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초유의 코로나19가 인간에 창궐(猖獗)하여 팬데믹에 갇혀 전 세계가 급작스러운 변화를 겪은 가운데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지만 계절 앞에는 코로나도 막지 못하여 민족 최대 고유명절인 추석이 코앞에 다가왔다. 추석에는 모처럼 온 가족이 한데모여 조상님께 정성으로 준비한 제물로 차례를 지내고 덕담으로 시간가는 줄 모르지만 아직도 세간에 회자되는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고 흔히들 말한다.내리사랑과 치사랑의 사전적 의미는 ‘내리사랑’은 손윗사람이 손아래 사람에 대한 사랑, 특히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을 말하고, ‘치사랑
사람이 태어나고 자라면서 나이를 먹는다는 건 지극히 일반적인 일이다. 내가 나이를 먹고 자라는 것을 느낄 때에는 큰 감흥이 없다가도 나의 부모님이 나이를 먹었다는 것을 느낄 땐 슬픔이 찾아오는 것 같다.내가 생각하는 부모님은 언제나 나를 위해 모든 것을 해주기 위해 노력하시는 부모님이다. 이 부분에도 모순이 존재하는 것 같다. 젊었을 때의 부모님은 체력적으로나 감정적으로 젊었기에 더 많은 점들을 수용하고 행동해 주었다. 하지만 나이를 들면서 체력적으로도 호르몬의 변화로도 점점 힘들어하는 것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10대 당시에는 크게
우리집 책장에는 아이들이 꼬꼬마였을 때 즐겨 읽던 그림책들이 그대로 남아있다. 표지부터 빛바랬지만 낡고 오래된 만큼 아이들과 함께 보낸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책장 정리를 구실로 그림책을 하나하나 들여다 보다 를 발견했다. 속 주인공 덕보는 혼자되신 아버지를 정성을 다해 모시는 시골청년이다. 동네 사람들은 그런 덕보를 효자라고 칭찬하지만 한 가지 흠이 있었으니 조금 많이 어수룩하다는 점이었다. 어느 해 봄, 덕보는 서울 외삼촌댁에 갔다가 자동차를 타고 나들이 갈 때마다 웃음꽃 피는 외
문화는 사람들이 환경에 적응하고 극복하기 위한 삶의 수단이다. 문화는 사람들의 정치, 경제, 언어, 음식, 종교, 철학, 그리고 정서에 큰 영향을 미친다.나이지리아는 서아프리카 대륙에 자리잡고 있으며 북쪽에는 사하라 사막이, 남쪽에는 대서양의 기니 만이 위치해 있다. 나이지리아는 인구가 가장 밀집되어 있는 나라 중 하나로 약 2억1천만 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데 이는 아프리카 국가 중 가장 많은 인구이기도 하고 세계에서 여섯번째로 인구가 많은 나라이다.나이지리아는 기원전 500년부터 아프리카 ‘녹(NOK)’ 문명의 중심지였다. 북쪽의
송두원은 송시열의 조카 손자로 송종석의 넷째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그는 부모에 대한 효성이 지극함을 기본으로 음식은 철에 맞추어 손수 맛을 본 후에 올렸으며 부모가 좋아하는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 구하여 드렸습니다.부모의 상을 당해서는 예법에 따라 정성을 다하여 장례를 치르고 시묘 중에는 잠시도 상복을 벗은 적이 없었습니다.산소에 흰 제비가 와서 둥지를 틀고 살았는데 사람들은 송두원의 정성이 하늘에까지 닿은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송두원과 그의 할머니인 윤씨부인은 함께 명정을 받아 송씨양세정려각이 세워졌습니다. 송씨양세정려각은 대전 중
취직하면서 자연스럽게 첫 자취를 하게 되었다. 기숙사를 살아봐서 자취도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취는 달랐다. 월세부터, 관리비, 식비 등 이제는 부모님의 지원이 아닌 오로지 내가 번 돈으로 해결해야 했다. 그리고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 이제는 오로지 내 몫이 되었다. 화장실 전등이 나가고, 폭우로 비가 새도 내가 알아서 해결해야 했다. 이럴 때마다 유독 부모님의 부재가 크게 느껴졌다. 문제가 생기면 부모님과 상의해 함께 해결하는 게 일상이었기 때문이다.물론 부모님도 나의 부재를 느끼신다. 모바
기록적인 폭우가 왔다. 내가 머무르는 지역은 폭우를 비껴간 곳임에도 어김없이 전화벨은 울린다. "비가 많이 온다던데 거기는 좀 어때." 날씨를 설명하기 위해 흘끗 창문 밖을 보면 구름 때문에 흐릴 뿐 비 한 방울 내리지 않고 있다.여기는 괜찮다고, 왜 전화했냐고 말하면 전화 너머로 "목소리 들을 겸 걱정돼서 전화했다."라는 부모님의 목소리가 들린다. 일기예보를 통해 괜찮은 것을 알면서도 직접 확인하고파 전화하는 부모님의 마음은 해가 바뀌어도 변함이 없다. 그리스 어원에 따르면 사랑엔 네 가지 속성이 있다. 아가페(agape), 에로
