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와 카이스트 연구자들의 공동 관심에서 시작됐던 연구가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본 결과는 ‘건포도 빵 구조의 금속 산화물 복합 나노소재 개발’이란 주제로 지난 10일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지에 게재됐다.새로운 개념의 금속 산화물 시스템을 제시하고 OLED에 적용해 범용성과 성능을 입증한 셈이다. 산화 니켈 (NiO) 소재에 있어서 ETRI는 소자로서 응용 관점에서 연구했고, 카이스트에서는 소재 자체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선에 약간의 차이가 있었지만 연구에 대한 강한 열정은 같았다.필자는 ETRI에 입사한 2014년부터 산화 니켈
[충청투데이 이정훈 기자] 매년 여름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각국은 북서태평양에서 찾아오는 한 손님을 예의주시한다. 진로는 어디로 오는지 강도는 얼마나 센지 여러모로 신경이 많이 쓰이는 이 존재는 바로 태풍(颱風)이다.일반적으로 태풍은 두려움의 대상이다. 강한 비바람을 동반한 채 육지로 내습해 심대한 재산 및 인명피해를 일으키기 때문이다.사라호(1959년), 루사(2002년), 매미(2003년) 등은 지금까지 우리 국민들의 뇌리에 깊이 박힐 만큼 한반도를 깊게 할퀴고 상처를 남겼다. 때문에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이 과학기
2019년 7월, 한국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을 겨냥한 일본의 3대 소재의 수출 규제를 강화한 이후 우리는 이 위기를 기회로 바꿔 나가고 있다. 확고한 정부의 소재·부품·장비 산업에 대한 지원 기조 속에 다양한 지원정책들이 수립돼 시행되고 있다.물론, 가시적인 성과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최근 코로나19가 세계 경제를 뒤흔드는 상황 속에서도 소·부·장의 관심은 여전하다. 오히려, 코로나19 위기 상황이 글로벌 공급망의 다변화가 위기이자 기회가 돼 국내 기업의 발빠른 대응이 이뤄지고 있어 앞으로 원천기술로서 핵심소재 산업에 대한 관
ETRI 연구원으로 생활한 지 벌써 25년이 지나고 있다. 그동안 다양한 연구 분야에서 많은 과제를 수행해왔다. 현재 필자가 수행 중인 과제는 10년이라는 장기적인 목표 아래 딥뷰(DeepView)라 불리는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기존 연구들이 보통 3년에서 5년의 단기 과제로 과제가 종료될 때마다 새로운 과제를 수주하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장기과제인 딥뷰에 연구원으로 필자가 참여하니 주변에서 10년 동안 과제 걱정 안해도 되겠다는 부러움을 받곤 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벌써 딥뷰는 8년차에 들어가고 있다. 이제 남은 기간은 2
12년 전, 필자는 ETRI에 입사했다. 신입직원 교육에서 교육을 담당한 한 박사님은 풋풋한 새내기 연구원들에게 오래전 어린아이들이 상상하고 그린 그림이 현재 세상에서 시대를 대표하는 기술로 만들어졌다며 사진을 한 장 보여 주셨다.필자는 그 사진을 잊지 못하고 기억 속에서 꺼내 현재의 나에게로 돌아와 봤다.필자는 현재 ETRI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마이크로디스플레이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마이크로디스플레이는 고화질 TV를 1인치(2.54cm) 이하의 아주 작은 크기에서 디스플레이로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본 기술은
필자가 ETRI에 근무한 지 1년하고도 두 달이 넘었다.이제는 익숙해져 무덤덤하게 지나치는 연구원의 풍경이 작년 이맘때만 해도 참 설렜다. 첫 출근날, 연구단지로 진입하는 도로는 멕시코에서 휴가를 보낸 작은 마을이 생각날 만큼 이국적이었다. 연구원의 첫 인상은 대학 캠퍼스 느낌이 물씬 풍겼다.각 단과대학처럼 보였던 건물은 세계 최고의 연구소들이었다. 대전에서 태어나 20년 넘게 살면서도 이름만 들어봤지 한 번도 와본 적이 없었던 그곳에 내가 서 있었다. 멀고 낯설게만 느껴지던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연구 환경을 현장에서 체감하며 새로운
