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메카 대전의 민낯… 경기장이 없다]
市, 전문 펜싱팀 23팀… 전국 4번째로 많아
중·고등, 대학, 일반까지 실력도 ‘최상급’
세계 각국서 전지훈련 요청 들어오는 상황
“경기장 건립, 지역 관광 호재로 작용할 것”

▲ 대전대학교 펜싱 훈련장. 2일 홍콩과 대만의 학생선수들이 전지훈련을 와 대전대 선수들로부터 지도를 받고 있다. 사진=김중곤 기자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대전의 브랜드 종목이란 명성에 걸맞게 펜싱전용경기장이 건립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역 체육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전국에서 펜싱팀이 많은 지역이 대전인 것은 물론이고 한국 펜싱에 대한 국제적 인기를 감안할 때 경기장 건립이 지역 관광 등에도 효과적이라는 주장이다.

2일 대한펜싱협회에 따르면 대전 내 전문 펜싱팀은 23팀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서울(274팀), 경기(219팀), 부산(68팀) 다음으로 네 번째로 많다.

대전 펜싱은 성적도 우수하다. 2018~2023년(2020년 미개최, 2021년 순위 미집계) 전국체전에서 대전이 13~15위 하위권에 마무르는 동안 펜싱은 3~6위로 상위권을 유지했다.

대전이 펜싱 메카를 주창하기 시작한 것은 ‘펜싱 황제’ 오상욱이 고향으로 복귀한 2022년 초부터다.

대전에서 나고 자라 올림픽 금메달까지 거머쥔 오상욱을 다시 고향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대전시는 그해 1월 남자 펜싱팀을 창단했다.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스타를 간판으로 대전이 펜싱을 브랜드로 내세우게 된 순간이다.

이렇다 보니 지역 체육계는 명성에 부합하는 펜싱전용경기장이 지역에 조성되길 희망하고 있다.

특히 2027 충청권 세계대학경기대회(U대회) 펜싱 종목을 애초 계획한 유성구 학하동 서남부스포츠타운이 아닌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치러야 할 수 있다는 현실에 전용경기장을 향한 열망이 더욱 커지고 있다.

대전대학교 펜싱 훈련장. 피스트가 3개인데 간격이 좁아 실전처럼 활용하려면 2개만 쓸 수 있다고 한다. 대전대 훈련장은 학교 팀뿐만 아니라 대전시청 펜싱팀도 사용하고 있다. 사진=김중곤 기자
대전대학교 펜싱 훈련장. 피스트가 3개인데 간격이 좁아 실전처럼 활용하려면 2개만 쓸 수 있다고 한다. 대전대 훈련장은 학교 팀뿐만 아니라 대전시청 펜싱팀도 사용하고 있다. 사진=김중곤 기자

도선기 대전대 펜싱부 감독은 "실력은 대전이 중·고등, 대학, 일반까지 최상인데 대회 나가기 전 같이 합을 맞출 전용경기장이 없다"며 "U대회를 DCC에서 하야 하는 것이 어쩔 수 없으면서도 안타깝다"고 한탄했다.

익명의 대전 체육계 관계자도 "2019년 시청에 여자 펜싱팀이 만들어졌고 2022년 남자 팀이 생겼다"며 "여자팀 창단 후 5년이 됐는데 두 팀 모두 전용훈련장이 없어 대학, 중학교를 돌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 펜싱이 세계적인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 추세를 고려하면 펜싱전용경기장이 대전 관광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오완근 대한펜싱협회 사무처장은 "한국 펜싱이 뛰어나고 지도자도 성실해 동남아시아, 미국, 유럽 등에서 전지훈련을 오고 싶어 한다"며 "지금도 3국가 정도에서 요청이 들어온 상태다"고 설명했다.

오 사무처장은 "미국 같은 경우 자국 선수 대회를 한국에서 개최하고 싶어하기도 한다"며 "펜싱경기장은 그 지역의 관광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대전시 관계자는 "대전대, 용운수영장 주차장, 우송대 등에 편싱경기장 건립을 검토했지만 모두 제약이 있었다"며 "(대전 펜싱경기장) 기본설계를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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