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롯데마트에 이어 이마트도 판매 동참
‘골목상권 침해 논란’ 통큰치킨 때와 분위기 딴판
일각에선 한정판매 미끼상품 불과하다는 의견도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대형마트의 ‘반값 치킨’ 열풍이 불고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의 브랜드 치킨값이 2만원을 훌쩍 넘으면서 소비자들은 무더위에도 저렴한 치킨을 구매하기 위해 ‘오픈런’도 불사하는 모습이다.

19일 대전의 한 대형마트 앞에는 마트가 문을 여는 오전 10시 무렵, 대기줄은 이미 100m 가까이나 늘어서 있었다.

대부분 치킨을 구매하기 위한 소비자들이다.

대전 서구에 거주하는 주부 A 씨는 “치킨은 남녀노소 좋아하는 대표적인 간식거리인데 배달 한 번 시켜 먹으려면 3만원 가까운 비용이 들어 부담스러웠다”며 “대형마트에서 5980원에 치킨을 판매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9시부터 줄을 섰다”고 말했다.

10시가 되자 대형마트의 안내 요원이 번호표를 나눠주기 시작했고, 군데군데 탄식이 흘러 나왔다.

이날 마트에서 오전에 판매하는 치킨은 45마리로 줄을 섰던 인파의 반 이상은 번호표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후 번호표를 받은 소비자들 중 일부는 마트의 치킨 판매 코너로 향했고, 곧 이어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치킨 조리과정 등의 이유로 오전 11시 30분부터 치킨 구매가 가능한 탓.

주부 B 씨는 “1시간 이상을 더 기다려야 치킨을 살 수 있을 줄 알았으면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기다리는 시간만 3시간에 육박한다.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어차피 장은 봐야 되니까 필요한 물건을 구매한 후 치킨을 사 가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대형마트의 치킨 열풍은 ‘시간 낭비’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소비자들이 열광하고 있는 이유는 프랜차이즈 업계의 연이은 가격인상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요식업계의 최근 2년간 평균 영업이익률이 8.5% 수준인 반면 프랜차이즈 치킨 업체의 영업이익률은 최고 32.2%에 달했다.

업체들은 원재료 가격 인상과 가맹점 수익성 개선 등을 이유로 연이어 치킨 가격을 올렸고 코로나19 이후 배달비용까지 추가되면서 소비자들이 납득하기 힘든 부담만 커진 것이다.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은 인건비도 빠듯하다며 치킨 원가 논쟁까지 거세졌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러한 대형마트의 반값 치킨은 한정된 수량만 제공하는 탓에 소비자들을 유인하기 위한 ‘미끼상품’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대형마트 측은 최근 고물가 상황 속에서 물가안정과 온 가족이 즐겨찾는 외식 먹거리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려는 것으로 10여년전 ‘통큰치킨’이 골목상권 침해라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철수했던 상황과 다르게 ‘당당히’ 맞서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대형마트 관계자는“마트에서 대량 구매로 닭의 매입 가격을 낮췄고 매장에서 직접 조리, 유통마진을 최소화한 덕에 저렴한 가격으로 치킨을 판매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의 한 대형마트에서 문을 열기 전부터 줄 서 있는 소비자들에게 안내 요원이 번호표를 교부하려고 하는 모습. 사진=권혁조 기자.
대전의 한 대형마트에서 문을 열기 전부터 줄 서 있는 소비자들에게 안내 요원이 번호표를 교부하려고 하는 모습. 사진=권혁조 기자.
대전의 한 대형마트가 문을 열기 전부터 소비자들이 줄 서 있다. 사진=권혁조 기자.
대전의 한 대형마트가 문을 열기 전부터 소비자들이 줄 서 있다. 사진=권혁조 기자.
대전의 한 대형마트에서 치킨을 구매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권혁조 기자
대전의 한 대형마트에서 치킨을 구매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권혁조 기자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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