5년 전 알파고와 이세돌 9단간 바둑대결은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며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었다. '알파고 쇼크'는 인공지능 붐을 일으키는데 신호탄이 됐고, 이후 대한민국 정부나 기업 및 IT업계 엔지니어 등 많은 국민적 관심사가 인공지능 기술이 됐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ETRI에서도 엑소브레인 과제를 통해 2016년 12월에 개최된 장학퀴즈에 출연해 인간 참여자들을 제치고 우승함으로써 큰 이슈 거리가 됐다. 필자도 이즈음에 딥러닝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됐고, 매우 많은 관심을 두게 됐다. 하지만 이때까지 초음파를 이용한 의료
1990년대 우리나라에서 돼지를 키우는 농가는 13만 가구에서 452만 마리를 사육하고 있었다. 최근에는 약 6000여 가구에서 1100만 마리 정도 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지난 30여년 동안 농가 수는 줄었지만 생산되는 돼지 수는 대폭 증가하면서 농장의 대형화와 계열화가 진행되고 있다.또한 양돈 관련 국내 총생산액은 이미 연간 7조원을 넘었으며 국내에서 97만t을 생산하고 해외에서 42만t이상을 수입하는 대표적인 산업이 됐다. 양돈산업이 대형화가 될수록 인력의 효율적 운영과 사료·약품·에너지 등 비용 절감, 질병을 최소화하기
창업하기가 많이 쉬워졌다. 여기저기 아이디어가 넘쳐나고 날로 새로운 기술도 개발된다. 그러나 창업 성공률은 높지 않다. 언론에 따르면 벤처지원 신생기업의 75%가 실패한다고 한다. 이 통계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연구를 기반으로 하는데 산업별 창업 실패율 연구에 따르면 모든 미국 기업의 5년 후 실패율은 50% 이상, 10년 후 70% 이상이라고 한다. 창업기업들이 실패할 수 있는 이유로 사업의 초점 부족, 동기나 헌신, 열정의 부족, 주위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잘못된 조언을 받으며 좋은 멘토링의 부족을 들고 있다. 아울러 재무나
바야흐로 대창업시대(大創業時代)이다. 주변만 둘러봐도 창업에 대한 관심이 매우 뜨거운 것을 느낄 수 있다. 대학가에서는 창업동아리가 유행하고 있고 부처·기관에서는 창업지원 사업이 쏟아지고 있다.에어비앤비, 우버 등과 같은 공유플랫폼 기업을 비롯 아마존닷컴, 쿠팡 등과 같은 유통기업, 페이팔, 토스 등의 핀테크 기업 등 다양한 기업들과 서비스들이 경쟁 중이다. 이러한 대창업시대는 15~16세기에 걸친 '대항해시대'와 견줄 만하다.뛰어난 항해술과 탐험 정신을 바탕으로 유럽의 여러 국가들이 세계를 지배했다. 대창업시대에서는 돋보이는 기술
문서로 남겨지는 관점에서 연구과정을 굳이 3단계로 구분하자면 다음과 같지 않을까? 연구제안서, 계획서, 연구보고서 작성이다. 연구제안서는 연구 수주를 위한 것이고 이후 계획서 작성은 연구방향을 구체화하는 과정이다. 연구 여정을 정리하는 시점에서 연구보고서를 준비해야 하며 동시에 다음 연구단계를 계획 또는 새로운 연구를 기획하기도 한다. 연구제안서 및 계획서는 주로 과제책임자 주도하에 꾸며지고 연구보고서 작성은 개별 담당 연구원 책임하에 이뤄진다. 연구제안서와 계획서를 주도적으로 준비하는 기회는 연구자 평생 오지 않을 수도 있다.하지
수 년 전부터 필자는 초등생 딸을 위해 어린이 과학잡지를 구독해 오고 있다. 잡지에서 양자역학에 대한 연재만화를 다룬 적이 있는데 내용을 보고 깜짝 놀랐다. 매우 어려운 내용임에도 재미있는 스토리로 잘 엮어내 아이들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양자역학은 주로 사람 눈으로 보이지 않는 미시 세계에서의 물리적 현상, 즉 중첩, 얽힘 등과 같은 현상을 다루는데, 우리가 눈으로 보는 세계와 전혀 다른 특성을 보여 이해하기 매우 어렵다.이미 1980년대부터 폴 베니오프, 리차드 파인만과 같은 물리학자들은 양자역학적 성질을 활용하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