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우 도축수 증가로 도매가 하락 예상
경기 불황에 소비 축소… 업계 손실 불가피
“사육 두수 조절·사료가격 인하 등 이뤄져야”

충남 홍성의 한 축산업자가 소를 돌보고 있다. 사진=김지현 기자
충남 홍성의 한 축산업자가 소를 돌보고 있다. 사진=김지현 기자

[충청투데이 김지현 기자] 지난해 럼피스킨병으로 고통받았던 축산업계의 시름이 올해 더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우는 과도하게 공급되는데, 경기 불황으로 한우 소비는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 나와 축산농가에선 손실을 피하기 어렵다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3일 한국농촌연구원이 공개한 한육우 관측보를 살펴보면 올해 도축되는 한우는 약 97만 5000마리로 추정된다.

지난해 94만 3000마리의 한우가 도축된 것과 비교하면 3.3%가량 증가한 수치다.

2022년 사육두수가 증가하면서 출하를 앞둔 소들이 증가하면서 올해 한우 도축 수 증가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우 도축 수가 증가하면서 과도하게 시장에 한우가 공급되고, 도매가격 하락이 예상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11월 기준 한우 도매가격은 1㎏당 1만 8439원으로 전년 대비 4.5% 하락했는데, 올해 한우 도매가격은 지난해보다 더 감소한 1㎏당 1만 7000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우 공급 증감에 따라 수급단계를 결정하는 ‘한우수급 단계’도 지난해에 이어 ‘심각’으로 유지돼 올해 한우 도매가격 하락이 지속될 전망이다.

여기에 경기 불황까지 겹쳐 한우 소비가 축소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축산농가의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게 축산업계의 주장이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역대 최대 규모의 한우 도축 수와 고금리·고환율이 겹치며 축산업계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수급 안정을 위한 사업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한우 공급 과잉 상황에 충청권 최대 축산 단지인 충남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충남 홍성의 한 축산업자는 "지난해 럼피스킨병 발병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올해에도 한우 도축 두수 증가 소식에 암울하다"며 "정부 차원의 사육 두수 조절과 한우 소비촉진 캠페인 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축산업계에선 축산농가 손실을 당장 줄여줄 수 있는 사룟값 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규옥 전국한우협회 대전세종충남지회장은 "소득이 크게 줄어들 걸로 예상되는 상황에 축산업자들은 남은 소들의 사룟값이 당장 부담될 수밖에 없다"며 "사룟값을 내려주는 등 축산농가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wlgusk1223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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