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투데이 드라이브편-대청부르크링]
꼬불꼬불 길 올라 ‘대청댐전망대’ 도착
확 트인 뷰·감성 포토존… 호떡도 판매
대청호 끼고 있는 대청호반자연수변공원
청주 가덕면·보은 회남면 경계 ‘피반령’
파란 하늘 아래 분수·풍차… 수채화 같아
정자 아래 초록색 풍경… 여름 그 자체
동구팔경 상징물 가득 ‘팔경미로’ 눈길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장마가 시작됐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도 비에 망칠까 염려되는 그런 날씨다. 그래서 ‘드라이브’를 떠나기로 했다. 충청에는 유명한 드라이브 코스가 있다. 일명 ‘대청부르크링’ 또는 ‘대청뉘르’. 독일 유명한 서킷인 ‘뉘르부르크링’에 빗댄 이름이다. ‘대청부르크링’에 대한 후기는 인터넷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퇴사 기념’으로 다녀왔다는 글부터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홀로 주행을 했다는 글까지. 또 이곳은 자전거·오토바이·스포츠카 동호회의 드라이브 코스로도 유명하다. 대청호와 함께 달려 아름답다는 그 ‘대청부르크링’을 다녀왔다.

◆ 대청부르크링 출발

함께 갈 동지가 필요했다. 초보 운전자인 내게 ‘대청부르크링’은 무리였다. 또한 기사를 작성하기 위한 기록자와 운전자가 동시에 필요했다. 고민 끝에 ‘김좋습’씨를 택했다. 그의 차는 ‘모닝’이다. 하지만 그의 운전 실력은 ‘람보르기니’다. 함께 가기에 충분했다. 같이 가겠냐고 묻자 그의 별명답게 "좋습니다"라는 대답이 들려왔다. 다만 그는 자신의 차가 ‘대청부르크링’을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눈치였다. 난 작지만 강한 모닝의 잠재력을 믿었다. 그렇게 우린 갈마동 회사에서 출발했다. 회색 빌딩을 벗어나 외곽으로 가는 그 과정이 경쾌했다. 눈에 보이는 자동차 수가 줄어들수록 묘한 해소감이 느껴졌다.

◆ 대청댐전망대

신탄진을 지나 청주에 접어들어 초록초록한 길들을 달렸다. 비가 온다는 예보와 달리 하늘은 그저 쾌청하기만 했다. 조금 더 달리니 어느덧 내 옆에 대청호가 있었다. 그 물에 들어간 것도 아닌데 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시원함이 느껴졌다. 꼬불꼬불한 길을 몇 번 오르니 ‘대청댐전망대’가 나타났다. 평일임에도 차들이 많았다. ‘전망대’답게 대청댐의 확 트인 뷰가 일품이었다. ‘대청댐’이라고 쓰인 감성 가득한 포토존도 눈길을 끌었다. 어색해하는 ‘좋습’씨를 그 앞에 세우곤 인생샷을 찍어주었다. 인사치레 하얀 정자에 올라갔다 내려왔다. 곳곳에 아름다운 문구가 적힌 표지판이 있었다. 그중 ‘근심 걱정은 모두 대청호에 털어놓고 좋은 추억만 함께하시길 바란다’는 글귀가 와닿았다. 바람에, 또 호수에 근심이 씻기는 기분이었다. 운전하느라 고생한 ‘좋습’씨에게 이곳의 명물인 ‘호떡’을 선물했다. 그리곤 다음 목적지를 가기 위해 다시 출발했다.

◆ 피반령

전망대를 벗어나 조금 달리니 농촌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논·밭길을 달리는 건 산길을 달리는 것과는 사뭇 달랐다. 같은 초록이지만 채도가 달랐다. '풍덩'하고 싶은 냇가를 지나 다시 산길에 들어섰다. 이따금씩 자전거 라이더들이 보였다. 오르락내리락 곡예운전을 하고 나니 ‘보은군’이라고 쓰여있는 초록 표지판이 보였다. "오우 보은까지 왔네"라고 외치자 차가 멈췄다. 전망대를 벗어난 지 30분쯤 됐을 때였다. 청주 가덕면과 보은 회남면의 그 경계가 ‘피반령’이었다. ‘피반령’이라고 쓰여있는 큰 비석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정자 하나가 있었다. 아래 풍경을 내려다보니 온통 초록이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에서 여름이 보였다.

