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 김춘수 '꽃' 부분 이름 부르는 일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대학 강의에서도 전자출석 시스템이 도입되어 학생 스마트폰에 앱을 깔면 자동으로 출결상황이 체크된다. 예전처럼 수강생 이름을 부르며 눈을 마주치곤 하던 정경은 사라져간다. 은행이나 병원, A/S센터에서는 물론 청취자 참여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번호가 자연스럽게 통용된다. 홍길동이 아니라 1234번, 8282... [충청투데이]
대지의 숨소리가 나긋나긋하다. 아니 연인의 고백처럼 달콤하다. 온 누리가 속삭여대는 원시적인 언어에 귀 기울이다 옴팡 빠져버린 오후, 솜사탕처럼 가볍고 경쾌하다. 제비꽃, 민들레, 별꽃, 현호색, 들꽃 옹알이에 취해 걷다가 그만 산모롱이 공사현장까지 가고야 말았다. 가을까지만 해도 듬성듬성 빨간 깃대가 꽂혀 있긴 했지만, 별다른 징조가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새 멀쩡했던 산이 반 토막으로 잘려 나가고 회색 시멘트로 덮여 있다. 자연의 소리는 온데간데 없고 자연을 파괴하는 굉음만이 제 세상인 듯 소리 지른다. 내 귀에는 죽어... [충청투데이]
19대 대선후보 등록(15~16일)을 앞두고 각 정당 대선후보들이 치열한 각축전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 등 5당 대선후보들은 어제 첫 TV 토론회에서 안보와 사드, 경제 등 국정 현안을 놓고 상호 검증의 격론을 벌였다. 17일부터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됨에 따라 각 후보 진영마다 유권자 표심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문 후보의 대세론이 무너지고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양강 구도'가 구축되고 있다. 리얼미터 조사 결과 문 후보 ... [충청투데이]
충남 천안 '망향의동산'에 세워진 일제 강제징용 '사죄비' 표지석 상판이 '위령비'로 감쪽같이 교체됐다니 황당하다. 망향의동산 무연고 묘역 내에 조성된 사죄비가 위령비로 바뀐 사실이 확인 된 건 지난 11일이다. 망향의동산 관리원은 사죄비가 바뀐 사실을 즉각 천안서북경찰서에 신고했고,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수사를 벌이고 있다. 범인을 조속히 검거해 사죄비를 훼손한 이유가 뭔지 밝혀야 마땅하다. 망향의동산이 조성된 취지를 조금이나마 각성한다면 사죄비 훼손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망향의동산은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으로 고국을 떠나... [충청투데이]
얼마 전 한 지역건설업체 관계자와 자리를 함께했다. 이야기는 자연스레 사업으로 흘렀다. 청주에서 진행되고 있는 큰 공사에 참여하려 했는데 입찰조차 들어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업체는 지역업체지만 실력도 인정받고 있고, 대기업과의 거래 실적도 있는 업체다. 이 정도 수준의 업체가 지역에서 벌어진 공사에서 입찰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기자에게도 충격이었다. 토로는 이어졌다. 타 지역에서 사업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점을 호소했다. 지역색이 강한 경상도·전라도 등에서는 정말 ‘하늘의 별 따기’라고 했다. 지자체 공무원과 업체,... [충청투데이]
지난 2월, 같은 병원 심장내과에 근무하는 동료교수로부터 강의 요청을 받았다. 을지대학교의료원 산하 을지대학교병원과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심장내과 의료진들이 합동 심포지엄을 여는데, 그곳에서 정형외과적 관점에서 보는 ‘폐쇄성 말초 혈관 질환의 수술적 치료’에 대한 강연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심포지엄 참석자들은 양 병원 심장내과 교수들, 심장내과 간호사들, 각종 심기능 검사실 종사자들 등이었다. 필자는 참석 대상자 들이 모두 의사들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해 적합한 관점을 잡고 최선을 다해 강의 준비를 했다. 또 강의 자료는 첫 머리... [충청투데이]
우리나라 국민 4명 가운데 1명은 한번 이상 각종 정신질환에 시달리고 있지만 전문가와 상의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고작 10명 중 1명에 불과하다. 보건복지부의 '2016년도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요 17개 정신질환의 평생유병률은 25.4%로 분석됐다. 지난 1년간 정신건강문제를 경험한 사람은 11.9%로 집계됐다. 연간 470만명의 정신질환 경험자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정신질환 예방정책과 정신건강 서비스 강화가 절실하다. 전반적으로는 정신질환 유병률이 다소 감소해 그나마 다행스럽다. 유병률이 2001년 2... [충청투데이]
