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성 ETRI 실감디스플레이연구실 책임연구원

2019년 7월, 한국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을 겨냥한 일본의 3대 소재의 수출 규제를 강화한 이후 우리는 이 위기를 기회로 바꿔 나가고 있다. 확고한 정부의 소재·부품·장비 산업에 대한 지원 기조 속에 다양한 지원정책들이 수립돼 시행되고 있다.

물론, 가시적인 성과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최근 코로나19가 세계 경제를 뒤흔드는 상황 속에서도 소·부·장의 관심은 여전하다. 오히려, 코로나19 위기 상황이 글로벌 공급망의 다변화가 위기이자 기회가 돼 국내 기업의 발빠른 대응이 이뤄지고 있어 앞으로 원천기술로서 핵심소재 산업에 대한 관심은 더욱 중요해지리라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해, 핵심 소·부·장 자립역량 강화를 목표로 연구개발 투자전략 및 혁신대책을 발표했다. 최근에는 다양한 소재기술에도 자립화와 국산화를 본격 추진 중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소부장 특별법’이 시행됐다. 특히 32개 공공연구기관이 참여하는 ‘소부장 융합혁신지원단’을 출범시켰다.

필자의 연구원도 디스플레이 산업을 지원하는 특화된 N-Lab(국가연구실)을 설치, 기술지원과 소재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국내 연구진들은 3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자립화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그렇지만 자립화를 넘어 핵심 소재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어 보인다.

고급기술 기반의 다양한 소재 제품을 가진 일본이나 독일의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유통망 확보를 위한 국가적 차원의 대책과 함께 첨단기술을 위해 기업과 연구기관의 협력이 절실하다.

ETRI에서도 이런 노력에 기여하고자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중 하나인 OLED용 저온경화 컬러 포토레지스트 소재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소재 개발의 기본 역량을 가진 기업인 동진쎄미켐, SKC Hitech&Marketing 등 공동연구업체와 함께 OLED용 핵심소재 개발을 진행했다.

OLED 디스플레이는 대한민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핵심 산업기술로 디스플레이 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579억 달러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OLED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국산화율은 약 20%에 불과하다.

필자는 저온경화가 가능한 고해상도 컬러포토레지스트 소재기술을 기업과 협력으로 완료하고 2021년 상반기 관련소재 시장 매출을 약 300억원을 달성하는 성과를 이뤘다.

또한 개발된 소재를 활용, 미래 디스플레이 기술인 메타버스용 핵심부품, OLED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적용기술도 개발했다. 소재기업에서 개발된 국산화 소재를 신속하게 적용, 개발에 반영시켰고 연구진은 미래 디스플레이 부품기술 개발로 산·연간 협력 모델을 제안키도 했다.

이러한 지원 정책이 보다 큰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관심과 지원도 대폭적으로 확대돼야 한다. 아울러, 정부출연연구원이 지원하는 기술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노력도 필요하다.

즉 각 지원 정책 간 차별성과 연계성을 강화해 기업의 다양한 요구를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하는 것이 향후 과제이고 나갈 방향이다. 다양한 기업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효율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체계 또한 필요하다. ETRI도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ICT 소·부·장 첨단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패널기술과 초고속 광통신부품 앤랩(N-Lab)을 중심으로 오픈 R&D 플랫폼을 구축하고 디스플레이 관련 국내 글로벌 핵심 소재 기업과의 공유·협력 확대가 더욱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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