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진입 장벽 낮아지며 상위권 이공계 N수 크게 늘듯
과기계, R&D 예산 삭감 이어 악재… 인력난 심화 전망
“과학도시 대전 인력양성에 적지 않은 타격” 목소리도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의대 블랙홀’이 현실화 되며 이공계 기피가 더욱 심화될 전망인 가운데 ‘R&D 요람’ 대덕연구개발특구(이하 대덕특구)도 직격탄이 예상된다.
R&D 예산 삭감 등 이공계 인력 처우는 악화된 반면 의대 진입 장벽은 낮아져 과학기술 인력풀에도 상당한 영향이 미칠 양상이다.
각 지역대학들이 의대 증원 경쟁에 너도나도 뛰어들며 규모가 2배 이상 파격적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이공계 기피와 기초 학문 붕괴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KAIST, 정부출연연구기관, 다수의 벤처기업들이 집중된 대덕특구의 연구 현장 분위기는 그리 밝지만은 않다.
예비 이공계생은 물론 기존 이공계 재학생들이 의대 진학을 위해 발길을 돌릴 수 있는 만큼 향후 연구현장의 인력난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실제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KAIST는 2020~2022년 3년간 총 370명이 중도탈락했고, 이중 자퇴는 64.5%인 무려 239명이다.
중도탈락 규모는 4대 과학기술원 중 KAIST가 가장 큰데 대부분이 의·약학 계열 진학을 자퇴를 선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의대 규모 확대로 상위권 이공계 재학생들의 상당 수가 의대 진학을 위해 N수를 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상위권 대학 이공계열은 물론 약대·치대·수의대·한의대 등 다른 의약학계열 재학생들도 다시 의대에 도전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과학기술계는 의대정원 확충과 맞물려 이공계 학생의 진로와 처우에 대한 문제도 면밀하게 들여다 볼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한 출연연 관계자는 “가뜩이나 의대 편중 현상이 심각한 상황에서 의대 증원이 이공계 기피로 이어질 경우 장기적으로 ‘과학도시’ 대전의 인력양성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올 것”이라며 “일부 대학 연구실의 경우 R&D 예산 삭감으로 인건비가 반토막 났는데 이 마당에 관두고 의대를 준비하는 우수인재들이 분명 존재할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안동만 과학기술연우연합회 회장은 “의대증원 자체는 불가피한 선택이었으나 이공계 처우를 높이는 일이 함께 동반돼야만 추가적인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며 “이공계 대학원생이 의대로 빠지지 않도록 신진 연구자들이 안정적으로 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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