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근 ETRI 기술창업실 선임연구원

바야흐로 대창업시대(大創業時代)이다. 주변만 둘러봐도 창업에 대한 관심이 매우 뜨거운 것을 느낄 수 있다. 대학가에서는 창업동아리가 유행하고 있고 부처·기관에서는 창업지원 사업이 쏟아지고 있다.

에어비앤비, 우버 등과 같은 공유플랫폼 기업을 비롯 아마존닷컴, 쿠팡 등과 같은 유통기업, 페이팔, 토스 등의 핀테크 기업 등 다양한 기업들과 서비스들이 경쟁 중이다. 이러한 대창업시대는 15~16세기에 걸친 '대항해시대'와 견줄 만하다.

뛰어난 항해술과 탐험 정신을 바탕으로 유럽의 여러 국가들이 세계를 지배했다. 대창업시대에서는 돋보이는 기술, 비즈니스 모델 및 기업가정신을 가진 혁신기업이 전 세계 경제를 지배하게 될 것이다. 사실 이와 같은 창업 붐은 최근 일이 아니다. '1차 벤처붐('99~'01)', 2019년 이후를 '2차 벤처붐'으로 부르는데 2차는 약 10만여 건이 넘어 1차의 약 2배나 증가했다. '2차 벤처붐'은 소위 '닷컴버블'에서 살아남은 기업들의 상승세와 산업구조의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

구글, 아마존닷컴,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 등이 살아남았으며 애플이 아이폰으로 문을 연 플랫폼 비즈니스를 통해 에어비앤비, 우버 등 수 많은 성공 기업이 탄생했다.

약 20년간 흥망성쇠(興亡盛衰)를 통해 사람들은 창업의 성공 요인을 충분히 학습했고 기술창업은 단순 거품이 아닌 본 궤도를 올리고 있는 중이다. 전통적인 창업과 달리 기술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기술·연구인력의 경쟁력, 비즈니스 모델, 투자유치 등으로 볼 수 있다.

전통적인 창업이 설비, 자본, 노동력 등이 중요했다면 기술창업은 아이디어와 기술만 확실하다면 전통적 창업에 비해 간소하게 시작할 수 있다. 대부분 스타트업들은 자금의 부족(death valley)을 투자유치 활동(IR)을 통해 극복하며 계획했던 사업을 실현하고 있다.

이와 같이 기술창업은 투자시장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특히 스타트업을 전문적으로 발굴, 투자하는 벤처캐피탈(VC)들은 자금이 부족한 스타트업에게 무담보 주식투자 형태로 투자한다. 투자의 목적은 자금 회수에 있기 때문에 VC들은 기업에 대해 경영자문, 노하우 등을 제공하고 개선도 요구(accelerating)할 수 있다. 스타트업이 유치한 투자의 순서나 규모에 따라 나누기도 하고 투자수준에 따라 기업의 성장 가능성, 상용화 단계, 기업공개(IPO) 시점 등을 유추할 수 있다. 아울러 스타트업들의 IR은 창의적이고 감각적이다.

심지어 피칭(Pitching)이라 부르며 다수의 투자자 앞에서 IR 활동을 중요하게 처리한다. 스타트업 투자 성공사례는 테슬라가 대표적이다. 엘런 머스크는 2004년 테슬라에 투자한 후 2010년 주당 17달러의 가격으로 나스닥에 상장시켰고 현재 주당 700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 성공한 스타트업의 주식은 상장이후 몇 백 배의 시세차익으로 새로운 투자의 블루칩으로 부상하고 있다. ETRI 또한 테슬라, 유니콘기업과 같은 성공기업을 배출하기 위해 기술창업의 성공 방정식을 적용하고 있으며 최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ETRI 연구소기업들 또한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정부도 스타트업 투자 성공사례를 거울삼아 스타트업 파크, 팁스(TIPS)타운 조성 등 관련 인프라 만들기에 정성을 다하고 있다. 창업의 세계적 열풍으로 볼 때 최후의 지배기업, 또는 국가가 어디가 될지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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