충남 천수만 간월호와 부남호의 수질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한다. 수질이 농업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나쁘다는 것이다. 간월호와 부남호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천수만 AB지구 간척지 등에 물을 공급하는 역할이다. 간월호와 부남호의 수질이 어쩌다 농업용수로도 사용이 불가능할 정도가 됐는가. 사실 간월호와 부남호의 수질악화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담수호가 조성된 20여년 전부터 줄곧 제기돼온 사안이다. 간월호와 부남호는 천수만 AB지구 간척지 사업으로 생겨난 담수호다. 천수만 AB지구 간척지는 현대건설이 15년의 대... [충청투데이]
최근 보도를 통해 전해들은 이야기가 필자에게 잔잔한 감동을 안겨줬다. 주인공은 영국 하틀리플 지역에 사는 시각장애인 남성 폴 파이팅과 함께 생활하는 안내견 이안(Iain)이다. 어느 날 폴은 그의 아내가 잠깐 집을 비운 사이 이안이 짖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이상한 느낌에 1층으로 내려간 폴은 코를 찌르는 유독가스 냄새에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고 즉시 집안 창문을 모두 열어 환기를 시켰다. 오래된 냉장고에서 유출된 유독성 암모니아 가스가 온 집안에 퍼지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1층에는 6살짜리 손자가 잠을 자고 있어 자칫 목숨도... [충청투데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뉴노멀’ 시대로 대변되는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는 OECD 국가의 평균 경제성장률을 1% 이하로 끌어내렸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도 3% 이하로 곤두박질 치고 있다. 이러한 저성장 기조에 우리나라는 미증유의 인구절벽이 기다리고 있어 경제 인구의 감소, 국가경쟁력 하락 등 대한민국의 미래는 결코 밝지 않다. 또한, 우수한 인재를 빨아들이는 대기업 위주의 경직된 산업구조 속에서 2016년 현재 10%에 이르는 청년 실업률은 우리나라 경제에 커다란 위협이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시급한 이유이다. 더욱... [충청투데이]
▶어제 본 벚꽃이 오늘 졌다. 눈부시게 찬연하던 생명의 소실이 너무도 급박하다. '벚꽃'은 무언가와 결합됐을 때 비로소 빛이 난다. 바람과 결합하면 '벚꽃 비'가 되고, 달빛과 결합하면 '벚꽃 엔딩'이 된다. 벚꽃은 희로애락의 얼개가 없다. 한순간의 젊음이 별안간 늙어버림으로써 처절하게 생멸을 드러낸다. 죽음을 앞둔 순간에 가장 화려하게 웃는다는 건 '반어법'이다. 다른 나무와 달리 꽃이 먼저 피고, 꽃이 질 때쯤 잎이 나오기 때문이다. 죽음으로써, 살아있음을 드러내는 건 치명적인 은유다. 1주일을 짧게 살다가는 시한부인생이 ... [나재필 기자]
지난해 1월 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은 ‘제4차 산업혁명’을 ‘3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과 바이오산업, 물리학 등의 경계를 융합하는 기술혁명’이라고 정의했다. 즉 4차 산업혁명은 3차 산업혁명의 연장선으로 제조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돼 또 한번 산업의 혁신, 기술의 혁신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1784년 증기기관을 통한 기계적 혁명으로 불리는 1차 산업혁명은 영국을 ‘해가 지지않는 나라’로 만들었고 1870년 전기동력을 이용해 대량생산의 시작이라 불리는 2차 산업혁명은 미국과 독일을 끌어올렸다... [충청투데이]
교권침해 상담건수가 10년 전보다 3배나 증가했다는 보도다. 그동안 교권보호를 위해 여러 대책을 내놨음에도 교권침해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걸 보면 결코 간과할 일이 아닌 듯싶다. 요즘 웬만한 교권침해 사건은 뉴스거리도 되지 못한다. 학부모가 수업시간에 교실로 들어가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교사를 구타하는 지경이라면 할 말 다했다. 교권침해가 위험수위를 넘어선지 이미 오래다. 지난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에 접수된 교권침해 상담사례 건수는 572건으로 10년 전인 2006년의 179건 보다 무려 3배나 늘었다. 이는 전년도(2... [충청투데이]
대전시가 세종시 출범 이후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특단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정부가 세종시 이전 공공기관·기업 직원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아파트를 특별 공급한 것처럼 대전시도 이런 형태의 유인책을 도입하기로 했다. 모든 절차가 순조롭게 마무리될 경우 빠르면 내년부터 '주택 특별공급제도'를 시행하게 될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전시 상황에 걸맞은 아파트 특별공급정책 도입의 당위성이 충분하다. 세종시의 경우, 이주하는 기관 소속 공무원, 공공기관 종사자의 조기 정착 및 주거 안정을 위해 신규 분양... [충청투데이]
