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문인탄생백주년기념전-당신의 100년, 나의 100년’ 기획전 개막
1923년 출생 한성기·박희선 시인·원종린 수필가 삶·문학세계 재조명
[충청투데이 조정민 기자] 100년의 시간을 기록한 전시가 대전문학관에서 열린다.
대전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대전문학관이 올해 두번째로 ‘대전문인탄생백주년기념전-당신의 100년, 나의 100년' 전시를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1923년에 태어난 대전의 대표 문인, 한성기 시인·박희선 시인·원종린 수필가의 탄생 백주년을 맞아 이들의 삶과 문학세계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1923년은 일제의 탄압 속에 사회적 혼란을 겪었던 시기이다. 특히 자유가 억압된 세계에서 예술가적 기질을 가지고 태어난 문인들에게 글을 쓴다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 작업이었다.
이은봉 대전문학관장은 “이들에게 시를 쓰고 수필을 쓰며 창작 활동을 이어나간다는 것은 녹록지 않은 세계에 대한 외침이었고 끓어오르는 에너지의 표출이었으며 때로는 적막한 어둠 속에서도 보이지 않는 출구를 찾아 헤매는 외로운 싸움의 기록이었을 것”이라며 “전시실 곳곳에 소개된 작가들의 작품과 이들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저서·유품 등에는 창작에 대한 열망과 어려웠던 시기를 살아내야했던 한 개인의 내적 갈등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그대로 표현 돼 있다”고 말했다.
전시를 통해 소개된 문인들은 특별한 삶의 이야기를 지닌다.
한성기 시인은 함경남도 출생으로 분단의 아픔을 직접적으로 겪었던 인물이다. 젊은 시절에는 아내와의 사별을 경험하기도 했는데, 작품 속에는 그의 굴곡진 인생이 그대로 형상화돼 있다.
독립운동가로도 활동했던 박희선 시인은 일제에 대한 투쟁 끝에 희생된 옛 동지들을 추모하는 문장을 시집에 담고 있다.
그의 작품은 민족의식과 함께 불교적인 색채를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원종린 수필가는 젊은 시절 학도병으로 징집된 후 망명 모의를 하다 발각돼 옥고를 치렀으며 이러한 경험은 그의 수필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이번전시를 기획한 대전문화재단 관계자는 “전시를 통해 소개해드리는 세 분 작가 모두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이라는 사회적인 아픔을 그대로 관통하는 삶을 살았는데 이러한 독보적인 체험이 결과적으로는 대전 문학, 나아가서는 한국 문학을 이끌어나가는 원동력이자 문학에 대한 열정의 근원으로 작용했다”며 “1923년부터 시작된 100년이라는 공통된 시간이 3인 작가에게 비슷하게 또는 다르게 작용되는 공통과 차이의 발견이 이번 전시를 보다 흥미롭게 감상하는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시는 내년 2월 29일까지 계속되며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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