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채 ETRI 기술창업실장

창업하기가 많이 쉬워졌다. 여기저기 아이디어가 넘쳐나고 날로 새로운 기술도 개발된다. 그러나 창업 성공률은 높지 않다. 언론에 따르면 벤처지원 신생기업의 75%가 실패한다고 한다. 이 통계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연구를 기반으로 하는데 산업별 창업 실패율 연구에 따르면 모든 미국 기업의 5년 후 실패율은 50% 이상, 10년 후 70% 이상이라고 한다. 창업기업들이 실패할 수 있는 이유로 사업의 초점 부족, 동기나 헌신, 열정의 부족, 주위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잘못된 조언을 받으며 좋은 멘토링의 부족을 들고 있다. 아울러 재무나 문영 및 마케팅과 같은 비즈니스 지식의 부족과 초기에 너무 빨리 돈을 모은다는 점을 꼽고있다. 정부출연연구원 창업지원업무를 수행하면서 위 실패하는 요인이 하이테크 기반의 정부출연연 창업기업에서도 비슷하게 적용될 수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첫 번째 정부출연(연) 창업기업이 일반적으로 갖는 착각과 오류는 세계 최고·최초의 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좋은 기술 즉 세계 최고의 기술만 가지고 있으면 고객이 무조건 사주고 성공할 수 있을까? 성공적인 창업가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것이 여러 가지 있지만 기술만으로 절대 성공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많은 기술기반 창업자들은 자신의 기술과 사랑에 빠지며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더 나은 기술을 만들면 세상이 그들의 문을 두드릴 것이라고 믿는다. 성공적인 창업은 제품 개발에 필요한 기술 전문성과 비즈니스 지식의 균형에서 시작된다. 여기에 중요한 요소는 기술과 아이디어가 아니라 바로 창업가의 기업가정신 (Entrepreneurship)이다. 두 번째로 뛰어난 기술이지만 시장과 고객이 원하는 제품 개발 실패이다. 창업실패의 원인과 성공 요인을 살펴보면 시장과 고객의 니즈에 대한 세밀한 파악과 준비가 핵심임을 알 수 있다. 성공 가능성을 높이려면 대상 시장의 비즈니스 원칙과 관행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기술이 아니라 제품 시장 전략을 탐색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연구실에서 갓 나온 창업자는 대부분 추상적인 시장 외에 진짜 시장이라는 것을 본 적이 없고 심지어 자신의 고객을 만난 적도 없다. 기술을 버리고 시장과 고객을 찾아야 하는 절실한 부분이다. 세 번째는 현명한 멘토링을 활용하는 타이밍이다. 창업 생태계내에는 많은 멘토링과 컨설팅 기회가 있다. 적절한 멘토링은 기술창업 성공에 큰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 역시 기술개발 시에 갖게 된 타성 등으로 주위 애기를 잘 들으려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기꺼이 배우겠다고 해서 멘토를 찾고 그들의 지도에 귀를 기울일 의향이 있어야 한다. 끝으로 많이 간과하는 부분이 강력한 창업팀 구성이다. 창업 초기부터 경쟁력 있는 팀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초기에 분업에 의한 창업보다 기술개발에 집중한 1인 창업기업으로 운영해 간다. 스타트업이 험한 창업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자신감 있고 능력 있는 팀원들과의 협력, 즉 팀워크는 무엇보다 갖춰야 할 조건이다.

 창업가는 자신이 하는 일을 믿는다. 그리고 자신이 세상에 영향을 미치고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데에는 창업가가 그간 가지고 있는 너무 많은 관성과 부정적인 면이 있다. 기술창업의 시작은 자신이 실험실에서 가지고 있는 기술을 버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