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시각으로 탐구하는 환경교육 여정<2>
스마트폰으로 시작하는 환경학습

고동우 강서초 교사·한국교원대 대학원 환경교육학과 과정 중
고동우 강서초 교사·한국교원대 대학원 환경교육학과 과정 중

[충청투데이 심형식 기자] 2019년, 초등학교 1학년을 갓 입학하는 딸아이에게 사준 손목시계형 키즈폰은 ‘우리 아이가 학교에 잘 도착했는지’, ‘방과 후에 집으로 잘 돌아오고 있는지’ 아빠의 걱정을 안심시켜 주는 물건 그 이상의 가치였다.

평소 나름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딸아이가 5학년이 되고부터 최신형 스마트폰을 가지고 싶다는 이야기를 종종 해왔다. 여러 고민 끝에 기존에 쓰던 3년이 되어가는 바형 스마트폰을 계속해서 사용하기로했다. 결정의 계기에는 ‘스마트폰이 우리에게 오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생각하기’가 있었다.

딸과 함께한 탐구는 스마트폰의 이면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스마트폰의 재료가 무엇인지, 그 재료는 어디에서 오는지, 그리고 누가 어디에서 만드는지 등등…’ 상상의 재료가 되는 질문을 만들고 답을 찾아본 결과, 최신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금속의 종류가 평균적으로 총 62종 이상이었다. 비금속을 포함하면 약 80종 이상의 원소가 사용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스마트폰을 우리 손안에 존재하는 작은 주기율표라고 이야기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많은 스마트폰의 재료는 어디에서, 누구에게서 오는 것일까. 62종의 금속 원소 중 하나인 콜탄을 예로 들면, 전 세계적인 스마트폰 사용량 증가와 함께 스마트폰의 필수재인 콜탄의 필요성과 가격이 자연스럽게 상승하며 채굴량도 많아지게 됐다. 안타까운 것은 딸 또래의 아이들과 수많은 콩고의 어른들이, 콜탄의 주 매장지인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자원을 채굴하기 위해 하루 12시간을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더 많은 생산을 위해 산림을 황폐화하고 있어, 고릴라의 서식지마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지금도, 약 1만 1703㎞ 떨어진 콩고에서는 스마트폰의 재료인 콜탄을 생산하기 위해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위험 속에서 살아가고 있고, 고릴라들은 서식지를 잃어가고 있는 중이다.

환경을 학습한다는 것은, 우리 삶 속 이면의 것들을 환경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앎과 실천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일상생활의 필수품이 된 스마트폰을 통해 숨겨진 이야기를 탐구해 보는 것은 그 자체로도 훌륭한 환경학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의 지식 한 스푼]
스마트폰 회로판 제작에 들어가는 콜탄은 스마트폰 1대당 0.02g 정도가 사용된다. 정확히는 콜탄을 처리해 생산한 탄탈륨의 양을 말하며, 탄탈륨이 재료인 콜탄의 전세계 매장량의 약 80%가 콩고민주공화국에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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