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시행 1년 앞으로…교사 수급 비상]
①교사 1명이 2인분? 다과목 지도는 곧 교육의 질 저하
고교학점제 특성상 다과목지도 불가피해
시범 도입으로 이미 경험한 교사들 불만 커
다과목 수업 이상 부담…교육질 저하 우려

인포그래픽=김윤주
인포그래픽=김윤주

[충청투데이 조정민 기자]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 1년을 앞두고 업무 부담을 호소하는 현장 교사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과목을 선택하는 고교학점제 특성상 다과목지도가 불가피해 교사 1명이 2~3명분의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형국이다.

현재 대전지역 내 고교학점제 도입을 위해 시범 운영되고 있는 학교는 총 46개교다.

직업계고등학교는 2021년부터 고교학점제를 도입해 전면 시행 단계를 밟고 있으며 일반계고등학교에서도 일부 시범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 개인적 필요·적성 및 능력에 따라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시행되는 제도다.

취득 학점 수 등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졸업이 가능하고, 학점 이수를 위한 과목 선택에 자율성이 크다는 점이 특징이다.

취지와 목적성 측면에서는 분명 의미가 크나 시범 운영으로 고교학점제를 먼저 경험한 현장 교사들의 불만은 끊이질 않는다.

제도의 취지 상 ‘학생 수요’를 우선으로 선택과목이 개설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교사 1인당 다과목지도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다과목지도는 교사 자격 (부전공, 복수전공 등)과 지도 관련 연수 이수 실적 등을 과목 배정에 활용해 한 명의 교사가 여러 과목 수업을 배정받을 수 있는 개념이다.

이 경우 단순 다과목 수업 이상의 업무 부담이 따라와 교육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는 것이 현장 교사들의 의견이다.

다과목 수업을 하게 될 경우 수업준비, 지도관리, 평가, 생활기록부 등 교과 기본 업무만 2~3배로 늘어나게 되는데 이는 곧 정신적 부담으로 까지 이어질 수 있다.

고교학점제 시범 운영 고교에 재직 중인 교무부장 A 씨는 “다과목지도를 맡게 되면 한 학기동안 수업 준비 시간을 쪼개야 한다. 한 과목만 담당할 때보다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수업 준비만으로도 시간이 벅찬 상황에 평가 방식, 생활기록부도 따로 챙겨야 하는데 경력 10년차임에도 체력, 정신적으로 부담이 크다”고 토로했다.

만약 교사 한명이 세 과목의 지도를 맡을 경우 과목별 정기시험은 30문제씩 총 90문제까지 출제해야하는 상황이다.

물론 이는 오롯이 교과 업무만 해당되는 내용이다.

담임 업무, 타학교 학생 수업 지도 및 관리 등 공동교육과정, 코티칭(협력교사) 업무까지 동시에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교사 1인당 맡게 되는 업무는 눈덩이 불 듯 늘어나게 된다.

교사의 업무 과중과 부담이 지속될수록 교육의 질은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대전 일반계고에 재직 중인 10년차 교사 B 씨는 “대입을 바라보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이라 수업 준비가 더 완벽해야 하는데 지도 과목 자체가 늘고, 그 외 잡무까지 처리하다보면 양질의 수업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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