 개발 郡 정체성 찾기 열중
정주 조건 등 인프라 갖춰 인구 상승세
군민 100% 만족 위해 200% 노력할 것

▲ 이재영 증평군수
▲ 이재영 증평군수

[충청투데이 김정기 기자] 쉴 틈이 없다. 5월 구제역·6월 과수화상병·7월 물난리. 여름휴가를 활용해 재충전하며 새로이 군정을 끌어갈 법도 했다. 하지만 이재영 증평군수는 휴가를 반납하고 민생 살피기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에겐 휴가는 언감생심이다. 더욱이 오는 30일은 군 개청 20주년이다. 이 군수에겐 남다른 날이다. 취임 전부터 줄곧 증평 100년의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는 원년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신념은 변함이 없다. 20주년을 기념해 군민에게 줄 커다란 선물을 정성껏 포장해 차곡차곡 쌓고 있다. 20주년은 대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모멘텀이라고 했다. 이 군수로부터 개청 20주년 각오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생각보다 큰 수해를 입었다.

"충북 전역에 막대한 인명과 재산 피해가 난 가운데 우리 증평군도 비껴갈 수는 없었다. 전 직원이 비상근무를 하고 부서별 담당 마을을 지정해 호우 대비 현장점검 등 선제 안전조치를 취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그렇지만 주택침수, 도로파손, 농경지 침수 등 재산상 피해액이 총 32억 3000만원(추정)에 달해 읍·면 단위 인근지역과 비교했을 때 절대 적지 않았다. 공공시설을 제외한 복구는 모두 마무리했다."

-적지 않은 피해에도 복구가 빨랐는데.

"당면업무로 바쁜 와중에도 복구 작업에 적극 나선 공직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아울러 지역 내 여러 기관과 단체도 함께해 주셨다. 먼저 보강천 꽃묘장과 고려인삼창 복구 작업에 참여한 37사단 장병, 오송·괴산 등 인근 지역 피해복구 작업에 동원된 13특임여단 장병, 보강천 일원 출입 통제 및 예찰 활동에 함께해준 군 지역자율방재단과 차량과 인력을 지원해준 증평지구대를 비롯한 증평군새마을회와 새마을개선회, 증평군자원봉사종합센터 등의 노고에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감사를 드린다. 힘을 합쳐 준 덕분에 피해를 최소화하고 빠른 복구를 할 수 있었다. 우리 군의 결속력과 연대의 미덕을 보여주신 여러분께 거듭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이번 수해를 통해 보여주신 협력은 정말로 중요한 교훈으로 다가왔다. 이 경험을 토대로 더 강하고 더 안전한 증평군을 만들겠다."

-특별재난지역으포 선포됐는데.

"평소 ‘재난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대비해야 한다’라는 신념을 지키고 있다. 이 때문에 자신이 있었다. 군수가 되기 전 충북도 재난안전실장을 한 것도 도움이 됐다.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재난 안전의 중요성이 더욱 주목받던 시기였다. 그때의 경험이 재난 상황에서의 대처 능력과 리더십 발휘에 큰 힘이 됐다. 아울러 간절함도 있었다. 지역 곳곳에서 수마(水魔) 상처를 입은 주민들이 매우 안타까웠다. 어떡해서든 군수로서 이분들에게 위안을 주고 싶었다. 작은 위로의 선물을 준 것 같아 뿌듯하다. 또한 꼼꼼하게 잘 따라와 준 공직자 여러분을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오는 30일 스무 돌을 맞는 소감은.

"단순한 20주년이 아니다. 가슴 벅차고 설레는 날이다. 우리나라 헌정사상 유일하게 주민 스스로 손에 의해서 독립한 군이다. 100년 미래 먹거리 산업을 위한 전환점이자 우리나라 지방자치 역사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중요한 날이다. 다양한 행사를 통해 증평의 정체성을 정립해나가겠다."

-20주년 기념 행사를 몇 가지 꼽는다면.

