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투데이 계곡편-청양 계곡]
드넓은 자갈밭·거대한 산 사이 ‘까치내계곡’
물 깊이 일정하지 않아 구명조끼·튜브 필수
바위와 수초에 바닥 미끄러워… 신발 꼭 필요
차로 15분 거리엔 ‘칠갑산자연휴양림’ 위치
계단식 물놀이장, 물 깊지 않고 바닥 깔끔해
돗자리 깔아 자리 잡고 시원한 물놀이 만끽
쭉쭉 뻗은 메타세쿼이아·맑은 공기 인상적
샤워장 구축, 캠핑장·숙박시설·산책로 조성
어린이 사이 ‘어린이’ 처럼 놀며 추억 만들어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바다를 다녀왔으니 계곡 차례였다. 충북 계곡은 많이 가봤으니 새로운 곳을 가고 싶었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충남 청양’을 선택하게 됐다. 노지 캠핑의 성지인 ‘까치내 계곡’의 실체가 궁금하기도 했다. 가는 김에 여차저차 부서 워크숍을 하게 됐다. 완전체가 아니라 아쉬웠지만 그래도 단합대회라 신이 났다. 아마 내가 부서장이라 나만 신이 났을 수도 있다. 대전에서 1시간 20분을 달려 청양에 도착했다. 곳곳의 빨간 고추밭이 이곳이 어딘지 말해주는 것 같았다. 서둘러 숙소에 짐을 풀고 ‘입수 복장’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까치’를 만나러 가기 위해 길을 나섰다.

◆ 까치내계곡

도착하자 처음 드는 생각은 정말 넓다는 것이었다. 드넓은 자갈밭과 거대한 초록산 그 사이에 물이 흐르고 있었다. 워낙 넓어서 계곡보단 강 같은 느낌이 컸다. 튜브를 타고 노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바로 옆에는 칠갑산오토캠핑장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공용 화장실이 매우 깨끗했다. 자리를 잡고 물에 들어갈 자세를 취하자 어떤 목소리가 들려왔다. 수상구조 대원들이었다. 이곳은 구명조끼가 필수라며 인원수대로 빌려주었다. 가랑이 조임끈 덕분에 잠시 민망했지만 안전해진 느낌이 들었다. 물속에 들어가니 바닥이 다소 미끄러웠다. 바위와 수초들 때문이었다. 신발은 정말 ‘필수’였다. 다만 슬리퍼를 신은 ‘김좋습’씨는 미끄럽다며 바위를 떠나질 못했다. 슬리퍼가 언제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을 곳이긴 했다. 실컷 수영을 하며 물놀이를 즐겼다. 다만 깊은 곳을 표시해놓은 밧줄을 넘어가지 않도록 유의했다. ‘산’의 보살핌 덕분인지 덥진 않았다. 물의 깊이가 일정하지 않은 곳이라 ‘튜브’가 필수인듯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에겐 튜브가 없었다. 미끄럽다며 물 속에 들어오지 못하는 부서원들이 늘어만 갔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결국 다른 곳을 가기로 결정했다. 이곳은 다음에 노지캠핑을 하러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곤 길을 나섰다.

◆ 칠갑산자연휴양림

차로 15분 정도로 달리자 칠갑산자연휴양림에 도착했다. 매표소에서 입장료와 주차료를 내고 들어갔다. 무료였던 까치가 잠시 그리웠지만 기대를 하며 입장했다. 들어가자 계단식으로 된 물놀이장이 눈에 띄었다. 물이 깊지 않고 바닥이 깔끔하게 정비돼있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 천국이었다. 물놀이장 옆에는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쭉쭉 뻗어 있었다. 공기도 참 맑았다. 덕분에 시원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었다. 계단식인지라 구획이 나눠있어서 인원 분산이 돼서 복잡하지 않았다. 부서원들의 표정이 밝아 보였다. 장소를 옮긴 것이 정말 ‘신의 한 수’였다. 돗자리를 깔아 자리를 잡고 물속에 들어갔다. 시원하다 못해 청량감이 느껴졌다. 요새 핫하다는 ‘어목조동’ 게임을 하며 서로에게 물보라를 뿜어댔다. 벌칙 대상자에게 물을 뿌릴 때만큼은 단합력 최고였다. 물벼락을 많이 맞긴 했지만 스스로를 돌아보는 자아성찰의 계기가 됐다. 이곳은 샤워장까지 있어 하루 종일 놀아도 괜찮을 것 같았다. 휴양림답게 캠핑장·숙박시설도 있고 산책로도 잘 조성돼 있었다. 저녁이 되어 자리를 정리했다. 어린이들 사이에서 어린이처럼 놀았던 하루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았다. 물벼락을 많이 맞아서는 결코 아니었다. 다소 매콤한 피서였지만 청춘 같은 청양이었다.

김윤주 기자 maybe041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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