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메카 대전의 민낯… 경기장이 없다]
FISU에 제출한 대전 서남부스포츠타운, 2029년 준공… 대회시기와 안 맞아
대전대 경기장 설립 결렬·용운수영장 옆 주차장 부지 불발로 DCC 활용 검토

대전 유성구 도룡동의 대전컨벤션센터(DCC). 서남부스포츠타운의 완공이 2029년 말로 예상되면서 2027 충청권 세계대학경기대회의 펜싱 종목장으로 검토되고 있다. 사진=김중곤 기자
대전 유성구 도룡동의 대전컨벤션센터(DCC). 서남부스포츠타운의 완공이 2029년 말로 예상되면서 2027 충청권 세계대학경기대회의 펜싱 종목장으로 검토되고 있다. 사진=김중곤 기자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이하 충청권U대회)에서 펜싱 종목이 경기장이 아닌 전시장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파악됐다.

펜싱이 펼쳐질 대전에서 연이은 경기장 조성 지연과 불발로 대회 개최에 맞춰 경기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충청권U대회 조직위원회와 대전시는 2027년 대회 펜싱 종목 경기장으로 유성구 도룡동 대전컨벤션센터(DCC)를 검토하고 있다.

애초 대회 유치를 위해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에 2022년 12월 제출한 기본계획에는 펜싱을 유성구 학하동 서남부스포츠타운(건설 예정)에서 열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서남부종합스포츠타운 준공이 현실적으로 대회 전 이뤄지기 어려우면서 대체 장소를 찾고 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지난달 행정안전부의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한 서남부스포츠타운은 토지 보상 등을 거쳐 내년 하반기 착공, 2029년 준공될 예정이다.

이에 따른 시의 플랜B는 DCC 2전시장 전체를 임차해 펜싱 경기대(20개)를 설치하는 것으로 대략 32억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공식 발표는 아니어도 물리적으로 (경기장 준공과 대회 개최 간) 시간이 맞지 않아 DCC를 활용하는 것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청권U대회 조직위 관계자도 "시에서 변경을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며 "FISU의 실사가 남아 있어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부연했다.

대전 유성구 도룡동의 대전컨벤션센터(DCC). 서남부스포츠타운의 완공이 2029년 말로 예상되면서 2027 충청권 세계대학경기대회의 펜싱 종목장으로 검토되고 있다. 사진=김중곤 기자
대전 유성구 도룡동의 대전컨벤션센터(DCC). 서남부스포츠타운의 완공이 2029년 말로 예상되면서 2027 충청권 세계대학경기대회의 펜싱 종목장으로 검토되고 있다. 사진=김중곤 기자

펜싱 종목을 경기장이 아닌 전시관에서 치르는 것이 이례적인 상황은 아니다.

앞선 2003년 대구, 2015년 광주에서 열린 U대회에서도 펜싱 종목을 각각 엑스코(EXCO),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DCC 검토는 서남부스포츠타운에서 열겠다고 FISU에 제출했을 정도로 시와 조직위가 경기장 조성에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시는 서남부스포츠타운을 대체할 경기장으로 DCC 외에도 동구 용운동 대전대학교 내 펜싱전용경기장 설립도 검토했지만 끝내 접점을 찾지 못하며 결렬됐다.

또 동구 용운수영장 바로 옆 주차장 부지도 펜싱전용경기장 위치로 고려했지만 이곳에 충청권U대회 다이빙 종목을 위한 연습장을 설치해야 해 불발됐다.

결국 서남부스포츠타운, 대전대, 용운수영장 옆 등 시에서 고려한 펜싱경기장을 충청권U대회가 열릴 2027년 안에 마련하기 어려우면서 DCC를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지역 체육계에서는 펜싱이 대전의 주력 종목인데 대회를 치를 경기장 하나 없다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익명의 지역 펜싱계 관계자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보유할 정도로 펜싱의 강자인데 그 격에 맞는 경기장이 없다니 말이 안 된다"며 "U대회를 떠나 시에서도 경기장 조성에 의지를 보여야 하고 대학 등도 부지 제공에 전향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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