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베이조합·서해안연합회 11일까지 잔여기금 환수 안 해
모금회 결정에 반발하고 있어 정확한 회수 시점 미지수
모금회 16일 특별위원회 예정, 민·형사상 조치 검토 촉각

지난 6월 14일 충남 태안문화원에서 개최된 ‘허베이 사업 정상화 모색 토론회’. 김중곤 기자
지난 6월 14일 충남 태안문화원에서 개최된 ‘허베이 사업 정상화 모색 토론회’. 김중곤 기자
2007년 태안 기름유출 피해를 입은 김 양식장에서 기름을 닦아내는 모습. 사진 유류피해극복기념관 제공
2007년 태안 기름유출 피해를 입은 김 양식장에서 기름을 닦아내는 모습. 사진 유류피해극복기념관 제공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속보>=허베이 유류피해기금 3067억원을 배분받았던 피해민단체들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잔여기금 회수 결정에 불응했다.

취재를 종합하면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이하 허베이조합)과 서해안연합회는 모금회 지정 계좌로 11일 오후 5시까지 유류피해기금 잔여액을 입금하지 않았다.

이 시점은 모금회가 지난 8일 허베이조합과 서해안연합회에 공문을 보내 통보한 기금 회수 마감 기한으로, 두 단체 모두 모금회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유류피해기금은 삼성중공업이 2007년 12월 태안기름유출사고를 일으킨 삼성중공업이 모금회에 지정 기탁한 피해지역 발전기금 3067억원이다.

허베이조합은 2018년 모금회와 배분사업계약(2019~2028년)을 맺어 2024억원을 배분받았고, 서해안연합회도 같은해 계약(2019~2023년) 체결 후 1043억원을 받았다.

하지만 모금회는 두 단체가 내부 갈등 및 운영 미숙을 이유로 그동안 기금을 정상적으로 집행하지 않았고 현재도 사업 능력을 잃었다고 판단, 결국 잔여기금을 회수하기로 했다.

두 단체의 잔여기금은 허베이조합이 약 1900억원, 서해안연합회가 약 1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체가 마감 기한을 지키지 않은 것처럼, 유류피해기금이 언제 모금회로 되돌아올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해안연합회는 모금회의 환수 조치를 이해할 수 없다며 반발을 예고하고 있다.

서해안연합회 관계자는 “환수 이유를 인정할 수 없고, 오히려 감독기관이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것이 문제다”며 “모금회가 법적 대응한다면 우리도 맞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베이조합도 일부 지부에서 아직 본부로 회수할 자산을 전달하지 않은 상태다.

특히 태안지부의 경우 기금 환수가 조합의 존립을 위협하는 가혹한 조치라며, 10일 모금회에 재검토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베이조합 관계자는 “환수할 재산이 지부에서 본부로 다 들어오지 않았고, 모금회의 환수 통보 이행과 관련해 이사장이 아직 내린 결론이 없다”고 설명했다.

모금회는 오는 16일 특별위원회를 열고 잔여기금을 향후 어떻게 활용할지 논의할 예정이다.

회의에선 모금회가 지난 8일 밝힌 것처럼 ‘환수 불응에 따른 민·형사상 조치’도 검토될 수 있어 보인다.

모금회 관계자는 “특별위원회에서 기금 정상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면서도 구체적인 회의 내용을 밝히진 않았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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