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수요일을 기다린다. 사실 주말과 가깝다 하기에도 애매한 요일이다. 그럼에도 좋아하게 됐다. 이유는 단순하다. 디즈니+ 드라마 ‘무빙’ 때문이다. ‘무빙’ 은 매주 수요일 새로운 회차가 공개된다. 이 드라마는 강풀 작가의 웹툰이 원작이다. 난 그 웹툰을 봤던 독자였다. 사실 ‘웹툰 마니아’인 나로서는 웹툰의 드라마·영화화가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 실망한 적이 많기 때문이다. 만화를 현실로 구현하기란 쉽지 않다. 판타지 종류는 더욱 그렇다. 만화로 볼 땐 멋졌던 장면도 유치해지기 일쑤였다. 상상했던 것과 달라서 시청을 후회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빙’은 다르다. 웹툰 독자를 드라마 독자로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다.

☞참 잘 만들었다.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다. 그 비결 첫째로 ‘스토리’가 있다. ‘무빙’ 원작은 그냥 웹툰이 아니라 ‘인기 웹툰’이었다. 흥미를 끌만한 내용임은 이미 증명됐다. 작가인 강풀은 ‘스타 작가’다. ‘웹툰’이라는 장르를 뿌리내리게 한 일등공신 중 하나다. 그 원작자인 강풀이 드라마 각본까지 썼다. 스토리가 탄탄할 수밖에 없다. 비결 두 번째는 ‘연기력’이다. 드라마 무빙엔 유명 배우들이 참 많이도 출연한다. 조인성, 류승룡, 차태현, 한효주, 문성근, 김성균, 류승범, 김희원 등이 나온다. 물론 높은 인지도가 꼭 출중한 연기력을 담보하진 않는다. 하지만 이 배우들은 모두 연기를 잘한다. 신인 배우들의 연기력 또한 뛰어나다. 배우들의 노력도 한몫했다. 고등학생 엄마 역할을 맡은 한효주는 동그란 안경을 쓰고 화장기 없는 얼굴로 출연한다. 나와 비슷한 연배인 한효주가 고교생 엄마 역할을 한다는 것이 심적 타격(?)이긴 하지만 참 대단하다고 느낀다. 김봉석 역할을 맡은 배우 이정하는 30㎏을 증량하기도 했다. 명배우들의 연기력에 노력까지 더해지니 완벽할 수밖에 없다. 마지막 인기 비결로는 ‘소재’다. 이 드라마엔 수많은 초능력자들이 나온다. 그래서인지 흥미롭다. 한국형 히어로 판타지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호평도 받고 있다.

☞자꾸 상상하게 된다. MBTI N의 몹쓸 상상력이 발휘된다. 드라마 속 초능력자에 날 자꾸 대입시킨다. 명제는 ‘하늘을 날 수 있다면’부터 시작한다. 하늘을 날면 당일치기 유럽 여행을 다녀오고 싶다. 에펠탑 앞에서 밥을 먹고 알프스산맥 앞에서 커피를 마시고 싶다. 출퇴근할 때도 날아서 다니고 싶다. 사실 초능력 중 한 개를 고를 수 있다면 ‘시간 여행’을 하고 싶다. ‘순간 이동’과 매우 고민이 되겠지만 무엇보다 시간을 움직이고 싶다. ‘미지의 미래’보단 ‘미련의 과거’로 가고 싶다. 인간이란 ‘후회의 동물’이라 그런가 보다. 돌리고 싶은 순간이 참 많다. 어릴 적 자주 가던 떡볶이집에서 김말이를 먹고 싶다. 부모님 가슴에 못 박은 날들도 돌리고 싶다. 돌아가신 할매를 만나 꽉 안아드리고 싶다. 아이 이마 흉터가 생기지 않도록 사고를 막고 싶다. 현실 가능성은 없지만 마음은 그렇다. 이런 상상은 결국 늘 인생의 다짐으로 끝난다. 난 초능력자가 아니다. 조금이라도 덜 후회되는 삶을 살겠다는 결심이 남는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무빙이 자꾸 내 감성을 간지럽힌다. 오늘도 마음이 ‘무빙(moving)’한다.

김윤주 뉴스플랫폼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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