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 40분 선제골을 넣은 천안시티FC 이광준 선수가 기뻐하는 모습.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반 40분 선제골을 넣은 천안시티FC 이광준 선수가 기뻐하는 모습.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천안시티FC가 창원 원정에서 경남FC와 비기며 연패를 끊고 4경기 만에 승점 1점을 획득했다.

21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3’ 27라운드 양 팀의 경기는 1대 1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경남 공격수들이 때린 10번의 유효슈팅을 동점골 빼고 모두 막아낸 천안 김민준의 활약이 돋보였다. 천안 수비수 이광준은 프로데뷔 첫 골을, 후반 교체 투입된 경남 박민서가 동점골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 원정팀 천안은 성남전 승리 이후 내리 3연패에 빠져있는 팀 분위기를 바꾸는 게 관건이었다. 천안 박남열 감독은 측면 공격수 윤용호 대신 이석규를 선발로 출전시키면서 분위기 전환을 노렸다. 이석규가 브라질 듀오인 모따, 파울리뇨와의 호흡으로 골 결정력을 끌어올릴지 관심이 모아졌다.

반면 홈팀 경남은 26라운드 부천과의 원정 경기를 패하면서 리그 4위로 내려앉은 상황이다. 이날 경기에서 천안을 잡는다면 2위 부산을 제치고 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설기현 감독은 특급 공격수 글레이손과 원기종, 측면 미드필더 카스트로를 모두 선발로 출전시키면서 강한 공격력으로 오랜만에 홈 승리를 이뤄보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경남은 예상대로 전반 초반부터 강한 전방 압박을 통해 천안의 수비라인을 흔들었다. 전반 19분에는 경남 설현진이 왼발로 강하게 감아 때린 슛이 천안 골키퍼 김민준에게 선방에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천안은 공격 전환에서 패스 미스들이 나오며 중원까지 공이 연결되지 못하는 등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갔다. 그러나 천안은 전반 중반 이후 수비 전열을 가다듬고 경기의 주도권을 찾아오면서 분위기를 전환했다. 무엇보다 임대 신분인 김민준이 원 소속팀 경남 공격수들의 연이은 슈팅들을 막아낸 영향이 컸다.

천안은 전반 32분 경남 수비들 사이에서 흐르던 공을 가로채려던 모따가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파울을 얻어내며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파울리뇨가 찬 킥이 허공으로 뜨면서 찬스는 무산됐다. 이후에도 천안은 역습을 통해 기회를 잡아 나가면서 경남의 문전을 위협했다.

경기의 선제골은 전반 40분 천안 수비수 이광준의 발에서 나왔다. 코너킥 찬스에서 파울리뇨가 올린 공을 이광준이 헤딩으로 연결했고, 슛이 키퍼의 몸을 맞고 나오자 쇄도하며 골을 넣은 것이다. 2021년 프로에 데뷔한 이광준의 첫 번째 득점으로 기록됐다.

줄곧 주도권을 쥐고 경기를 풀어나가던 경남 입장에서는 불의의 일격을 맞은 셈이다.

전반을 리드한 채로 끝낸 천안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이석규 대신 윤용호를 투입했고, 경남도 박민서를 교체 출전시키면서 공격에 힘을 불어넣었다.

후반에도 김민준의 선방쇼가 펼쳐졌다. 초반부터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려 강하게 몰아붙이는 경남 선수들의 강슛을 잇따라 막아냈다.

그렇게 좋은 흐름을 이어가던 천안에 변수가 생겼다. 후반 10분 키퍼와 공중볼을 다투던 핵심 수비수 박준강이 부상을 당해 신원호로 교체된 것.

경남은 후반 25분 교체 투입된 박민서가 동점골을 터트리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글레이손이 올린 크로스를 박민서가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 귀중한 득점을 따냈다. 천안으로선 상대 수비수와 헤딩 경합 도중 부상을 당한 모따가 지혈을 위해 경기장을 떠난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동점골을 허용한 게 아쉬웠다.

동점골이 나온 이후 양 팀은 공수를 번갈아가면서 박진감 넘치는 장면들을 연출했다. 천안은 후반 35분 미드필더 다미르를 투입시키면서 마지막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양 팀은 5분의 추가시간까지 강공과 역습을 펼쳤으나 더 이상의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천안은 창원 원정에서 연패를 끊는 무승부를 달성했다.

귀중한 승점 1점을 챙긴 박남열 감독은 “수비에서 나온 하나의 실수로 실점한 것이 아쉽다. 다만 이번 경기를 통해 상대의 공격을 견뎌내는 힘이 생긴 것을 보여준 점은 긍정적”이라고 총평했다. 박 감독은 김민준의 활약에 대해서도 “실수도 있긴 했지만 중요한 상황에서 선방을 많이 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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