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주 뉴스플랫폼부장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싸움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때론 ‘다퉈야’ 하는 그렇게라도 ‘다뤄야’ 하는 일들이 있다. 서로의 의견을 들으며 조정 과정을 거친다. 그렇게 최고의 절충안을 찾게 된다. 하지만 지금의 정치판은 그런 과정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 여야가 하루가 멀다 하고 싸워댄다. 요즘 그들의 최고 논쟁 거리는 ‘후쿠시마 오염수’다. 어느 쪽이 맞은 건지 모르겠다. 각자 입맛에 맞는 연구 자료·전문가 의견을 내세운다. 보수·진보 언론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보면 볼수록 모르겠다. 점점 더 혼란에 빠지는 느낌이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방류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정화해 방류할 계획이다. 그 시점은 이르면 내달 초다. 일각에서는 ALPS로 정화해도 ‘삼중수소’는 걸러지지 않는다는 걸 문제로 삼는다. 원자력 학계는 삼중수소에 대한 위험성은 적다고 보는 의견이 많다. 다만 삼중수소가 유기물질과 결합해 만들어지는 ‘유기결합삼중수소(OBT)’에 대한 우려는 있다. 생명체와 결합했을 경우 나쁜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거다. 그렇지만 다른 나라도 삼중수소를 방류하고 있긴 하다. 문제는 ‘사고’난 원전의 방류가 처음이란 거다. 모르기에 무서운 건 사실이다.

☞그저 싸움판이다. 안전하다는 사람들과 안된다는 사람들이 싸우고 있다. 논점은 흐려지고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외면할 수조차 없다. 모른척하기엔 우리 생활과 직결된 문제다. 누구 하나 명쾌하지 않다. 도쿄전력 발표 또한 믿어도 될지 모르겠다. 그들은 사실 은폐 전력이 있다. 정당들의 입맛 논리도 국민의 혼란을 가중시킨다. 그들의 입장은 2년 전과 다르다. 그저 여론전에 혈안이 돼있다. 한쪽은 안전을 강조하며 횟집 회식 릴레이를 한다. 또 한쪽은 불안을 내세우며 단식투쟁을 하고 있다. 그들이 싸우는 사이 횟집 사장님들은 벌써 업종 변경에 나서고 있다.

☞그 와중에 신기한 현상은 있다.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국내 수산물 매출이 뚝 떨어졌다. 수산시장은 울상이다. 횟집은 한산하다. 어민들의 한숨이 바다를 메우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엔 오염수 방류를 걱정하는 글들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그런데 웃긴 건 일본을 가는 한국인은 늘었다는 것이다. 엔데믹과 엔저(엔화 약세) 현상에 너도나도 간다. 또는 일본으로의 여름휴가를 계획하고 있다. ‘일본에 가는 대한민국’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SNS엔 일본 여행 일기가 올라온다. 일본 초밥집 사진도 꽤 많다. 오염수가 무서워 한국에선 수산물을 안 먹는다. 그런데 일본에서 초밥집은 간다. 참 아이러니하다. 뭐가 뭔지 모르겠다.

김윤주 뉴스플랫폼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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