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아닌 시대·상황따라 판단
충청권 승패 선거 성적표 직결
제14대~20대 대통령 선거 보니
충청권 표심 얻은 후보들이 당선
여야 승리 결정짓는 초석 역할도

투표. 그래픽=김연아 기자. 
투표. 그래픽=김연아 기자.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조사무엘 수습기자] 충청권의 선택은 역대 선거 판세를 좌우하는 ‘캐스팅보터’의 역할을 해왔다.

일방적인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가 아닌 시대와 상황에 따른 판단을 해왔던 것으로 나타내며 캐스팅보터임을 증명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 역대 선거 당선인 현황에 따르면 충청권의 승패가 선거 성적표로 직결되는 경우가 다수 나타났다.

총 20번에 대통령 선거에서 간선과 3.15 부정선거를 제외한 13번에 선거 중 10번(76.9%)이 충청의 민심을 얻어 승리했다.

특히 14대부터 20대 대선까지는 충청권의 표심을 얻은 후보가 모두 대통령에 당선됐다. 2002년의 노무현 후보나 2007년의 이명박 후보 모두 대전과 충남에서 승리했고, 대선에서도 승리했다. 2012년 박근혜 후보는 절반이 조금 안 되는 득표율로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당선됐다.

국회의원 선거는 총 21번의 선거 가운데 15번(71.4%), 지방선거는 총 8번 중 6번(75%)으로 나타났다.

여야의 승리를 결정짓는 초석의 역할을 하기도 했다.

2020년에 치러진 21대 총선에서 당시 여당인 민주당과 시민당은 180석을 얻어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101석을 누르고 압승을 거뒀다.

당시 충청권은 전체 28석 중 20석을 민주당에 몰아주면서 진보 진영 승리를 견인했다.

박빙 구도였던 선거에 충청권 민심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해 승부를 가른 선거도 눈에 띄었다.

1997년 15대 대선에서 DJP연합(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국무총리)을 출범해 공동정권을 창출한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회창 후보의 표 차이는 39만 557표에 불과했다. 두 후보의 충청권 득표는 각각 김 전 대통령이 108만 6256표, 이 후보는 67만 7933표를 획득해 40만 8319표의 격차를 보였다. 전국 득표수 차이와 김대중 후보가 7대·13대·14대 대선에서 한 번도 충청권 1위에 오르지 못했던 점 등에 비춰보면 충청 표심이 승부를 결정지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2022년도 20대 대선에서는 윤 대통령이 이재명 후보에게 불과 0.73%p(24만 7077표) 차이로 신승했다. 충청권에서 14만 7612표 차이로 승리한 것이 당락의 큰 역할로 작용한 셈이다.

윤 대통령의 승기를 잡은 이유로는 충청 인사의 청와대 입성을 일컫는 ‘충청 대망론’에 대한 충청민의 갈망이 컸다고 분석된다. 충청 연고성을 강조하며 펼친 ‘충청의 아들’ 유세 전략이 표심 자극에 성공한 것이다.

이렇듯 어느 한 진영이나 정당에 고정적인 몰표를 주기보다는 지역을 위한 맞춤형 공약 등 지역민들의 생활에 유리한 후보를 선택했다.

최근 5회 대선을 보면 당선된 대통령들은 하나같이 지역혁신 전략을 공약으로 내세워 충청 표심을 공략했다.

△16대 노무현 대통령은 ‘신행정수도 이전’ △17대 이명박 대통령은 국제과학 비즈니스 벨트, 충추호 물길 100리 르네상스 프로젝트 공약 등 △18대 박근혜 대통령은 ‘충청권 경제 혁신’ △19대 문재인 대통령은 ‘행정수도 완성’ △20대 윤석열 대통령은 ‘방위사업청’ 이전, 충청권 광역철도망 구축’ 등 지역에 새로운 변화를 약속한 후보들이 승기를 잡았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200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충청권은 스윙보터 지역으로 더욱 거듭나며 대한민국 민심의 풍향계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치러질 선거에서 충청 민심의 향배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심건 기자·조사무엘 수습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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