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상추·열무 가격, 한 달새 68.6%·51.2% 껑충
폭우로 농가 피해 심각… 수급 불안정 이어질듯
“상추 덜 줄수도 없고” 식당 업주들 근심 깊어져

시내 한 마트에서 시민이 상추 등을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내 한 마트에서 시민이 상추 등을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한유영 기자] 고물가에 연일 계속되는 장마철 비로 ‘금채소’ 조짐이 보이자, 지역 식당 업주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17일 기준 농산물 평균 소매가격은 청상추 100g 1821원, 시금치 100g 1469원, 열무 1kg 3417원으로 1개월 전과 비교해 각각 68.6%, 68.7%, 51.2% 올랐다.

대전에선 청상추(100g)의 경우 역전시장1430원, A유통 2490원에 판매되고 있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역전에서 750원에 판매됐던 청상추 가격은 90.6% 상승했다.

열무는 역전에서 1kg에 2830원으로 지난달 2520원 보다 12.3% 상승했고 E유통은 1kg 3990원으로 전달 2190원보다 82.1%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aT는 최근 채소 가격 상승이 계속되는 장마로 일조시간 부족 등 출하량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지역 식당 업주들의 근심은 깊어지고 있다.

대전 서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 모(34)씨는 “장마철 채소 가격은 다른 때보다 높긴 했지만 요즘 같이 손님이 없는 불경기에 상추나 깻잎, 오이 등 채소류 가격이 점점 오르는 것 같아 부담이 크다”며 “앞으로도 비 예보는 계속 있고 장마 이후 폭염까지 오면 채소류 가격이 더 오를 게 뻔한데 손님들에 인색하다는 말을 들을까봐 제공하는 채소양을 줄이기는 쉽지 않고, 점점 장사하는 게 어려워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내린 집중호우로 농작물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수급 불안정 사태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13일부터 580㎜의 물폭탄이 떨어진 충남은 축구장 1만개 이상에 달하는 농경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면적은 총 7830㏊로 축구장(0.714㏊)과 비교하면 1만 966배 정도의 크기다.

또 공주·부여·청양·논산 등 금강 주변은 멜론·수박 등 비닐하우스 시설작물 피해가 컸고 충남 지역 축산농가 70곳은 침수 손해를 입어 가축 17만 6000여마리가 폐사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채소가격은 물론 과일, 축산 품목의 가격 상승이 줄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긴 장마와 무더위로 채소류 등 가격이 요동칠 것을 대비해 역대 최고 수준인 배추 1만 7000t, 무 6000t 등 비축에 나선 상태다.

오는 20일에는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주재로 농축산물 수급 상황 회의를 갖고 수해 피해 등에 따른 물가 영향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한유영 기자 yyh@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