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외국인 유학생들이 채용공고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외국인 유학생들이 채용공고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구 소멸 위기에 놓인 충북지역 일선 자치단체들이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위기 타개책으로 삼아 주력하고 있다. 충북도내 대학들도 학생수 감소에 따른 운영난 극복을 위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의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장학금과 생활비 지원은 물론 근로 병행 지원 등 다각적인 제도적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일부 금융기관들이 얄팍한 상술을 앞세워 이같은 외국인 유학생 유입 정책에 찬물을 끼얹고 있어 거센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충북도내 신한은행과 농협 등 금융기관 중 외국인 유학생 거래가 많은 일부 영업점들이 실적 올리기를 위해 외국인 유학생들의 예금 계좌 개설 과정에서 적금 가입을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들은 유학 기간이 끝나고 돌아갈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주택청약저축 가입까지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국내 실정을 잘 모르고, 한국어도 서툰 외국인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입출금 한도 상향 등 편의 제공을 빌미로 적금 가입을 강요하다시피 하는 것은 명백한 갑질이며 횡포다. 이같은 행태는 비단 외국인 유학생 뿐만 아니라 도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도 마찬가지로 행해지고 있다. 오죽하면 외국인들 사이에서 특정은행 특정 직원의 이름까지 공유하면서 기피 대상으로 오르내릴 지경이겠는가. 외국인주민지원센터에도 이같은 금융기관의 갑질 민원이 접수되는 일이 적지 않다고 한다.

이같은 은행들의 갑질은 외국인들에게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줌으로써 국가적 명예와 위상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준다는 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 따라서 정부 차원에서 이같은 은행들의 부조리를 철저히 관리·감독하는 것은 물론 은행들 스스로 자정 노력을 통해 외국인에 대한 갑질을 개선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몇몇 실적쌓기에 매몰된 은행들로 인해 파생되는 국가적 이미지 실추와 외국인 유학생·근로자 권익 침해는 결코 가볍게 대할 사안이 아니라는 점에서 정부 당국과 은행들의 각성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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