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산불… 이재민 91명 발생
아직도 郡 제공 주택 거주자 존재
불에 그을린 나무 흔적 남아있어
“화재 기억에 힘들어하는 어르신도”

▲ 1일 충남 홍성 서부면 양곡리의 한 언덕. 지난해 4월 2일 발생한 화재로 인해 나무 밑동이 까맣게 그을려 있다. 사진=김지현 기자

[충청투데이 김지현 기자] 지난해 4월 화마가 충남 홍성을 휩쓸고 간 지 딱 1년이 흘렀다.

당시 초대형 산불로 수많은 이재민들이 발생하기도 했는데, 지역 주민들은 여전히 화재의 흔적 속에서 살아가고 있어 지속적인 관심이 요구된다.

지난해 4월 2일 오전 11시 홍성 서부면에서 발생한 산불은 4일 동안 1337㏊ 규모의 산을 모두 태웠다.

담뱃불로 인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화재 증거가 소실되면서 정확한 화재 원인 규명은 어려워졌다.

이 산불로 서부면에 있던 집들도 전소되며 91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는데, 이 중 약 50명이 지난해 5월 군에서 제공한 조립식 임대주택에 입주했다.

이들은 내년 5월까지 조립식 임대주택에 거주한 이후 주택 매입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군은 현재까지도 25가구가 조립식 임대주택에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정확한 명수는 집계되지 않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산불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이 화재가 난 직후와 다를 바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함수일 홍성 서부면 양곡리 이장은 "1~2 가구 정도가 새 주택을 지어서 임대주택을 나갔고, 대부분의 이재민은 (화재가 난 직후와) 별다를 것 없는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며 "양곡리 주변에 불 타 없어진 나무들은 조금씩 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실제 1일 서부면 양곡리에는 불에 그을린 나무들의 흔적이 남아있어 지난해 산불의 흔적을 고스란히 볼 수 있었다.

함 이장은 주민들이 여전히 화재 트라우마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주민들이 일상으로 잘 돌아간 것 같다가도, 몇몇 어르신들은 산불이 났던 날을 생각하면 여전히 힘들어하신다"며 "보건소나 노인회관에서 진행하는 심리치유 프로그램을 들으며 일상으로 돌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에선 지난달부터 화재 흔적을 지우기 위한 산림 복구 절차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군은 서부면 산 1022㏊에 편백나무, 소나무 등을 식재해 산림을 복구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올해 356㏊를 시작으로 3년에서 최대 5년 동안 1022㏊의 산림을 복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지현 기자 wlgusk1223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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