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인터뷰] 강대식 충북문인협회장
충북 각 시군 11개소에 지부 설립
정회원 약 550명 왕성하게 활동 중
임원진 교류 확대 등 5개 사업 추진
행사 공유·화합 분위기 만들고 싶어
고등학생 때부터 시 쓰며 재능 키워
지역 문화 관련 활동 다양하게 펼쳐
청주에 문학관 하나 없어 마음 아파
청주시장이 건립에 관심 가져줬으면

강대식  충북문인협회장
강대식  충북문인협회장

[충청투데이 김진로 기자] 까까머리 고등학생 때부터 시(詩)를 즐겨쓰던 한 소년이 있었다. 대학에 입학한 후 그는 교지 신춘문예에 당선 되면서 재능을 인정받았다. 자신감이 붙은 그는 타자기로 타이핑한 자신의 시에 선배의 삽화를 더한 시화작품을 만들어 졸업하는 친구들에게 선물을 하기도 했다. 그 소년이 성장해 지금은 충북지역에서 문화 관련 활동을 왕성하게 펼치고 있다. 왕성한 활동 만큼이나 그를 따라 다니는 수식어도 많다. 사진작가, 수필가, 시인, 법학박사, 청주문화원 부원장 등 어림잡아도 다섯 손가락이 모자랄 정도다. 그런 그가 최근에 중책 하나를 더 맡았다. 충북문인협회를 대표하는 수장에 오른 것. 주인공은 강대식 제29대 충북문인협회장이다. 그의 나이는 60대이지만 여전히 내일이 더 기대되는 열정 넘치는 젊은 청춘이다. 강 회장을 만나 충북문인협회 운영 방침 등을 자세히 들어봤다. <편집자 주>

-충북문인협회장 취임 소감은.

"먼저 67년의 역사를 가진 충북문인협회의 제29대 회장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되어 어깨가 무겁기도 하고,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선배 회장님들이 이루어 놓은 업적에 누를 끼치지 않으면서 보다 발전하고 화합하며 생동감있게 살아있는 충북문인협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충북문인협회는 어떤 단체인가.

"1957년 1월 24일 충북문학인 24명이 주축이 돼 음악·미술·연극인 24명과 함께 충북문화인협회를 결성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당시는 청주와 충북이 일원화된 형태의 조직이었다. 현재 충청북도 내 각 시군 11개소에 각 지부가 설립돼 있다. 정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회원수만 약 550명에 이른다. 이들 회원들이 지역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협회의 조직은 회장을 위시해 당연직 부회장 포함 13명이다. 또 사무국장을 중심으로 한 사무국과 7개의 시, 시조, 수필, 소설, 아동. 평론, 낭송분과위원회, 편집위원회와 홍보위원회로 조직돼 있다."

-충북문인협회 운영 계획은.

"도내 시군지부 임원진의 교류 확대 등 5가지 사업을 임기동안 추진할 계획이다. 첫 번째는 각 지부임원들과의 교류 확대다. 이 사업은 문인협회 화합을 위해 시군지부 임원진 간이라도 월례회나 분기 모임을 추진해 각 지부들이 하는 행사를 공유하고, 서로 참석하는 등 화합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노력을 하고 싶다. 둘째는 충북문학에 원로작품 코너를 신설하고 싶다. 시간이 지나면 누구나 원로가 된다. 말로만 원로 문인을 배려할 것이 아니라 원로 문인들을 더 우대하고 존중하는 문인협회의 전통을 세워나가는 노력을 할 때 우리 스스로 우리의 존재감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세번째는 문학인 자서전 추진이다. 우리 문학인 스스로 자신에 대한 기록은 자신이 만들자는 것이다. 작고 문인전집을 만들 때면 그분에 대한 기록이 전무해 제대로 이력을 적지 못했던 적이 있다. 후대 문인들이 같이 문학활동을 하다가 작고해도 그분에 대한 실체적 이력을 전혀 알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는 당장이 아니더라도 영원토록 이 땅에서 문학인으로 살아간 흔적을 제대로 만들어 놓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네번째는 문학기행을 추진해 보고자 한다. 문인협회 전 지부 회원들이 함께할 수 있는 문학기행 행사가 없었다. 여건이 만들어지면 1년에 한 번이라도 함께 문학기행을 다녀올 수 있도록 시도해 보고 싶다. 그리고 마지막 다섯 번째는 지역 인쇄소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것이다. 이유는 많은 회원들이 매년 수많은 책자를 발간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다. 출판사마다 비용도 제각각이다. 그래서 권역으로 나눠 우리 회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인쇄소와 MOU를 체결해 저렴한 비용으로 수준 높은 책자를 발간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만들어 보려고 한다."

