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 대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올해 초 대전 90.2·세종 76.5까지 하락
고금리 마주하며 투자수요 위축된 영향
충북 101.3·충남 100.3 큰 변화 없어

2018년 1월~2024년 1월까지 충청권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차트. 한국부동산원 통계
2018년 1월~2024년 1월까지 충청권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차트. 한국부동산원 통계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갭투자’ 광풍이 일면서 2021~2022년 정점을 찍었던 대전·세종의 아파트 가격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상대적으로 투자가 몰리지 않았던 충청권 도단위 지역은 보합세를 보인 반면, 도심지 아파트는 집값 급등기와 비교해 급락을 면치 못했는데, 관계 전문가들은 하락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14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2021년 6월을 기준(100)으로 올 초 대전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90.2까지 하락했다.

세종의 경우 76.5를 기록하면서 2021년 6월 대비 무려 23.5p 급감했고 충북과 충남은 각각 101.3, 100.3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2018년 1분기부터 흐름을 살펴보면 도단위 지역은 90~100 사이를 오간 반면, 대전과 세종은 최대 30p 이상 오르내렸다.

매매가격지수를 토대로 대전지역 아파트 가격이 정점을 찍은 시점은 2021년 말, 세종은 2021년 5월이다.

앞서 2010년부터 갭투자가 번지면서 수도권 집값이 상승했고, 이후 역대 최저를 기록한 기준 금리와 문재인 정부의 임대차 3법으로 인한 전세 가격 상승이 맞물리면서 2020년부터 갭투자 광풍이 본격화됐다..

대전과 세종도 서울 등에 이어 각각 2020년, 2017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지만 상대적으로 시장이 저평가됐다는 인식과 지구 지정으로 오히려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투자 수요가 몰렸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당시 이른바 ‘영끌족’까지 등장하며 갭투자와 함께 아파트 가격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대전·세종 집값 상승세는 금리 인상을 마주하며 꺾였다. 고금리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든 데다가 전세가격 하락으로 투자를 위한 자금 규모가 커지자 갭투자 등 투자 수요가 축소됐고 ‘내집’ 마련을 위한 실수요가 시장을 이끌게 됐다.

투자 수요가 빠지자 신고가 행렬도 급감했다.

대전과 세종에선 각각 2020년과 2021년 신고가 매매 비율이 30%까지 치솟았지만 2022년 각각 12.1%, 8%까지 떨어졌고 지난해는 2~3%대에 그쳤다.

대전지역 대장주 아파트들의 84㎡형(10층 이상)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둔산 크로바아파트는 2020년 초 7억대에서 이듬해 11월 12억 5000만원까지 치솟았고 올 들어 다시 1억원으로 거래됐다.

세종에서는 2021년 말 12억여원(84.6092㎡)에 매매됐던 나릿재마을2단지 아파트가 올 들어 8억원대에 거래됐고, 새샘마을6단지 아파트가 2020년 말 8억대(84.75㎡)에서 지난해 5억 9000여만원으로 내려앉았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다시 전세 가격 상승에 전세가율이 오르면서 갭투자 확산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집값이 오를 거란 기대감은 적어 시장 움직임으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며 "거주를 위한 실수요에 의존하는 상황인데 매수세가 붙지 않으니 당분간은 집값이 급등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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