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민간어린이집 원아 대거 몰려
보육·특성화 프로그램 갖춘 게 장점
단설유치원 공교육 틀 안에서 활동
방학기간 담임교사 부재한 것도 단점

유보통합(영유아 교육·보육 통합)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유보통합(영유아 교육·보육 통합)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충청투데이 강대묵 기자] 세종시교육청 ‘국공립 단설유치원’의 대규모 미달사태가 빚어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교육계 일각에선 ‘아동 인구 감소’를 원인으로 꼽지만, 수백대 1의 경쟁률을 보이는 어린이집의 상황을 보면 그 이유는 달라진다.

공교육 틀 안의 교육활동을 펼치는 단설유치원보다, 보육·특성화 프로그램을 갖춘 어린이집에 대한 학부모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21일 세종시교육청의 ‘국공립 단설유치원 일반학급 편성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4학년도 세종시 동지역 45곳의 단설유치원 원아 수는 총 5806명으로 전년(5975명) 대비 169명 감소했다. 학급 수는 358학급으로 전년(364학급)과 비교했을때 6학급이 줄었다.

원아모집 결과 대다수 단설유치원에서 미달사태가 발생했는데, 45곳 단설유치원 중 34곳에서 원아 수가 줄었고, 6곳은 원아 수가 20명 이상 감소했다.

도담동 한 유치원의 경우 기존 5학급에서 3학급으로 줄어 존폐위기에 몰리는 사태도 빚어졌다.

이처럼 단설유치원의 미달 사태가 빚어진 가운데, 국공립·민간어린이집은 원아들이 대거 몰리며 확연한 온도차를 보였다.

보건복지부 아이사랑포털을 통해 세종시 국공립·민간어린이집의 입소대기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 194곳(국공립 135곳·민간 59곳) 어린이집 중 대기순번이 100명을 넘어서는 어린이집(만 3~5세 입소 대상)은 24곳에 달한다. 봄나래어린이집(837명), 굿모닝세종어린이집(535명), 세종소담어린이집(500명), 더숲어린이집(500명) 등 4곳은 500명을 넘어섰다.

단설유치원과 동일 연령대인 만 3~5세 아동을 둔 학부모들이 어린이집 입소를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

세종의 한 학부모는 "엄마들 사이 단설유치원에 비해 보육기능을 갖추고 특성화 프로그램을 펼치는 어린이집의 경쟁력이 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단설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운영방식은 차이점을 보인다.

단설유치원은 보육비용이 없고 시설·급식 측면에서 우수하다. 누리과정에 따라 지식습득이 아닌 놀이 위주의 교육 프로그램을 취하고 있다.

다만 교육공무원법 제41조에 따른 ‘교사들의 방학 중 연수’로 방학 기간에는 담임교사의 부재현상이 빚어진다는 점, 저녁 돌봄이 있지만 오후 5시 이전 하원을 마치는 분위기가 고착화된 점 등은 맞벌이 부부에게 불만 요소다.

반면 어린이집은 일정금액의 보육비용이 요구되지만 지식·체험 위주의 다양한 특성화 프로그램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단설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운영방식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있지만, 결국 선택은 학부모에게 달려 있다"면서 "단설유치원은 미달사태 원인을 체계적으로 분석해 자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공교육 위상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대묵 기자 mugi1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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