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금산서 옮겨 붙은 산불로 구호시설 머무르던 900명 대피
홍성, 산불로 1103㏊ 영향… 민가·창고·축사 등 67곳 피해 입어
당진·보령 등 충청권 곳곳 산불… 공장 자재·비닐하우스 등 불타

▲ 3일 대전 산직동 산불 화재 현장을 찾은 이장우 대전시장이 화재 피해 상황을 보고 받고 있다. 대전시 제공
▲ 3일 김태흠 충남지사가 충남 홍성 산불현장지휘본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김지현 기자

[충청투데이 김성준 기자] 대전 서구와 충남 홍성에서 발생한 산불로 3일 오후 4시 기준 축구장 2100여개 규모의 산림이 불에 타는 등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충남 금산군 복수면 신대리 야산에서 발생해 대전 서구 직산동 산으로 옮겨 붙은 산불의 영향 구역은 452㏊로 추정됐다.

산불 영향 구역은 피해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수치로, 452㏊면 축구장 600여개를 넘어서는 수치로 추산된다.

화재 발생 다음날까지 이틀째 이어진 산불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민가와 암자가 각 1채씩 불탔고, 인근 요양원 입소자 등 619명이 대피했다.

오후 5시 기준 복지관 등 구호시설에 머무르던 이재민 900여명 가운데 일부가 복귀해 664명만 남아 있다.

소방당국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강풍과 건조한 날씨 탓에 불을 끄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충남 홍성에서 발생한 산불의 피해 규모는 대전을 상회했다.

2일 오전 홍성군 서부면의 한 야산에서 시작된 산불의 영향 구역은 3일 오후 4시 기준 1103㏊로, 축구장 면적으로 따지면 1500여개를 넘어서는 수치다.

이 불로 민가 32곳과 창고 33곳, 축사 4곳 등 총 67곳이 화재 피해를 입었다. 다행히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으나, 236명의 주민이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해야 했다.

산림 당국은 산불 진화 헬기 21대와 인력과 장비를 모두 투입했지만 3일 오후 4시 기준 진화율은 58%에 그쳤다.

충남 당진시 대호지면 산불의 피해면적은 축구장 100여개에 조금 못 미치는 68㏊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산불로 공장 자재가 불에 타고, 주민 10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충남 보령에서도 산불이 발생해 산림과 비닐하우스 등 농사시설이 불에 탔다.

지난 2일 오후 1시 40분경 보령시 청라면 내현리 일원에서 시작된 불은 민가 5곳과 비닐하우스 4곳 등 12곳을 태웠다. 또 축구장 60여개 크기인 산림 60여㏊가 불에 탔다. 산림 당국은 화재 발생 21시간여 만인 이날 오전 10시 52분경 주불을 잡아 더 이상의 피해 확산을 막는 데 성공했다.

당국은 대전과 충남 곳곳에서 여전히 불길을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오후 들어 강해진 바람 탓에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강한 바람과 낭떠러지 같은 급경사로 인해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인명피해가 없도록 주민들과 입소자들을 대피시켰고 시설 주변을 진화 중이다"고 말했다.

김성준 기자 junea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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