물은 모든 형태의 에너지 생산에 사용되고 있고 물의 처리, 공급을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전 세계 전력량의 약 75%를 차지하는 화력발전도 열의 냉각을 위해 많은 양의 물을 필요로 하고 있고, 하천의 물을 취수해서 정수처리한 후 관로를 통해 수도꼭지까지 공급하는 과정에도 많은 양의 에너지를 필요로 하고 있다. 2011년 발생했던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원인도 냉각수를 공급하는 펌프의 고장이 발단이 돼 발생한 것이라고 하니 물과 에너지는 우리 실 생활의 다양한 곳에서 상호 연계돼 있는 대표 자원이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충청투데이]
충북지방조달청장으로 발령 받은 지 어느덧 8개월이 지났다. 기관장은 내부 살림 뿐만 아니라 대외 활동도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바쁜 것을 꼽자면 도내 수요기관을 방문해 우리에게 조달요청을 부탁하는 마케팅 활동이다. 계약업무를 조달청에 맡길 경우 장점 등을 설명한다. 계약 전문성을 갖춘 조달청에 계약업무를 맡길 경우 수요기관은 예산을 절감할 수 있고, 계약 관련 감사 등의 부담에서 벗어나 고유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장점 등이 있다. 처음에는 공무원이 마케팅 하러 다니는 것이 다소 어색하고 생소했지만 지금... [충청투데이]
벼락치기 19대 대통령 선거가 한 달 여 앞이다. 공당(公黨)의 후보로 5명이 공식 확정됐다. 앞으로 무소속을 비롯해 군소 정당 후보가 10여명 더 나올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 말 그대로 백가쟁명(百家爭鳴)이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이 한 몸 바치겠습니다"며 포부와 희망의 미래비전을 설파한다. 말의 성찬에서, 희망의 메시지에서 내일이 환해짐을 느낀다. 하지만 가슴 언저리를 파고드는 어떤 미덥지 못함에 유권자인 국민은 걱정이 앞선다. 향후 5년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국가최고지도자를 선택함에 있어 개인의 품격(品格)이야말로 리더십... [충청투데이]
서민경제가 지극히 어렵다. 어딜 가나 한숨소리뿐이다. 무엇보다 우리 경제에 실핏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소상공인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숙박·음식점업 생존율은 1년 만에 절반 수준인 55%대로 떨어졌다. 10곳 중 5곳이 문을 연지 1년도 안 돼 폐업을 한다는 뜻이다. 전체 사업체가 300만개가 넘고, 종사자 수도 600만명에 달하는 현실에서 이런 수치는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심각하다할 수 있겠다. 지역 소상공인 지표를 보면 구체적인 난맥상을 드러낸다. 소상공인 포털에 따르면 대전지역 소상공인 폐업... [충청투데이]
충북도가 경제자유구역(경자구역)인 충주 에코폴리스 사업을 포기한 건 일견 예견된 일이었다. 경자구역 지정과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는 사업성을 면밀히 분석해야 하지만 과연 그랬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경자구역이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도 단위 지역 곳곳에 들어서면서 선택과 집중은 실종됐다. 외자유치를 통해 경제 활성화를 꾀하겠다는 정부의 경자구역 지정 취지는 무색해졌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어제 기자회견을 열고 "오랜 심사숙고 끝에 충주 에코폴리스 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관가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에코폴리스 추진... [충청투데이]
국민안전처에서 조사한 사고 발생 현황 통계에 따르면 매년 발생하는 사고 건수는 27만건 이상으로 점점 그 수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5년 발생한 사고 건수는 31만 5736건으로 이중 사망자가 6434명, 부상자가 37만 9922명에 이른다. 이처럼 재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막대한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재난 상황을 예측하고 초동 대처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이하 IoT)은 재난이나 재해를 예방하고 대응하는 데 있어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기술이다. ... [충청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