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일반대 모두 학부 등록금 동결
대학원 등록금은 매년 꾸준히 증가세
대학원생들 역차별 당한다며 불만 토로
대학 측 “연구환경 개선·복지 강화 예정”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대전지역 대학원 등록금이 최대 9년간 꾸준히 인상돼 대학원생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일 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올해 등록금 인상 법정 상한선은 5.64%지만, 대전지역 7개 일반대는 모두 학부 등록금을 동결했다.
2011년 이후 역대 최고 인상률에도 대학이 또 한 번 재정 허리띠를 조여매기로 한 것이다.
대학들은 등록금 동결에 대해 표면적으로 학생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라고 말하지만, 이면에는 국가장학금 Ⅱ유형 제한, 글로컬대학 지정 등 각종 정부재정지원사업이 자리하고 있다.
등록금 동결·인하 여부는 대학에 재정을 지원하는 국가장학금 Ⅱ유형 평가에 반영되거나 각종 재정사업에 주요 지표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결국 교육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대학 입장에선 학부 등록금에 손을 대지 않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대학원 등록금은 여러 사업 기준에 포함되지 않아 학부와 반대로 매년 꾸준히 증액되고 있다.
우송대는 2024학년도 학부 등록금은 동결하고 대학원 등록금을 5%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우송대의 일반대학원 평균 등록금은 520만원선으로 대학원 등록금 인상을 시작한 2015년(423만원)과 비교해 9년간 약 100만원 가까이 올랐다.
마찬가지로 충남대(일반대학원 석·박사과정 평균 등록금)는 2017년과 비교해 265만원에서 올해 324만원으로 59만원 상승했다.
잇따라 올해 인상을 결정한 배재대는 4%, 한밭대는 일반대학원과 전문/특수대학원 수업료Ⅱ를 각각 2.1%, 4.0% 올렸다.
지역 대학원생들은 정부의 등록금 정책이 학부생에 초점이 맞춰 있어 대학원생은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대전지역 대학원생 최 모씨는 “만약 내년에 학부 등록금을 인상하면 과연 대학원은 동결할 것인지 의문”이라며 “등록금을 인상한 만큼 연구 환경이 나아졌다고 체감되지도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대학원생 김 모씨도 “대학의 어려움은 이해하지만, 이를 대학원생이 감당해야 하는 구조가 안타깝다”고 한탄했다.
교육부가 학생의 경제 부담을 경감한다는 취지로 학부 등록금 동결을 권고하면서도, 대학원 등록금은 사실상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대학 관계자는 “학부 등록금은 재정 지원에 연동돼 있어 불가피하게 대학원 등록금을 올렸다”며 “대학원생이 체감할 수 있도록 연구 환경을 개선하고 교내 복지를 강화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부와 달리 대학원은 선택적으로 가는 성격이 강해 법정 인상 상한을 통해서만 등록금 인상을 규제하는 것”이라며 “다만 대학원도 BK21 사업 등을 통해 지원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관련기사
- 배재대·대전대, 올해 학부 등록금 동결
- 인상 한도 올랐지만 대전 국립대 등록금 동결… 사립대도 교육부 눈치
- 치솟는 물가에 대학들 등록금 인상 ‘눈치싸움’
- 대학가 등록금 인상 ‘눈치싸움’ 점화되나
- [지역대 연구역량 이대로 괜찮나] 지역 대학들, 위기 극복 사활 걸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아
- [빚 못 갚는 청년 ‘쑥’] 빚낼 수밖에 없었던 이유… 청년들의 목소리
- [고등교육 양극화 안된다] 줄세우기식 지원으론 지역대학 위기 극복 불가능
- [고등교육 양극화 안된다] 비수도권대 1인당 투자비 증가에도… 수도권과 격차 심화
- [충청권 대학 트렌드 리포트] 일반대 AI·빅데이터, 전문대 뷰티·화장품 학과 신설 대세
- 대학가도 악성민원… 대전지역 대학 조치는 ‘천차만별’
- 대학 공공요금 폭탄, 등록금 인상 방아쇠 되나
- 선심성 청년정책, 생색은 정치권이 뒷감당은 미래 세대가
- 대학 전임 교원 비중 감소… 교육 질 저하 우려
- 대학 재정난 해결될까… 지원 규모 늘고 규제 완화
- 충청권 일반대 2936명 미충원… 추가모집 사활
- 내년 대학 등록금 오르나… “정부 지원보다 인상이 이득”
- 대전권 주요 일반대 올해 등록금 ‘동결’
- 쏟아지는 복잡한 교육정책…공감과 신뢰가 우선
- 충남대 혁신인재·글로벌 기업 요람 ‘글로컬캠퍼스’ 개소
- 한밭대-대덕대 교류협력 약속
- 김태흠 충남지사, 글로컬대학 선정 희망고문 우려
- 혁신만 보는 교육부… 고등교육 질 높이려면 지역안배 우선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