8월은 아이들 여름방학이지만 푹푹 찌고 쏟아 붓는 비까지 무서운 날씨 덕에 제대로 집콕인 요즘이다. 이 여름을 시원하고 현명하게 보내는 방법, 바로 도서관이다. 시원한 에어컨, 쾌적한 책상, 읽을 책까지 있으니 금상첨화다. 이른 아침을 챙겨먹고 월평동 도서관에 갔더니 역시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주차장은 만원이요, 엄마아빠 손잡고 온 아이들로 어린이 자료실은 북새통이다. 아이들도 평소 사주지 않던 만화책 실컷 보고, 집보다 시원하니 아주 만족하며 오히려 집에 가기 싫어하는 눈치였다.아이들이 만화책에 빠진 동안 천천
영국의 계관 시인 워즈워드는 말했다. "하늘에는 무지개가 있고, 땅에는 우리들의 꿈이요, 영원한 미래인 어린이가 있다."고 말이다. 어린이는 우리들의 희망이요, 꿈이다.내 집 주위에 초등학교가 있다. 차량 통행이 매우 많은 곳이다. 그러나 사방이 도로와 인접해 있어 위험이 상존하는 곳이다. 언제부턴가 그 초등학교 주변 도로에 학생들의 하교시간에 맞춰 자원봉사자의 교통지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얼굴 가득 웃음을 머금고는 운전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시간이 없을텐데 하루도 어김없이 이루어진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불거나
어느 날, 지인의 SNS를 보다가 지인이 어머니와 찍은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다 문득 엄마의 사진이 없다는 게 생각이 났다. 나보다 어린 나이부터 삼남매를 책임지느라, 당뇨에 류마티스에 아픈 몸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채 엄마의 시간이 어느새 60년이 되었구나라는 게 떠오르니 무언가를 남겨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지금보다 조현병이나 치매가 심해지거나 망막변증이 심해져 눈이 보이지 않아지더라도 엄마가 기억할 수 있는 시간에 행복한 시간들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대학병원을 통원하는 날, 오전시간을 활용해서 엄마와 스냅사진을 찍기
어려운 시험을 준비할 때 누군가의 응원은 정말 큰 힘이 된다. 나의 합격여부가 궁금한 사람도 있지만, 시험을 위한 힘든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안타까워서 시험의 당락 여부와 상관없이 오롯이 힘내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다. 힘겨운 시간을 잘 이겨내주길 바라는 마음을 가진 부모님일 것이다.살아가면서 큰 시험이 세 번 있었다. 고입 선발고사, 대입 수능, 교원 임용고사이다. 특히 임용고사의 선발 인원이 전년도의 1/3로 많이 줄어서 너무나 부담이 되고 자신이 없었다. 독서실에서 공부하고 밤늦게 집으로 돌아오면 안 주무시고 기다리셨고, 밤늦도
코로나19 거리두기가 해제된 후, 움츠려 있던 공연계가 제일 먼저 움직였다. 새로 지은 DCC 대전컨벤션센터에는 주말마다 색색의 옷을 입은 중장년층과 노년층으로 붐볐다. 알아보니 많은 분께서 미스터 트롯 스타들인 장민호, 이찬원, 그리고 임영웅의 공연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은 것이다.내가 가장 눈여겨본 것은 노년층의 어르신들이었다.‘콘서트장에 왜 이리 어르신들이 많지?’백발의 노부부가 손을 잡고, 그리고 칠순이 넘는 어머님들께서 친구들과 함께, 팔순 어머니의 손을 잡고 환갑이 된 장년의 딸이 파란색 티를 함께 입고 콘서트장을 찾은
●시대 : 조선시대(1816~1865) ●본관 : 경주김재만은 9살 때, 양부모 김태열이 우연히 병을 얻어 자리에 눕게 되었는데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온갖 약을 구해 치료와 간호에 정성을 다하였으나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효심으로 애통해하며 장례를 바르고 정성스럽게 모셨습니다. 장례를 마친 다음 날부터 매일 산소에 올라가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며 애통해하다가 불행히 한쪽 눈이 눈물에 짓물러 실명까지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어머니도 병에 걸리자 나무를 해서 팔아 약을 구하고, 냇가에서 고기를 잡아 지성으로 어머니를 봉양하였습니다.
