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취약한 노후아파트 이대로는 안된다]
충청권, 최근 3년간 화재 811건 발생
13명 숨지고 85명 부상 등 피해 입어
소방설비 미흡… 대형 화재 발생 우려

지난 2일 오전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아파트 화재 현장 모습.이 불로 9층에 있던 50대 남성 A씨가 숨지고 50대 여성 B씨가 심한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으나 중태다. 2024.1.2 사진=연합뉴스.
지난 2일 오전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아파트 화재 현장 모습.이 불로 9층에 있던 50대 남성 A씨가 숨지고 50대 여성 B씨가 심한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으나 중태다. 2024.1.2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김성준 기자] #1. 2일 오전 7시 15분경 경기 군포 산본동의 15층짜리 아파트 9층에서 불이 나 집안에 있던 50대 남성 A씨가 숨지고 14명이 다쳤다. A씨는 지병으로 거동이 불편해 미처 대피하지 못했으며, 부상자 대부분은 60대 이상 고령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안방 천장에 있는 전등에서 누전으로 인해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는 1차 합동감식 결과를 내놨다.

#2. 지난 성탄절 당일 오전 4시 57분경 서울 도봉구 방학동 23층짜리 아파트 3층에서 불이 나 입주민 2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쳤다. 사망한 입주민 중 1명은 생후 7개월 된 딸을 안고 4층 집에서 뛰어내렸다가 숨져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경찰은 소방 등과 함께 화재 현장에 대한 합동 감식을 진행한 뒤 실화로 잠정 결론 내렸다.

최근 아파트 화재가 잇따르면서 소방설비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노후아파트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4일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아파트 화재는 2996건이다.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35명, 부상자는 370명에 달했다. 2021년 2666건(사망 34명, 부상 341명), 2022년 2759건(사망 41명, 부상 295명) 등 최근 3년간 증가하고 있다.

충청지역에서도 매년 수백 건의 아파트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대전·세종·충북·충남에서 발생한 아파트 화재는 811건으로, 13명이 숨지고 85명이 다쳤다. 지역별로는 대전이 267건으로 가장 많았고, 충남(262건), 충북(201건), 세종(81건)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도 대전과 충남의 아파트에서 화재가 잇따랐다.

지난달 11일 오전 1시 19분경 대전 서구 괴정동의 한 아파트 15층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집에 있던 40대 남성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고, 주민 60여명이 대피했다. 소방 당국은 베란다에 있던 김치냉장고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14분 만에 진화했다.

지난해 11월 18일 오전 2시 25분경 충남 아산 권곡동의 한 아파트 12층에서도 불이 나 집에 있던 40대 여성 등 2명이 화상을 입고, 6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또 주민 75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불은 아파트 내부 80여㎡를 태우고 30여분 만에 꺼졌다.

아파트 화재는 매년 증가세를 보이지만 대다수 노후아파트에 스프링클러 등 소방설비가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아 화재 시 대형 화재로 이어질 우려를 낳고 있다.

인세진 우송대 소방안전학부 교수는 "20년 이상 된 다수의 노후 아파트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스프링클러를 반드시 설치하도록 바뀐 법을 모든 아파트에 소급적용하면 해결되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성준 기자 junea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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