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시각으로 탐구하는 환경교육 여정<4>
고동우 강서초 교사·한국교육대 대학원 환경교육학과 과정 중

[충청투데이 심형식 기자] 학교 현장의 3월은 만남의 설렘과 긴장, 기대감과 걱정 속 관계의 점들이 모여 선과 면이 되고 공동체라는 구조물을 만들어가는 시작의 과정이다. 멋진 구조물이 완성되기 위해 재료들을 연결해주는 끈끈함이 필요하듯이, 공동체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관계와 관계를 연결하는 끈끈함이 필요하다.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일은 관계를 단단하게 엮어준다는 점에서, UN이 지정한 ‘세계 야생동식물의 날(3월 3일)’을 되새겨보는 것은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자세를 공고히 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

1970년대는 지구환경에 대한 걱정이 용솟음치던 시기였다. 1973년에는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동물종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이 조인됐다. 2013년 협약 40주년을 맞아 협약의 내용을 널리 알리기 위해 제정된 날이 ‘세계 야생동식물의 날’이다.

‘세계 야생동식물의 날’이라 하면 보통은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에 대한 안타까움이나 서식지를 잃어가는 북극곰 등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한 발 더 나아가 ‘생명의 감각과 그들이 지구와 삶을 느끼는 방식’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은 새로운 시각으로 생명 간의 다름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바다의 플랑크톤은 크릴에게 잡아먹힐 때 DMS라는 화학물질을 방출한다. DMS가 공기 중으로 확산되어 일정한 농도를 유지하게 되면 해초같은 냄새를 유발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느끼는 바다의 향기다. 우리는 일정 농도 이상의 DMS만 느낄 수 있다. 바닷새나 거북이는 낮고 미약한 농도의 DMS를 감지할 수 있으며, 이처럼 그들이 갖고 있는 후각 체계의 장점을 통해 먹이를 찾을 수 있다.

안타까운 것은, 우리 삶의 필수재인 플라스틱이 바다로 가게 되면, DMS와 유사한 냄새의 화학물질을 방출한다는 것이다. 바닷새나 거북이들은 DMS를 눈으로 보지 않고 냄새로만 구별하기에 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해 아픔과 소멸의 길로 나아가게 된다.

사람은 특유의 감각 체계와 개인의 느낌을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보기에, 타자가 느끼는 세상에 대해서는 피상적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우선, 타자 간의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의 다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궁극적으로 생명에 대한 배려와 존중으로 나아갈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오늘 내가 사용한 플라스틱의 분리 배출을 실천하며 지구상에 함께 살아가고 있는 다른 생명체들의 감각체계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그 경험들이 결국 더불어 살아가는 더 나은 세상을 직조해가는 소중한 발걸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오늘의 지식 한 스푼>

바닷새와 거북이가 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하게 되는 이유로서 과학적으로 널리 인정받고 있는 가설이 ‘냄새’다. DMS는 디메틸설파이드라는 화학물질의 약어이며, 탄소와 수소 및 황으로 이루어진 유기성 화합물질이다. 또 다른 유기성화합물질인 플라스틱과 냄새가 유사하기에 바닷새와 거북이가 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하게 되는 근본적인 이유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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