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교육 양극화 이대론 안된다]
비수도권 대학 학생 1인당 교육비 1년 새 8% 늘었지만 의과대학·특수목적대 집중
대다수 대학 전국 평균치 못미쳐… 수도권 사립대와 차이 더 커져 경쟁력 약화 우려

2020~2022년 사립대 대학생 1인당 교육 투자비 평균치. 그래픽 김연아 기자. 
2020~2022년 사립대 대학생 1인당 교육 투자비 평균치. 그래픽 김연아 기자.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비수도권 일반대의 대학생 1인당 교육 투자비가 전년 대비 8% 가량 늘면서 매년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발표됐지만 실상은 달랐다. 충청권 사립대를 기준으로 수도권과의 교육 투자비 격차는 매년 벌어지고 있는 데다가 대다수 대학이 전국 평균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7일 최근 발표된 정부 공시에 따르면 전국 사립대 116개교(재학생 3000명 미만 종교대학·사이버대·특수목적대 등 제외)의 지난해 대학생 1인당 교육비는 평균 1654만 9892만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1477만원에서 이듬해 1545만원, 지난해 1600만원대를 넘어서며 2년 새 11% 이상 늘었다.

정부는 국·공립대학을 포함해 비수도권 대학의 학생 1인당 교육비가 1년 새 8% 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했다.

그러나 사립대를 기준으로 봤을 때 비수도권의 교육비 증가세는 이보다 더욱 낮은 수치를 기록하며 의과대학 중심의 대학과 특수목적대 등에 집중돼 있었다.

학생 1인당 교육비가 4000만원대에 달하는 고용노동부 출연의 한국기술교육대(특목대·천안)를 제외하면 충청권 사립대(사이버·종교대 등 제외 24개교)의 지난해 1인당 교육비는 평균 1426만원에 그친다.

2020년 1285만원에서 2년 새 5.5% 가량 증가했지만 전국 평균치(1654만원)의 86.2% 수준에 머물렀다.

이마저도 1인당 교육비 1600만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을지대와 순천향대, 건양대 등 의대 중점 대학과 고려대·건국대 등 수도권 대학 분교의 영향이다.

이들 대학을 제외한 충청권 모든 사립대의 1인당 교육비가 전국 평균치를 밑돌며 1300만원 미만인 곳은 12개교에 달한다.

대전을 기준으론 을지대를 제외한 일반대 5개교의 1인당 교육비가 평균 1251만원으로 2년 새 2.3% 증가하는데 그쳤다.

문제는 수도권 사립대와의 교육 투자비 격차가 더욱 벌어지면서 앞으로도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수도권 48개교(사이버·종교대 등 제외)의 지난해 1인당 교육비는 평균 1726만원로 2년 새 7.5% 늘었고, 서울(25개교)의 경우 8.3% 증가해 1775만원을 기록했다.

충청권 24개교의 평균치와 비교하면 2021년 200만원 중반 수준이었던 수도권과의 교육비 격차는 지난해 299만원까지, 서울과 격차는 348만원까지 치솟았다.

학생 1인당 교육비는 교비회계와 산학협력단회계 중 교육에 투자되는 비용을 통해 환산하는데, 수도권과 충청권 대학의 회계 규모 격차는 상당하다.

수도권 48개교에선 지난해 교비회계에서 평균 1749억원, 산학협력단회계에서 714억원이 투자됐다. 충청권의 경우 교비회계에서 평균 959억원, 산학협력단회계에서 194억원이 투자돼 전국 평균치(1305억원·434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대전의 한 대학 관계자는 "학생 충원과 등록금 수입, 산학협력단 등 각종 사업을 통한 수입, 국고보조금 등 모든 영역에서 수도권 대학들이 크게 앞서 교육비 투자에서도 뒤쳐질 수밖에 없다"며 "의대의 경우 병원운영 등 수입으로 교육비 환원에 여유가 있지만 일반적인 지역 사립대는 빈익빈 현상을 쉽게 극복할 수 없는 여건"이라고 설명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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