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가마솥·보은 펀파크·청주 명암타워 등
경제·관광 활성화 명목 막대한 예산 투입
대부분 활용성 떨어져 방치… 관리도 부실
계획부터 타당성 검토 미흡 예산낭비 자초

괴산군 고추유통센터 광장에 설치된 초대형 가마솥. 사진=연합뉴스.
괴산군 고추유통센터 광장에 설치된 초대형 가마솥.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김동진 기자] 충북도내 자치단체들이 지역경제와 관광 활성화 등을 명목으로 만들어놓은 시설물들이 효용성 없는 애물단지로 전락, 행정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

도내 일선 시·군에 따르면 민선 들어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자원 개발 등을 내세워 막대한 자체 예산을 투입하거나 민자 유치 등을 통해 각종 시설물을 조성했다.

그러나 이들 시설물 대부분 당초 기대와는 달리 활용성이 떨어져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자원화에 아무런 기여를 하지 못한 채 방치돼 있다.

대표적인 게 괴산군이 군예산 2억 5000만원과 군민 성금 2억 5000만원 등 5억원을 들여 2005년 제작한 가마솥이다.

상단 지름 5.68m, 높이 2.2m, 둘레 17.8m, 두께 5㎝로 무게만 45t에 달하는 가마솥은 괴산읍 고추유통센터 광장에 전시중이나 이를 보러 오는 사람조차 드물다.

군민 성금이 들어간 탓에 함부로 없앨 수도 없는 데다, 다른 곳으로 이전하려해도 이전비만 2억원 정도가 소요돼 별다른 활용방안 없이 자리만 지키고 있다.

충북도가 괴산 가마솥 활용방안을 위해 총상금 330만원을 걸고 전국 공모에 나서는 등 활용 방안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보은군이 관광자원 조성 명목으로 보은읍 길상리 일원 5만 9752㎡에 249억 3000만원 들여 2012년 문을 연 보은 펀파크도 관리 부실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상황에서 2015년 안전사고마저 발생, 2년 동안 휴장했다.

2019년 재개장했으나 코로나19사태로 운영이 잠정 중단됐다.

청주시가 명암유원지 활성화 차원에서 2003년 민자유치를 통해 건립한 명암타워도 골칫거리다.

건물의 구조적 문제와 운영난 등으로 입점 업체가 없어 사실상 유령 건물로 방치돼 있다가 지난 6월 무상사용허가기간이 완료돼 청주시 관리가 됐다.

청주시는 이에 따라 연구용역을 거쳐 265억원을 들여 리모델링, 어린이특화공간, 창업공간, 문화예술 전시·체험 공간 등 복합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나 건축물의 구조적 문제로 공간 활용에 어려움이 있어 취지대로 운영될 지는 미지수다.

충북도가 ‘충북의 자갈치시장’ 조성을 명분으로 250억원을 들여 2019년 건립한 충북수산식품산업거점단지는 개장 5년이 넘도록 찾는 사람없이 건물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도는 이에 따라 112억원을 추가 투입, 아쿠아리움 등을 설치해 활성화를 꾀하겠다는 방침이나 관광업계 등 전문가들 사이에선 당초 계획부터 무리하게 추진된 전형적인 예산낭비 사례라며 회의적인 견해가 우세하다.

영동군이 지역관광 활성화 목적으로 18억 5000만원을 들여 2015년 완공한 레인보우 영동에어파크 활공시설도 무용지물이다.

하지만 토지 매입 과정에서 한 종중 소유 부지를 둘러싸고 소송이 제기되는 바람에 운영도 하지 못한 채 소송이 끝나기만 기다리고 있다.

이처럼 도내 지자체들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 자원화 등의 명분을 내세워 조성한 각종 시설들이 계획 단계에서부터 타당성 검토 미흡과 부실 운영 등으로 인해 예산만 낭비하는 애물단지로 전락, 근본적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김동진 선임기자 ccj1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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