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대학 트렌드 리포트2 대입생 편]
지역인재 양성·정착 선순환 필요성 강조
대입생, 지역 산업 이해도 저조한 실정
2024 수시, 주력산업 학과 미달 우려
진로 고민 없이 성적 맞춰 입학하기도
교육계, 현행 진로·진학교육 한계 지적

지난 7월 2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수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에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2022.7.20 사진=연합뉴스.
지난 7월 2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수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에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2022.7.20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충청권 각 지역에서 핵심 주력·전략산업을 내세우고 있지만 진로를 결정하는 대입생들의 선호도와는 간극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에서 인재를 양성해 정착까지 유도하는 선순환 구조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지역산업에 대한 대입생들의 관심과 이해도는 매우 저조한 실정이다.

22일 충청권 내 정원 7000명 이상 일반대 17개교(분교 제외)의 2024학년도 수시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주력산업과 연관된 학과의 절반 이상은 통상 충원 미달이 우려되는 경쟁률 6대 1 미만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충청권 4개 시·도의 주력산업으로는 반도체와 바이오, 바이오메디컬, 국방산업, 빅데이터, 인공지능, 지능형로봇, 드론, 미래모빌리티, 수소산업, 디스플레이, 정밀화학, 해양자원, 이차전지, 화장품, 식품, 양자 등이 거론된다.

이와 관련한 기초학문부터 기술분야가 세분화된 학과에 이르기까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17개교의 학과는 192개에 이른다.

물리학부터 수학, 화학, 생물학, 기계공학, 컴퓨터, 신소재, IT·ICT, AI·빅데이터, 미래자동차, 소프트웨어, 식품공학, 미생물, 전기·전자, 의생명, 제약, 바이오코스메틱(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가 해당된다.

그러나 이들 학과의 경쟁률은 소위 ‘인기학과’로 불리는 최근 5년 내 신설된 전공에 비해서도 턱 없이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총 192개 학과 중 일반전형 기준 수시 경쟁률이 6대 1 미만인 학과는 116개(60.4%)에 달하며 10대 1을 넘어선 학과는 국립대를 중심으로 23개에 불과했다.

자치단체의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지역 내에 산업군이 직접됐음에도 불구하고 대입생의 진로 결정 대상으로는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문제를 두고 교육계 안팎에선 중등에서 고등교육까지 이어지는 현행 진로·진학교육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진로설계 지원을 위한 다양한 시도와 함께 산학협력 활동 등이 진행되고 있지만 지역 산업과의 직접적인 연계성이 떨어지는 데다가 세분화된 직업세계를 심도 있게 배울 기회가 드물다는 지적이다.

대전 A대학 입학처 관계자는 "전공으로 어떠한 진로를 선택할 수 있을지 고민 없이 성적에 맞춰 입학하는 경우도 많은 게 사실"이라며 "중등교육부터 장기적으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소스를 제공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진학 이후에도 지역 산업군에 대한 무관심이 지속된다는 점이다.

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 설문에서는 대전·충남을 기준으로 대학생 40% 이상이 ‘지역 기업을 잘 모른다’고 응답했고, 세종은 70%대에 달했다.

특히 현 정부가 무전공 대입 선발 제도 도입을 고려하면서 진로설계 교육에 대한 대학의 책임도 더욱 커지고 있다.

B대학 학생처장은 "진로진학를 위한 교육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며 "각 지역에서는 전략산업을 육성하며 인재 양성도 강조하고 있지만 아직은 한계가 있다. 당연히 지역 기업을 학생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