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음성 금석2지구 가보니
주민 "작년엔 설레서 못잤는데 이젠 불안"
하자 있는 아파트에 입주시킨 LH 비판
주차장 123개 기둥 중 101개 철근 빠져
LH "기둥 철근 빠진 것 아냐… 하부 설치"

철근이 빠진 음성군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모습. 사진=김영 기자
철근이 빠진 음성군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모습. 사진=김영 기자

[충청투데이 김영 기자] "불안해서 한숨도 못잤어요. 가능하면 집을 빼고 싶은 심정입니다."

음성군 금왕읍 금석2지구 아파트 입주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입주민들의 걱정이 시작된 때는 지하주차장 철근(전단보강근)이 누락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15곳 중 금석2지구 아파트가 포함됐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후 부터다.

1일 오후 음성군 금왕읍 금석2지구 아파트에서 만난 입주민 A 씨는 "지하 주차장 철근이 빠졌다는 LH 아파트에 우리 아파트가 포함됐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불안해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상기된 얼굴로 기자를 맞았다.

이 입주민은 "지난해 새 아파트에 입주할 때만 해도 기쁘고 설레어서 밤잠을 설쳤는데 이번엔 불안해서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입주민 B 씨는 하자가 있는 아파트에 입주를 시킨 LH를 강하게 질타했다.

B 씨는 "이런 문제점을 LH가 언제부터 알고 있었는지 모르겠다"면서도 "만약에 LH가 사전에 이런 문제를 알았으면 입주시키지 말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LH충북지역본부는 지난달 31일 2명의 인력을 현장에 파견해 주민설명회를 갖는 등 입주민 궁금증 해소에 나섰다.

LH충북지역본부 관계자는 "금석2지구 아파트는 주차장 기둥의 철근이 빠진 것이 아니다"며 "다만 하중을 분산시키기 위해 기둥 상부에 시공될 전단보강근스트랙을 작업자가 도면을 잘못 이해해 하부에 시공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각도로 해결방안을 찾고 있다. 방안이 나오면 즉각 보완시공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1차 설명회는 많은 입주민들이 참석하지 못해 아쉬웠다"며 "빠른 시간안에 많은 입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설명회를 열어 진실을 밝히고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음성군 금왕읍 금석2지구 아파트는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입주를 시작해 현재 총 500가구 중 350여 세대가 입주해 있다.

한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철근 누락 LH 아파트 명단과 시공사, 감리 담당사를 공개했다.

이중 음성군 금왕읍 금석2지구 아파트는 지하주차장 123개 기둥 중 101개의 기둥의 철근이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주차장 철근 누락으로 인한 파장이 커지자 1일 윤석열 대통령이 나서 건설업계의 ‘이권 카르텔’을 강하게 질타했다.

윤 대통령은 "무량판 공법으로 시공한 우리나라 모든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대해 전수조사를 조속히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음성=김영 기자 ky58@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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