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회 대전지부 등 29일 독립전쟁 역사부정 규탄 기자회견
지역 정관계 인사들도 비판 가세

광복회 대전지부와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대전 모임 회원들이 29일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안장된 국립대전현충원 독립유공자 3묘역에서 독립전쟁 역사부정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경찬 기자
광복회 대전지부와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대전 모임 회원들이 29일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안장된 국립대전현충원 독립유공자 3묘역에서 독립전쟁 역사부정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경찬 기자

[충청투데이 박영문 기자] 최근 국방부, 육군사관학교 등에 설치된 고 홍범도 장군의 흉상 이전 추진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충청권에도 그 파장이 미치고 있다.

홍범도 장군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단체는 물론 지역 정관계 인사들까지 흉상 이전에 대해 거센 반발에 나서면서다.

광복회 대전지부와 홍범도 장군 기념사업회 대전모임은 29일 국립대전현충원 독립유공자 3묘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역사를 왜곡·부정해 정치적 이익을 챙기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2021년 카자흐스탄에서 봉환된 홍범도 장군의 유해는 대전현충원에 안장돼 있다.

이들은 이날 “국방부가 공산당 가입을 문제 삼는 홍범도 장군은 의병을 일으켜 왜군과 37회의 전투를 벌였고, 봉오동과 청산리에서 승리를 일궈낸 대한독립군 총사령관”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해주에서도 오직 독립을 위해 헌신한 홍범도 장군의 공산당 입당은 이념보다 중요한 조국의 독립을 위해서 였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1962년 박정희 대통령이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하고 2016년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우리 해군의 잠수함에 홍범도 이름을 붙이며 추앙하더니 공산주의자라며 짓밟는 행위야 말로 천벌 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독립전쟁에서 가족을 모두 잃고 이역만리 카자흐스탄에서 조국의 광복을 보지도 못하고 돌아가신 장군의 삶을 이념의 잣대로 짓밟지 말라”고 덧붙였다.

지역 정관계 인사들도 잇따라 홍범도 장군의 흉상 이전 추진에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상민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대전 유성 을)은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 “그야말로 넋나간 짓”이라며 “오늘날 한국 국군의 뿌리라 할 수 있는 대한 독립군과 광복군의 역사적 의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지금 당장 철회할 것과 이를 추진하려는 자들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특히 국민의힘 소속인 김태흠 충남지사도 SNS를 통해 “역사논쟁, 이념논쟁이 목불인견(目不忍見)” 이라며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움직임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홍범도 장군은 조국을 위해 타국만리를 떠돌며 십전구도(十顚九倒)했던 독립운동 영웅”이라며 “6·25전쟁을 일으켰던 북한군도 아니고 전쟁에 가담한 중공군도 아닌데 철 지난 이념논쟁으로 영웅을 두 번 죽이는 실례를 범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영문 기자 etouch8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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