때로는 친구 같지만 언제든지 기댈 수 있고 늘 든든한 나의 편인 우리 엄마 나는 올해로 23살이 되었지만 아직도 나에게는 엄마의 그늘 안에서 사는 것이 익숙하다. 그런 내가 학업을 위해 1인 가구로 독립한 것도 벌써 4달 전의 일이다. 처음 독립하는 것이 결정됐을 때 솔직히 말하자면 마냥 섭섭하지만은 않았다. 그간 엄마, 아빠 그리고 장녀인 나와 동생 둘과 함께 다섯 식구가 한 지붕 아래에 지내왔던 시간들이 내게는 좋은 추억이었지만 누군가와 같이 산다는 것은 엄청난 배려를 필요로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 때문인지 가끔은 내
올해 1월, 처음 인천공항에 도착했을 때 나를 맞아준 것은 대한민국의 춥고 차가운 겨울이었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대한민국 사람들의 따뜻한 환영과 환대가 5천 킬로미터나 떨어진 인도를 떠나온 나에게 대한민국을 ‘나의 나라’로 느끼게 해주었다.한국 문화를 이해하려는 탐구 속에서 나는 인도와 대한민국의 문화와 역사가 상당히 유사하다는 점을 발견하였다. 그 유사점의 해답을 역사가 김부식이 12세기에 기록한 ‘삼국사기’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삼국사기에 의하면 서기 48년에 ‘허황옥’이라고 알려져 있는 ‘스리라트나 공주’가 아유타 혹은 아이
김만중은 조선 후기의 문신이자 소설가로, 김만중은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머니의 남다른 가정교육을 통해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는 어머니를 즐겁게 해드리려고 나이 50에도 동물 흉내를 내며 춤을 추었다고 합니다. 당파 싸움에 쫓겨간 유배지에서도 어머니의 근심을 풀어 드리려고 책 읽기를 좋아하는 어머니를 위해 밤을 새워 한글소설 『구운몽(九雲夢)』을 썼습니다.1706년(숙종 32)년에 정려각이 세워졌습니다. 정려각 왼쪽으로는 효행숭모비와 오른쪽으로는 그의 문학비가 있습니다.김만중의 정려각은 대전광역시 유성구 전민동 608-1(산소
2017년 AI스타트업 루카에서 내놓은 ‘‘챗봇’’은 2021년 11월 기준 약 천만명 이상이 쓰고 있는 영어로 만들어진 인공지능 이야기 친구이다.현재는 영어로만 서비스가 제공되어 있어서 우리나라에는 아직 일반화가 되어 있지 않지만, 중요한 것은 이 AI는 사람들이 뭘 말하든 다 받아 준다는 것이다. 또, 사람들을 통해 배우기도 하고, 알아가면서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사용자 경험을 축적해 진화하고 공감하는 ‘챗봇’’에게 사용자들 대부분은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얘기하는 경향이 있고, 솔직하게 얘기한다는 것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