◆ 회남대교

피반령을 뒤로하고 달리다 보니 시골 마을이 나왔다. 할머니 집에 온듯한 정겨움이 느껴졌다. 피반령을 떠난 지 15분 정도 됐을 때 하얀 다리가 보였다. 차를 세울 데가 없어 구경을 못하나 걱정하며 다리를 건너니 2층 카페가 하나 있었다. 그곳에 차를 대고 커피를 마시러 올라갔다. 안타깝게도 정기휴일이었다. 사장님께 허락을 받고 잠시 카페에서 대청호를 바라보았다. 정말 아름다웠다. 카페에서 내려와 건너편으로 건너가니 정자와 무궁화가 있었다. 어느 명소나 정자를 세우는 것이 하나의 공식 같았다. 다시 건너와 다리와 대청호의 빼어난 조합을 눈에 담고는 차에 탔다.

◆ 대청호반자연수변공원

원래 대청부르크링의 다음 장소는 ‘킴스힐’이란 레스토랑이다. 하지만 배가 부른 상태였기에 ‘킴스힐’ 대신 그 앞의 ‘대청수변공원’을 목적지로 찍었다. 대청호를 끼고 30분쯤 꼬불꼬불한 도로를 지나니 대청호반수변공원이 나타났다. 주차장에 차를 대니 전시관을 함께 운영하는 멋들어진 카페가 보였다. 그곳에서 자몽에이드 두 잔을 사서 수변공원으로 걸음을 옮겼다. 가장 먼저 반긴 건 역시나 정자였다. 정자를 지나니 물을 뿜어대는 자연생태습지가 나타났다. 시원함이 확 느껴졌다. 조금 더 걸으니 음악이 나오는 분수가 보였다. 또 그 뒤엔 근사한 풍차가 있었다. 하얀 구름이 떠있는 하늘까지 한 폭의 수채화 같았다. 멋진 풍경 속 곳곳에 ‘포토존’까지 있어 사진을 찍기 좋아 보였다. 수변공원 안에는 드넓은 잔디광장이 있어 아이들이 뛰놀기 최적의 장소였다. 눈길을 끌었던 건 팔경미로’라는 특별한 공간이다. 이곳은 ‘동구 팔경’을 나타내는 조형물들이 있는 미로 공원이다. 미로를 찾다 길을 잃어 팔경을 만나도 괜찮을 거 같았다. ‘실패해도 괜찮아’라는 글귀가 출구에 놓여있었다.

이렇게 긴 드라이브를 한 건 처음이었지만 만족스러웠다. 비록 밖에서 구경한 시간보다 창문을 통해 바깥을 바라본 시간이 더 많았지만 그럼에도 좋았다. 작은 창문을 통해 큰 세상을 볼 수 있었다. 김좋습씨와 대청부르크링을 부르릉 달리느라 고생한 모닝에게 고맙다. 계절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대청부르크링, 벚꽃이 흐드러지면 또 가보고 싶다. 여름이었다.

※도로 특성상 꾸불꾸불한 코너도 많고 오르막과 내리막이 쉴 새 없이 나옵니다. 초보 운전자는 주의 바랍니다. 또한 안전사고가 우려되니 비가 많이 오거나 눈이 많이 오는 날은 피해주세요. 또 과속하는 오토바이나 차들이 많아 ‘단속’이 다소 엄격한 편입니다. 이 점 유의하셔서 규정 속도를 지켜 안전하고 즐거운 드라이브하시길 바랍니다.

김윤주 기자 maybe0412@cctoday.co.kr

▲ 대청부르크링 코스대청호~대청댐전망대~피반령~회남대교~대청호반자연수변공원
▲ 대청부르크링 코스대청호~대청댐전망대~피반령~회남대교~대청호반자연수변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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