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도 외부인 현금 갈취 사건 발생
전교조, 전담 경찰관 등 대책 마련 촉구
경찰 "현행 제도 성격 달라 결정 어려워"

4일 오전 10시 3분께 대전 대덕구 한 고등학교에서 20∼3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40대 교사를 흉기로 찌르고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해당 고등학교에 붙어있는 '학교안전지대' 푯말. 2023.8.4 사진=연합뉴스.
4일 오전 10시 3분께 대전 대덕구 한 고등학교에서 20∼3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40대 교사를 흉기로 찌르고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해당 고등학교에 붙어있는 '학교안전지대' 푯말. 2023.8.4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김성준 기자] 최근 대전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피습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학교에 전담경찰관을 배치하는 등 안전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7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20대 남성 A씨는 지난 4일 오전 9시 24분경 대전 대덕구의 한 고등학교에 침입해 40대 교사 B씨의 복부 등을 흉기로 7차례 찌르고 도주했다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주거지 인근 병원에서 조현병과 우울증 진단을 받았지만 입원하거나 치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고등학교 재학 당시 안 좋은 기억이 있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지만 이에 대해 그의 가족은 참고인 조사 과정에서 ‘망상’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에서는 지난 5월에도 외부인이 학교에 침입해 범죄를 저지르다 경찰에 붙잡히는 사건이 있었다.

50대 남성 C씨는 지난 5월 대전 중구의 초등학교 4곳을 찾아가 교장을 상대로 20여만원을 갈취해 경찰에 붙잡혔다. C씨는 여성 교장이 있는 초등학교들을 찾아가 교도소 출소증을 보여주며 협박해 돈을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C씨는 교장실에 들어갈 때까지 별다른 제지를 받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잇따른 사건으로 학교 안전망의 취약점이 드러나면서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초등생 두 자녀를 둔 박모(42) 씨는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학교에서조차 끔찍한 일이 일어나 아이들을 등교시키기 불안하다"고 말했다.

교육계는 취약한 학교 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해 학교마다 전담 경찰관을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학교전담경찰관 제도는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범죄·비행 노출 위기청소년 관리 등을 위해 2012년 도입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지부는 최근 성명서를 통해 "그동안 유럽이나 북미권 학교에 경찰이 배치돼 있는 것처럼 교육활동 보호와 학교 구성원의 안전을 위해 학교 전담 경찰관 배치를 요구해왔다"며 "학교가 무분별하게 개방돼 있고, 외부인이 침입해 안전을 위협하는 현실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대전교육청 역시 학교 전담 경찰 확대를 위해 대전경찰청에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경찰은 교육계에서 요구하는 제도와 현행 전담 경찰관 제도의 성격이 달라 시행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교육계에서 요구하는 유럽형 학교 전담 경찰관 제도는 현재 한국에서 운영 중인 학교 전담 경찰관 제도와 본질적으로 다르다"며 "유럽형 학교 전담 경찰관 제도의 도입 여부는 경찰청과 관련 부서의 정책적 판단으로 결정될 사안"이라고 말했다.

정책이 뒷받침돼도 제도를 시행하기 위한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 대전 6개 경찰서 학교 전담 경찰관은 29명에 불과하다. 2021년에 비해 3명 줄어, 현재 경찰 1명당 학교 10.6곳을 담당하고 있다.

전교조 관계자는 "학교 입구에 경찰관과 보안관 배치 등 학교 안전을 위한 예산과 인력 확충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성준 기자 junea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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