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시각으로 탐구하는 환경교육 여정<6>
고동우 강서초 교사·한국교육대 대학원 환경교육학과 과정 중

▲ 아이들과 함께한 지구의 날 활동.

[충청투데이 심형식 기자]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과 성장의 순간들을 함께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은 교사인 나에게 큰 기쁨 중 하나다. 가르침과 배움은 몸과 마음처럼 연결되어 있기에 아이들을 통해 오히려 내가 배우고 성장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한번은 우리 반 아이들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얘들아, 환경학교란 어떤 학교일까?" 학교 환경교육에 들였던 노력만큼 실천을 고민하던 시기에 한 아이의 당연하다는 듯한 대답은 나를 공명시켰다. "환경학교는 환경을 보호하는 학교 아닌가요?"

환경학교가 되기 위해 고민만 하며 주저하기보다 ‘현재 우리 삶 속에서 할 수 있는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학교가 먼저 되어야겠구나!’라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그렇게 아이들과 1년간 다채로운 환경교육을 실천할 수 있었고,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이 이맘때쯤 가정과 연계해 진행했던 지구의 날 소등 행사였다. 캠페인 이름은 ‘지구하자~!’로 정해졌고, 우리학교의 큰 자랑거리인 학생자치 전교어린이회 주도로 캠페인 홍보 포스터 제작부터 참여가정 기념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학생의 손으로 준비했다.

교실에서는 지구의 날이 생기게 된 계기부터 CO2(이산화탄소)의 과도한 배출로 인한 지구 온난화의 현 상황, 에너지 절약이 지구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 우리 삶의 습관 등을 알아보는 수업 활동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그들이 꾸민 피케팅을 가지고 가정에서 실천 모습을 사진으로 촬영하여 학급 홈페이지에 탑재하는 것이 미션으로 주어졌다.

학교 교육이 가정에서 지역사회로 점차 확대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내심 많은 아이가 참여해 주길 기대했는데, 예상을 뛰어넘어 거의 모든 가정에서 활동 인증사진을 탑재해 줘 놀랐다. 부모님들과 아이들이 쓴 소감은 더욱 의미있었다. ‘아이와 함께 산책 중이었는데 저녁 7시 50분이 되니 빨리 집으로 들어가서 캠페인에 참여해야 한다는 아이를 보면서 보람을 느꼈어요, 아이를 통해 지구의 날을 알게 되었어요, 앞으로 에너지 절약에 더욱 동참하겠습니다, 가정에서 함께 실천할 수 있는 환경 관련 활동이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등의 매우 긍정적인 답변을 확인할 수 있었다.

1학기를 마무리하는 교육과정 평가회 설문조사에서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 모두 가정과 연계하여 함께 진행했던 지구하자~! 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는 학교 교육 활동으로 선정됐다.

직접 경험을 통해 체득한 지식은 더 오래, 더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게 해준다. 우리 아이들이 지구의 날을 맞아 실천했던 소중한 경험들이 홀씨가 되어 가정과 사회에 꽃을 피우고, 나아가 보다 나은 환경을 만들어갈 수 있는 선한 영향력을 가진 어른으로 성장해 가길 기대해 본다.

오늘의 지식 한 스푼

지구의 날은 1969년 켈리포니아 산타바바라에서 있었던 기름 유출 사고를 계기로 1970년에 지구의 날 선언문을 발표하고 행사를 주최한 것에서 비롯된 기념일이다. 2024년은 지구의 날 54주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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