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최고기온 벌써 34도까지 올라
무더위쉼터 경로당 삼삼오오 모여
그나마 더위 피할 효자노릇 톡톡히
독거노인 등 선풍기 하나로 버텨
청주시 "더위취약층 위한 행정펼것"
[충청투데이 송휘헌 기자] "6월부터 이렇게 더우면 전기요금 걱정에 앞으로 어떻게 지낼지 캄캄하네요"
낮 최고기온이 34도까지 오른 19일 무더위쉼터로 지정된 경로당에는 더위를 피하기 위해 노인들이 삼삼오오 모였다.
이날 오전 9시경 청주시 흥덕구 봉명2·송정동 원봉경로당에는 아직 이른 시간이지만 청소 등으로 분주하다. 청소를 하고 있던 A(85·여) 씨는 "청소와 점심 당번이라 일찍 나와서 움직였더니 땀이 비오 듯이와 이제 에어컨을 켰다"며 "세금으로 운영되는 곳이니 아껴 쓰고 있는데 이렇게 더울 때 노인들이 조금 더 시원하게 지낼 수 있도록 지원을 더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로당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오전 11시경 운천동에 위치한 흥덕경로당도 10여명의 노인들이 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에어컨을 켜지 않는 이유에 대해 묻자 B(77·여) 씨는 "가스비, 전기요금 모두 올랐는데 경로당 운영비를 생각해 아껴쓰고 있다"며 "선풍기가 고장나 애로사항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노인들은 에어컨만 쓸 것이 아니라 면역력이 약해 창문으로 환기하면서 선풍기로 바람을 쐬는 것도 필요하다"며 "선풍기를 조금 더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2곳의 경로당에서 만난 노인들은 아직까지 전기요금 등을 이유로 가정에서는 에어컨을 켜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가스, 전기 등 공공요금이 올라 절약을 한다는 얘기다. 그래도 경로당이 그나마 더위를 피할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경로당은 사정이 그나마 낫다.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은 얇은 옷과 선풍기 한 대로 더위와 싸우고 있었다.
분평동 주공아파트에 거주하는 C(80) 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130여만원 가량 관리비까지 체납된 상태다. C 씨는 "에어컨 등도 압류를 당해 사용하지 못하고 오로지 선풍기 하나로 올 여름을 보낼 것 같다"며 "경로당도 이제 가기 낯설어 발걸음이 떼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청주시는 지난해까지 경로당에 매달 13만원을 지원하다 올해부터 이용 인원별로 14~24만원까지 차등 지원을 하고 있다. 지원금으로 경로당은 화재보험, 전기요금, 각종 공과금, 정수기 대여료, 사무용품 구입비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또 냉난비로 6~9월 20만원을 1회 지급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물가상승분과 경로당 이용 인원 등을 고려해 지원금을 높였지만 현장에서는 피부로 체감하지 못한 분위기다.
시 관계자는 "올해 정부에서 냉방비 추가 지원 이야기가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경로당이나 독거노인 등 더위취약계층에 대해 적극적인 행정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송휘헌 기자 hhsong@cctoday.co.kr
장예린 수습기자 yerinis683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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