-충북문인협회와 인연이 된 계기는.

"내가 글을 처음 쓰게 된 동기는 고등학교 시절 문예반 3년을 거치면서 시를 끄적이던 것이 계기가 된 듯하다. 대학 법학과에 입학한 후에도 나름대로 열심히 시를 썼던 것 같고, 교지 신춘문예에 응모해 당선도 되고, 그런 것들로 인해 졸업할 때쯤 타자기로 직접 타이핑하고 선배님이 삽화를 그려 넣은 것을 복사 제본해 동료들에게 졸업 선물로 나눠 주었던 것이 시를 친숙하게 접하게 했다. 이후 1994년에 첫 시집 ‘새로운 잉태를 희구하는 마음으로’를 출판했다. 그러다가 사진을 배우게 되면서 차츰 글을 쓰는 것이 멀어졌었는데 2014년경 충북대학교 김홍은 교수님을 만나면서 수필을 배우게 됐다. 이후 다시 글을 쓰는 추진력을 얻게 된 것 같다. 그러면서 청주문인협회에 가입해 협회 일을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인연을 맺게 됐다."

-등단 시기와 저서는.

"등단은 ‘푸른솔문학’ 2015년 여름호 수필 ‘가창오리 군무’외 1편으로 등단했다. 그 후 한국예술단체총연합회에서 발간하는 ‘예술세계’ 2018년 하반기에 수필 ‘음악회에서 만난 아버지’, 2019년 상반기 시 ‘선암매’로 등단했다. 출간한 책 중 시집은 새로운 잉태를 희구하는 마음으로(1994년), 별목련(2020년)이 있다. 기행수필집은 차마고도에서 인생을 만나다(2015년), 인도라다크 힐링여행(2017년), 수필집은 예담촌의 춘하추동(2018년), 음악회에서 만난 아버지(2022년)가 있다. 사진집도 3편 출간했다. 이중 2011년 첫 번째 개인 사진전시회를 ‘늘솔’이라는 주제로 소나무 사진전시회를 개최한데 이어 ‘솔내음’ 등 주로 소나무를 주제로 한 사진전을 하면서 소나무 사진작가로도 불린다."

-사진의 매력은.

"사진을 시작한 지 30년이 넘은 것 같다. 처음 사진을 접한 것은 30년 전 ‘골드스타’라는 줌 카메라를 선물 받고 혼자서 사진을 찍다가 서원대 평생교육에서 김운기 선생님을 만나 사진을 배워 본격적으로 사진에 입문했다. 그렇게 사진을 배워 사진작가협회에 가입도 했고, 현재 충청북도 사진대전 초대작가로 활동 중이다. 사진은 파인더를 통해여 보여지는 것 이외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촬영해 낼 수 있고, 새로운 사물을 담아 둘 수 있다. 그 속에 찰나의 순간이 포착돼 있는 것을 보면서 희열을 느끼게 된다. 사진은 매 순간, 매 계절 같은 것이 없다. 늘 변화하는 것을 촬영할 수 있어 그런 매력 때문에 출사 길이 언제나 즐겁고 설레인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청주에 문학관이 하나 없다. 선거가 있을 때마다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출마하는 사람들이 공약으로 매번 문학관을 만들겠다고 약속하지만 85만명이 사는 청주에 문학관이 하나 없다는 것이 마음 아프다. 청주시장이 문학관을 만드는데 관심을 기울여 주었으면 좋겠다. 예술인들을 위한 지원의 폭이 확대됐으면 좋겠다. 지난해에 비해 올해 문화예술분야 지원금이 10% 이상 삭감된 것으로 안다. 문화예술은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기초이고, 국민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원동력이다. 단순하게 계산기를 두드려서 예산을 책정하는 것도 이해하지만 우리 국민들의 삶을 풍요롭고 아름답게 하는데 노력하고 있는 예술인들의 고통도 배려해 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문학인들이 사회를 풍성하게 하고 국민들의 마음의 양식을 살찌우는데 필요한 우수한 문학작품을 많이 발표해 그것이 자양분 되어 사회가 밝아지도록 힘써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진로 기자kjr604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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