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귀 시장 특보, ‘예술감독’ 경력 없이 행사 수의계약 체결
김 의원, “지역 예술인 지원 및 문화재단 운영방안 재정립 필요”

아산시의 각종 문화예술축제의 예술감독을 맡은 박경귀 아산시장의 정책특보 B씨의 사무실로 등록돼 있는 경기도 광주시의 폐가. 김미성 아산시의원 제공
아산시의 각종 문화예술축제의 예술감독을 맡은 박경귀 아산시장의 정책특보 B씨의 사무실로 등록돼 있는 경기도 광주시의 폐가. 김미성 아산시의원 제공

[충청투데이 이봉 기자] 박경귀 아산시장이 “시민들이 고품격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좋은 프로그램을 마련해 기쁨과 감동을 선사해 드리겠다”면서 추진하고 있는 각종 문화예술 행사가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김미성 아산시의원(더불어민주당)은 23일 열린 2023년 제245회 아산시의회 임시회에서 시정질문에서 아트밸리 대표 축제·행사인 ‘100인 100색전’, ‘썸머 페스티벌’, ‘재즈 페스티벌 with 자라섬’, ‘이순신 축제’ 추진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조일교 아산시 부시장에게 지난해 개최된 ‘제1회 100인 100색전’에서 보조사업자인 I 회사 대표의 아들이 대표로 있는 T사에 홍보비 명목으로 495만 원을 지급한 뒤, 추가로 홍보비를 인상해 계약했다고 지적했다.

전체 사업비 총 1억 5200만 원 중 사업자의 변경 신청을 통해 애초 2708만 원이었던 홍보비가 2157만 원이 증가한 4865만 원으로 전체 사업비의 32%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I 회사와 T 회사의 업체 주소가 같다”며 사실상 같은 회사에 이중으로 사업 예산이 지급된 부분을 지적했다. 이외에도 홍보비를 3번 나눠서 계약한 업체들이 각각 같은 사업장을 공유하는 사실도 함께 지적했다.

또 정책특보의 예술감독 위촉 문제도 제기됐다.

김 의원은 “B 정책특보는 아산 아트밸리 행사 이전 ‘예술감독’ 경력이 전혀 없었다”며 “아산시는 감독 경력이 없는 인물을 예술감독으로 모두 수의계약 맺었다”고 밝혔다.

B 정책특보는 올해 들어 △이순신 축제 △썸머 페스티벌 – 별빛 음악제 △재즈 페스티벌 with 자라섬 등 굵직한 아트밸리 축제의 감독으로 위촉됐다. 축제 예산만 총 18억 4000만 원에 달한다.

김 의원은 해당 특보가 예술감독으로 위촉되면서 ‘감독 용역비’ 예산이 급하게 신설된 점도 꼬집었다. 김 의원은 “지난 8월 31일 B 특보가 재즈 페스티벌 감독으로 위촉되면서, 일주일 뒤 감독 용역비 1000만 원이 신설됐다”며 “감독 위촉 뒤 자신의 용역비 예산을 스스로 편성한 것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제2회 100인 100색전’ 예술감독 위촉 문제도 지적됐다. 예술감독으로 위촉된 C 감독도 박경귀 아산시장의 정책특보로 같은 행사의 작품 선정위원회 위원으로도 참여했다.

김 의원은 “당시 C 감독의 위원 명단 경력란을 보면, ‘제1회 100인 100색전 예술감독’이 기재됐다”며 “하지만 C 감독은 1회 행사에서 감독 용역비를 받은 바 없고, 위촉장을 받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조 부시장에게 △지방보조금 성과평가 철저 △정책특별보좌관 이해충돌 방지 대책 정립 △아산시 문화재단의 독립성 보장 대책 마련 △지역 예술인 육성 대책 등을 주문했다.

조일교 부시장은 “전체적으로 살펴보겠다”며 “지역 예술인들을 대상으로 보조금을 살리고, 향후 예술인을 위한 공간 활용 방안도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

김미성 의원은 “문제의 본질은 박경귀 시장이 직권을 남용하는 데에 있다”면서 “다시는 이런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아산시 내의 행정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봉 기자 lb1120@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