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대 설립자 손자, 여당 혁신위원장 됐다

국민의힘 ‘특별귀화 1호’ 인요한 교수 임명
여, 혁신위에 전권 부여… 파격적 쇄신 일환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면담하기 전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충청투데이 김대환 기자]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에 한남대학교를 설립한 윌리엄 린튼 선교사의 손자인 인요한(64) 연세대 의대 교수가 임명됐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를 열고 “인요한 교수는 지역주의 해소와 국민 통합에 대해 깊은 안목과 식견을 가진 분”이라며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 패배 이후 쇄신 의지를 밝혔던 국민의힘은 임명직 당직자 교체에 이어 혁신위원장까지 임명하며 당 쇄신을 위한 속도를 올리게 됐다.

특히 김 대표는 이날 인선을 발표하면서 혁신위에 전권을 부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는 "정치 개혁의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고 투철한 의지도 가진 만큼 국민의힘을 보다 신뢰받는 정당으로 재탄생시키는 데 최적의 처방을 내려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혁신위는 그 위원의 구성, 활동 범위, 안건과 활동 기한 등 제반 사항에 대해 전권을 갖고 자율적·독립적 판단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변화하지 않으면 공멸한다는 절박한 각오로 임해야 한다. 옷만 바꿔 입는 환복 쇄신이 아니라 민심과 괴리된 환부를 과감히 도려내는 것에 모두 동참해 진정한 쇄신과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주요 당직자들과 상견례를 가진 인 위원장은 통합과 쇄신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인 위원장은 "생각은 달라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자는 통합을 추진하려 한다"면서 "많이 바뀌어야 한다. 국민의힘의 많은 사람이 내려와서 듣고 변하고 희생할 각오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과거부터 하마평에 오르던 본인의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선 “다 내려놨다. 이 일을 맡은 동안에 다른 것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은 혁신위원장 후보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지난 8월 국민의힘을 상대로 쓴소리 강연에 나섰던 인 교수에게 혁신위원장직을 요청해 전날 수락을 얻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인 위원장은 19세기 미국에서 건너온 선교사 유진 벨 씨의 후손이다.

전남 순천 출신으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원회에서 국민대통합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2012년 대한민국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특별귀화 1호’의 주인공이 됐다.

특히 인 위원장을 한남대를 설립한 윌리엄 린튼 선교사의 손자이기도 하며 현재 충남 태안 천리포수목원 이사장을 맡고 있는 등 호남 출신이지만 충청권과의 인연도 깊다.

김대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