"우선 지난 5월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장유진 등을 초청해 군 개청 20주년 기념 ‘BIG 증평 특별초청 공연’을 선뵀다.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주며 군민께 큰 감동을 선사한 바 있다. 더욱 풍성하고 다양한 행사를 앞두고 있다. 우선 19일 전국노래자랑이 증평스포츠센터에서 열린다. 군 홍보대사 박군을 비롯해 초대 인기가수들이 출연해 흥을 한껏 돋울 예정이다. 26일에는 증평문화회관에서 국악 소녀 송소희 양이 퓨전에스닉밴드 두 번째달과 소리꾼 오단해와 함께 ‘모던민요’ 공연을 펼친다. 같은 날 증평 일원에서는 개청 20주년 기념 라이더 퍼레이드도 한다. 28일은 KBS 1TV 시사교양 프로그램인 생방송 6시 내고향을 통해 ‘개청 20주년 특별 생방송’이 전파를 탄다. 개청일인 30일은 ‘군민의 날’ 기념행사가 준비돼있다. 이날 메리놀병원에서 근대 문화유산 현판식을 시작으로 기록관 기획전시 개막식, 출향인사 초청 간담회가 이뤄질 예정이다. 보강천 특설무대에서는 ‘생방송 지금 충북은’ 특별 생방송도 진행된다. 이와 함께 군청 광장에서 개청 20주년 기념식 식전공연, 군민대상 시상식, 미래비전 선포식을 할 계획이다."

-증평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메리놀병원 시약소다. 문화근대문화유산인 시약소는 군 최초 충북도 등록문화재로 3호로 지정됐다. 1957년 2월 준공된 시약소는 전쟁피해 복구와 의료사업 지원을 위해 메리놀병원과 함께 건립됐다. 당시 의료시설이 매우 열악했던 상황에서 지역 의료의 핵심 거점 역할을 하며 결핵과 피부병 환자 등을 돌봤다. 특히 근대 서양건축양식이 그대로 보존돼있어 건축사적으로 가치가 높다. 그뿐만 아니라 국내의료시설의 변천사를 엿볼수 있는 문화유산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국가 등록 문화재 승격 추진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두 번째는 증평역이다. 증평역은 지금의 증평발전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역세권을 중심으로 번화해 급속도로 성장, 지금의 역동적이고 활력있는 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사(歷史)가 고스란히 이를 방증한다. 아울러 동서횡단철도의 중심축에 있는 증평군이다.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되고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해당 지역들과 유기적으로 협력하겠다. 다시 한번 증평역을 중심으로 증평의 미래 100년 기반 구축과 더불어 외연 확장 및 미래를 향한 도약을 끌어가겠다. 세 번째는 국가지정문화재인 추성산성이다. 추성산성은 지방에 존재하는 가장 큰 규모의 한성백제 시기 토축 산성이다. 도안면 노암리 일대에 있으며 내성과 외성의 이중구조로 된 남성, 북성의 독특한 배치를 이룬다. 고문헌에 이곳이 고대 도시였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이곳은 증평의 정체성 그 자체다. 향후 종합 정비 기본계획을 수립해 산성 주변을 역사문화공원으로 본격 조성하고 추성산성의 역사 문화재적 가치를 알리기 위한 문화공연을 마련할 계획이다."

- 군의 인구가 올해 들어 계속 늘고 있다. 비결은.

"정주 여건을 포함해 모든 조건이 증평이 잘 갖춰져 있다. 인근 지역과도 요충지 역할을 하는 도시다. 인구는 앞으로 계속 늘 것이다. 고무적인 것은 출생아 수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외부에서가 아닌 지역에서 출산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돌봄 환경이 잘 조성돼 있다는 뜻이다. 요즘 트렌드에 맞는, 즉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잘 따라가는 최적의 도시로서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요즘은 15분 도시가 유행이라고 하는데 증평군은 15분이 아니라 10분 내에 모든 게 이뤄지는 편리한 도시다. 이를 선호하는 현대인들에게는 증평은 메리트 있는 도시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 앞으로의 목표와 계획은.

"향후 지방자치는 증평이 선도해 나가는 것을 분명한 목표로 세웠다. 증평군은 주민 의사 참여 그리고 그 의견을 받아들이는 결정 속도, 이 부분을 집행하는 기술과 결과에 대한 여러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효율적인 지역이다. 증평처럼 규모와 상관없이 지방자치를 이뤘을 때 증평을 롤모델로, 나아가 지방자치의 롤모델로 만들고 싶은 포부가 있다. 이는 내가 군수가 되려고 했던 궁극적인 목적이었다. 주민 참여 등을 결정하는 공무원들의 수준과 집행하는 역량을 한껏 업그레이드해 군민 행복 지수를 높이겠다."

-군민과 독자 여러분께 한 말씀.

"오로지 주민만 바라보며 군정에 집중해왔다. 지금까지 해왔던 행정보다 해야 할 행정이 더 많다. 행정의 최대 수혜자는 군민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많은 사랑과 성원을 보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계속해서 군민 행복 100% 만족도 실현을 위해 모든 공직자와 함께 200%의 최선을 발휘해 군정에 온 힘을 쏟겠다. 모든 군민과 충청투데이 독자 여러분 무더위에 건강하시길 기원한다. 앞으로도 군정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증평=김정기 기자 jay00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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